염기훈과 이니에스타Kleague

이니에스타와의 비교가 쑥스러운 염기훈, "패스의 질 달랐다" [GOAL LIVE]

[골닷컴, 수원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드필더 중 한 명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비셀 고베)의 방문은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를 흔들었다. 수원 삼성의 역대 AFC 챔피언스리그 관중 기록에서도 손에 꼽을 1만7327명이 늦겨울 추위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를 이겨내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일진일퇴의 승부가 펼쳐졌다. 수원은 조직적인 수비로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 한 고베의 패싱 게임을 저지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다. 사카이 고토쿠의 크로스를 후루하시 교고가 득점으로 마무리하며 고베가 1-0 승리를 가져갔다. 후반 45분의 실점이라 수원 선수, 팬, 이임생 감독 모두 더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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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터진 유일한 득점의 시발점도 이니에스타였다. 측면에서 이니에스타가 찔러 준 월패스가 사카이에게 정확히 연결됐고 이어진 크로스가 득점까지 마무리됐다. 수원 미드필드진의 집중 마크에 결정적 상황을 만들지 못하던 이니에스타가 고베의 승리로 가는 길을 열어 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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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수원 감독은 팀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개인 퍼포먼스만 놓고 비교하면 이니에스타보다 염기훈이 더 뛰어났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이날 염기훈은 엄청난 활동량과 공을 잡으면 기대감을 주는 플레이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에 염기훈이 유려한 플레이로 한 살 어린 이니에스타를 제치고 나갈 때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임생 감독의 평가를 들은 염기훈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그럼 욕을 먹을 텐데”라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성기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와 비교 우위를 논한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염기훈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너무 아쉽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했다. 실점 후 전광판을 봤더니 후반 45분이더라.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고베의 주장이었던 이니에스타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숨기지 않는 수원의 주장이었다. 염기훈은 “역시 세계적인 축구선수였다. 전진 패스만 하는데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나름 잘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패스를 막지 못한 게 실점의 빌미가 됐다. 그 순간이 너무 아쉽다”라며 패배를 곱씹었다. 

수원은 이날 수비 중심의 경기 운영을 했다. 지난해 K리그1 득점왕 타가트에 재계약을 맺은 김민우를 전방에 세웠지만 이렇다 할 득점 장면은 없었다. 후반 투입된 새 외국인 공격 크르피치도 상대를 전방에 압박하느라 정신 없었다. 한의권이 후반 39분 날린 위협적인 슈팅이 가장 돋보인 장면이었다. 

염기훈은 공격적인 장면이 많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맞다. 오늘은 우리가 잘하는 플레이보다 상대가 잘하는 플레이를 막는데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우리가 하려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라고 인정했다. 이어서는 “우리의 공격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앞으로 K리그1과 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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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헝다와의 경기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연기된 탓에 수원은 고베전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였다. 고베는 조호르와의 1차전에서 대승을 거둔 데 이어 수원까지 꺾고 2연승을 달리며 G조에서 가장 앞서 나갔다. 

수원은 오는 5월 5일 고베를 상대로 리턴 매치를 치른다. “그동안 일본 원정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고 말한 염기훈은 “원정경기에서는 우리가 더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축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라며 설욕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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