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선수단Suwon

18시간 ACL 원정길 수원, 조호르 도착해서는 숙소에 '방콕'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수원은 오는 3일 열리는 조호르 다룰 탁짐과의 ACL 조별리그 G조 조별리그 2차전을 위해 지난달 29일 오전 이동했다. 오전 7시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출발한 수원은 인천공항에서 국제선을 타고 쿠알라룸푸르로 향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다시 국내선으로 환승해 조호르의 연고지인 조호르바루 시의 현지 숙소까지 도착한 것이 한국 시간으로 1일 새벽 1시였다. 꼬박 18시간이 걸린 것이다. 

당초 수원은 싱가포르를 경유하는 이동을 고려했다. 말레이 반도 최남단의 조호르바루가 쿠알라룸푸르보다 싱가포르와 인접해 있기 때문이었다. 국경만 넘으면 버스로 1시간 만에 갈 수 있었다. 그러면 총 이동 시간은 8시간으로 훨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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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코로나19였다. 싱가포르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할 위험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수원이 출국하기 이틀 전 한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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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진행 여부를 놓고도 설왕설래했다. 수원 구단은 2월 28일 밤까지 AFC와 실시간으로 연락하며 시합 진행 여부 최종결정을 기다렸다. 결국 경기를 정상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나자 29일 아침에 출발했다. 이임생 수원 감독이 싱가포르에서 지도자로 활동할 당시의 제자인 현 조호르의 주장인 싱가포르 출신의 해리스 하룬은 반대로 “경기가 취소된 것 아니냐”며 이임생 감독에게 연락을 취해오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공항에서는 까다로운 입국심사를 받아야 했다. 착륙 직전에는 승무원들이 기내소독을 실시했다. 입국 심사관들은 선수단 중 대구·청도에서 출발한 사람이 없는지 확인에 확인을 거듭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8일 대구와 청도 방문자에 한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조호르바루에 도착해서는 대접을 잘 받았다. 현지 경찰은 자정임에도 공항에서 숙소까지 선수단 버스를 에스코트했다. 조호르 구단주이자 말레이시아 축구협회 회장인 툰쿠 이스마일 술탄 이브라힘은 조호르 주의 왕세자여서 그 위상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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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선수들은 호텔에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숙소에서 ‘방콕’하기로 자발적인 약속을 했다. 노동건, 양상민, 타가트, 김민우 등의 선수들은 책을 준비해 왔다. 명준재와 김두현 코치는 태블릿 PC를 따로 챙겨와 영상 시청을 했다. 한석희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은 핸드폰 하나로 다 해결할 수 있다면 방콕 모드에 자신감을 보였다.

호주 출신의 타가트는 "다른 종목의 몇몇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나는 바이러스가 두렵지 않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팀원들이 서로 믿고 하나로 뭉쳐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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