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이슈] 역시 에이스는 에이스, 손흥민이 구했다

[골닷컴] 김형중 기자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시리아에 신승을 거두며 최종예선 승점 3점을 챙겼다. 기대 이하의 아슬아슬한 승리였지만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

한국은 7일 저녁 8시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시리아와의 3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후반 3분 황인범의 왼발 중거리 득점으로 앞서갔지만 후반 38분 동점골을 내줬다. 하지만 정규시간 종료 직전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홈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시리아는 FIFA 랭킹 70위권 이하 여느 중동팀과 다르게 한국을 상대로 원정경기임에도 많이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45분 간 몇 번의 슈팅 찬스를 맞았지만 모두 골문을 벗어났다. 가장 득점과 근접했던 장면은 송민규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때린 슈팅이었다. 결국 전반을 유효슈팅 하나 없이 보내고 말았다.

선수 교체 없이 후반을 맞이한 벤투호는 황인범의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3분 만에 리드를 잡았다. 전반 내내 가벼운 몸놀림으로 적극적인 전진패스를 시도했던 황인범은 자신의 물오른 컨디션을 과시하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후 한국은 흐름을 탔다. 황희찬과 손흥민이 슈팅 찬스를 잡으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전반과 같이 슈팅은 골문을 외면하기 일쑤였다. 슈팅이 날카롭기로 정평이 난 손흥민조차 이날은 영점 조준이 쉽지 않았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종아리 쪽을 만지며 주저 앉기도 해 팬들의 걱정을 샀다.

후반 막판에는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공격 숫자를 늘린 시리아가 빠르고 정확한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우리로선 과거 중동팀을 만나 선제골로 앞서다 후반 막판 실점하며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던 징크스가 되살아나는 듯했다. 실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1994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2경기 연속 후반 40분 이후 동점골을 내주며 본선 진출 과정이 험난해졌던 경험도 있다.

FIFA Arab Cup

시리아

SYR

2025년 12월 7일12:00

팔레스타인

PAL

대한축구협회

하지만 우리에겐 에이스 손흥민이 있었다. 후반 43분 손흥민은 홍철의 프리킥을 김민재가 머리로 떨궈주자 박스 안에서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경기 내내 슈팅 임팩트가 좋지 않았던 손흥민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오히려 힘을 뺀 정확한 터치로 승리의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정말 마지막 찬스라고 생각하고, 어떤 상황보다 집중해서 볼만 골대 안으로 보낸다는 생각으로 살살 찼던 거 같다”라며 득점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한국은 에이스 덕분에 승리했다. 스코어 자체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살얼음판 경기에서는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의 결정적인 플레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리고 과거 한국 대표팀의 홍명보, 안정환, 박지성 같은 선배들의 뒤를 이어 ‘에이스다운 결정적인 한방’으로 한국 축구를 구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