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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단독인터뷰] (2) 백승호 “팬들이 믿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AM 10:43 GMT+9 18. 2. 17.
현지시간 15일 지로나FC 홈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백승호. 사진=골닷컴 이하영 에디터

[골닷컴, 스페인 지로나] 이하영 에디터 = “팬들이 믿어주는 선수, 은퇴할 때까지 응원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이 국제대회는 백승호의 축구 인생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2014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고 있던 백승호가 FIFA 징계로 인해 약 3년간 바르셀로나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 못 하게 됐다. 유소년 축구 선수가 경기에 뛰지 못한다는 건 상당히 큰 타격이다. 실전 경기를 뛰지 못 하면서 체력은 떨어졌고, 결국 90분 경기를 소화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렇기에 2017 U-20 월드컵에 출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체력이었다. 당시 U-20 대표팀 신태용 감독은 대회전까지 백승호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별 플랜을 짰다. 개인 피지컬 코치까지 두며 ‘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백승호’ 만들기에 열중했다. 

백승호는 강도 높은 개인 체력 훈련을 소화해야했다. 노력은 배신하는 법이 없다. 결국 그는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했고, 월드컵 본선에서 화려하게 비상했다. 그는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집어넣으며 대한민국 16강 진출에 큰 보탬이 되었다. 그동안 남몰래 흘린 땀과 눈물을 보상받을 수 있는 자리였다. 

U-20월드컵이 끝나고 약 9개월이 지난 지금, 백승호는 지난 대회를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까? 그에게 U-20월드컵은 어떤 의미이고, 태극마크가 주는 힘은 어떤 것인지 직접 들어봤다.

(백승호 단독 인터뷰 '1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2. U-20월드컵과 국가대표

골닷컴: 작년 U-20월드컵을 떠올린다면 기분이 어떤가요? 당시 4경기에 2골을 기록하는 등 승호선수 활약도 대단했는데요.

백승호: 활약이 대단하진 않았습니다. (웃음) U-20 월드컵은 정말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특히나 한국에서 열린 대회이다 보니 정말 많은 분들이 와서 응원을 해주셨어요. 첫 경기 때(기니전) 몸 풀러 나갔는데 관중 분들이 환호를 해주셨습니다. 근데 그때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골닷컴: 백승호 선수가 보여준 골 세리머니 중에 검지손가락으로 태극마크를 가리키는 게 있었습니다. 특별히 태극마크를 가리킨 이유가 있나요? 미리 구상해 놓았는지도 궁금합니다.

백승호: 개인적으로 애국심이 강합니다. 세리머니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여기는 한국이다, 우리가 대한민국 팀이다, 내가 한국인이다 이런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월드컵 이전 대회 때부터 이 세리머니를 했었습니다. 의미도 있고 좋으니까. 태극기를 가리키는 저만의 세리머니를 만들고 싶기도 해서 또 했습니다.

골닷컴: 태극마크가 주는 무게가 상당할거라고 생각됩니다.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하는 경기에서 마음가짐이 달라지나요? 달라진다면 어떻게 달라지나요?

백승호: 태극마크의 무게는 상당하죠, 힘도 주고, 동기부여도 됩니다. 정말 달아본 사람만 알아요. (말을 잇지 못 한다.)

골닷컴: 구체적으로 좀 설명을 부탁할 수 있을까요?

백승호: 마음가짐부터 정말 달라요. 일단 ‘태극마크 달았다고 자만하지말자, 달았으니까 더 열심히 하자, 달았으니까 보여줘야 한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래서 경기력도 더 좋아지고요. 정말 좋은 점만 있어요. 태극마크를 달고 뛰면 힘도 기량도 두 배가 됩니다. 작년 U-20 때는 특히나 한국에서 열렸기 때문에 응원도 많이 해주시니까 더 힘이 됐습니다. 
 
골닷컴: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는데, 가장 힘든 경기를 뽑아보면요?

백승호: 제일 힘들었던 건 아르헨티나전입니다. 잘 하더라고요. 상대적으로 밀려서 더 열심히 뛰다 보니까 다리에 쥐가 났습니다. 다리는 쥐가 나는데 호흡은 정상적이더라고요. 더 뛸 수 있을 것 같아서 계속 뛰다보니까 다리에 경련이 와서 결국 교체되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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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U-17세 대표팀에 소집되었을 때가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참가했을 때인데, U-20 때랑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백승호: 17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마냥 신나서 형들이랑 축구했어요. 그런데 20세 때는 일단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압박감이랑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또 한국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축구에 관심도 더 생길 거라고 생각했고요. U-20월드컵 때는 정말 모든 선수들이 간절했습니다. 비록 16강에서 떨어졌지만, 다들 열심히 했고 그 간절했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골닷컴: 승호선수는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U-20 대회 아르헨티나전에서 패널티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킨 기억도 있고, 흥분한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자신만의 감정 컨트롤 하는 비법이 있나요?

백승호: 아르헨티나전 패널티킥은 연습을 많이 했어요. 감독님이 훈련 끝나면 PK연습을 시키셨거든요. 사실 패널티킥 찰 때 경기장에서 약 3만 명의 관중들이 골! 골! 이라면서 소리치셨어요. 그런데 그때는 그냥 다 지우고 ‘연습이다’라고 생각하고 찼습니다. 

그리고 마인드 컨트롤이라기보다는 경기 나가기 전 루틴이 있습니다. 아침에 밥 먹고, 방에서 축구 경기 영상 보고, 머릿속으로 오늘 경기에서 생길 수 있는 상황들을 그려보고, 씻고 나갑니다. 경기장에 도착해서 축구화는 왼쪽부터 신어요. 경기 나가기 전에는 ‘자화’라고 하죠. 제 자신과 대화를 합니다. 주문을 외우듯이 생각하는 몇 가지가 있는데요, ‘정신력, 자신감, 믿음’ 이런 단어들을 혼자 외우고 나갑니다. 

골닷컴: A대표팀(성인 남자 국가대표팀) 선수가 되고 싶으신가요? 

백승호: 네. 그럼요.

골닷컴: 이제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고, 어엿한 성인 축구선수입니다. A대표팀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다른 국가대표 선배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자신 있으신가요?

백승호: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경기에 나가게 되니까 경쟁을 피할 수는 없죠. 그러나 누구와의 경쟁이라기보다 저와의 싸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항상 100%가 아닌 120%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A대표팀이 되기 위해서는 준비과정도 상당히 중요하고요. 제 생각에 아직은 부족하지만, 체력적인 부분 다잡고 자신감도 올리면 가능할거 같아요. 일단 저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만약 대표팀 선출되어서 경기 나가게 되면 기절할 정도로 뛰어야죠. 

골닷컴: 본인이 뛰고 싶은 포지션은 무엇인가요? 자신만의 장점, 무기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백승호: 저는 어떤 포지션도 상관없습니다. 소속팀에서도 윙이랑 윙백도 보고, 여러 가지 포지션을 다 소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팀 감독님도 좋아하십니다. 제 장점은 볼 소유하는 거랑 패스...?(수줍게 웃음).

골닷컴: 국가대표 선수가 된다면 월드컵 무대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요?

백승호: 월드컵에서 골을 넣으면 말할 필요도 없고, 어시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나가서 성적 내보는 게 꿈 아닐까요. 진짜 이번 U-20월드컵 때 느꼈는데, 토할 정도로 열심히 뛰어도 16강에서 떨어지는데 얼마나 더 해야 독일이나 스페인 같은 팀들이랑 비등비등하게 뛸 수 있나 생각이 들었거든요, 한국만의 축구 색깔을 만들면 가능하지 않나 생각도 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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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앞으로 더 치열한 경쟁과 시합들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임하는 각오나 스스로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의 메시지가 있다면요?

백승호: 일단 자신과의 싸움을 이겼으면 좋겠어요.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하려고 하는 정신력이 필요하니까 이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치지 말고 준비 잘하고 있다가 기회가 오면 잘 잡았으면 좋겠어요.

골닷컴: 나중에 팬들에게 어떤 축구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백승호: 박지성 선배님, 흥민이 형처럼 축구하면 떠오르는 분들... 그렇게 되면 정말 바랄게 없죠. 일단 백승호 하면 백승호만의 색깔이 있는 축구선수라고 바로 얘기가 나오면 좋겠어요.

골닷컴: 대한민국 축구 선수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백승호: 팬들이 믿어주는 선수, 은퇴할 때까지 쭉 응원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거 빼고는 바랄게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