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2008년 영화 <트와일라잇>의 이사벨라는 새로 전학한 학교에서 에드워드를 만난다. 영화 주인공의 촉은 과학이므로 에드워드는 뱀파이어(물론 잘생김) 되시겠다. 1901년생 뱀파이어로서 청춘을 머금은 채로 영생하는 고등학생. 에드워드는 햇빛을 받아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몸을 드러내면서 “이게 킬러의 피부야”라며 인상을 찌푸린다. 눈치가 없지 보는 눈은 있는 이사벨라는 “아름다워”라며 경탄한다. 요즘 조영욱(22)을 보는 FC서울 팬들도 이런 마음 아닐까 싶다.
26일 오후 슈퍼매치가 열렸다. 알다시피 요즘 슈퍼매치는 K리그의 베스트셀러다운 모습을 잃었다. 지난 시즌에는 ‘슬퍼매치’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올 시즌 세 번째 슈퍼매치도 사정이 크게 개선되진 않았다. 수원은 6위로 파이널A에서 턱걸이 중이고, 서울은 강등권에서 헤매면서 시즌 중 감독 교체라는 변고도 있었다. 설상가상 코로나19가 관중을 죄다 쫓아냈다. 귀에 거슬리는 관중 효과음 속에서 시즌 세 번째 슈퍼매치가 시작되었다. 무관중은 정말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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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 감독 체제에서 서울은 다른 팀으로 변모해 있었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 볼 점유 여부에 따라 백5와 백3로 탈바꿈하는 전술 운용, 50-50 대결에서 지지 않으려는 투지까지 홈팀 수원을 압도했다. 수원은 최근 부진을 굳이 슈퍼매치에서 재차 증명하려는 팀처럼 보였다. 리그 3위 자리에서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를 3-0으로 잡은 이후 수원은 11경기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승점 36점 중 30점을 날린 팀답게 수원은 라이벌 서울에 볼, 내용, 자존심 모두 내준 채 끌려갔다. 후반 들어 서울은 노력을 2골로 연결하는 성과를 남겼다. 조영욱이 선제 득점을 터트렸고, 추가골이 된 페널티킥까지 얻는 활약을 펼쳤다.
한국프로축구연맹조영욱은 안익수 감독 부임 후 4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시즌 내내 무득점으로 허송세월을 하다가 8월 25일 울산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트린 뒤 슈퍼매치까지 7경기 5골이다. 꾸준히 출전하는 공격수에게 리그 29경기 5골이란 기록은 크게 칭찬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꼭 반등해야 하는 시점에서 골을 넣고 있으니 조영욱의 최근 활약은 반짝반짝 빛난다. 이날 경기는 조영욱이 서울에서 데뷔한 이래 111번째 출전이었다. 앞선 104경기에서 9골밖에 넣지 못했던 선수가 최근 7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면 ‘몰아친다’라는 술어를 동원해도 될 법하다.
‘프로 4년 차’ 조영욱은 여전히 U22 선수다. 워낙 오래전부터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뛴 탓에 뱀파이어를 보는 기분마저 든다. 2013년 AFC U14챔피언십부터 시작해서 AFC U23챔피언십에도 2018년과 2019년(예선) 연거푸 출전했다. FIFA U20월드컵을 2연속 출전해 11경기나 뛰는 진기록도 세웠다. 그런데도 1999년생이라서 내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 연령대 대표팀 72경기, 프로 111경기 출전 기록은 평범한 22세 선수가 해낼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지금까지 ‘골만 좀 넣으면 좋을 텐데’라는 팬들의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이제 골도 넣기 시작했다.
K리그의 U23, U22 의무 출전 규정이 조영욱의 조숙한(?) 경력을 만들어준 계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보호막 아래에서도 사회생활 적응에 애를 먹는 해당 연령대 선수들은 아주 많다. 주어진 기회 속에서 항상 성실하게 뛰었고 팀을 위해 헌신했기에 조영욱은 지금까지 본인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러다가 한 골도 못 넣고 시즌이 끝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라는 조영욱의 경기 후 인터뷰처럼 프로선수로서의 고뇌도 한 단계 성숙해지는 동력이었을 것이다.
서울은 여전히 하위권이다. 슈퍼매치 승리는 짜릿한 성취감보다 강등권과 승점 차이를 4점으로 벌렸다는 절반의 안도감에 가깝다. 정규리그는 이제 두 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최하위 강원이 4경기(12점)나 덜 치렀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2년 연속 파이널B가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서울은 2021시즌 종료까지 잔류를 다퉈야 한다. 하필 이럴 때 터지는 조영욱의 득점은 오랜 기다림 끝에 선수를 찾아온 보상일지도 모른다. ‘조깨비’는 이제 더는 벽에 코를 박고 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최소한 지금 서울에는 조영욱이 에이스이니까.
글, 그림 = 홍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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