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울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영욱이 녀셕은 걱정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아무 일 없다는 반응이었어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8라운드 홈 경기를 앞둔 FC서울의 이을용 감독대행은 이틀 전 발표된 아시안게임 명단으로 인한 팀의 희비를 전했다. 서울은 지난 2월 AFC U-23 챔피언십부터 최근 월드컵 휴식기 동안 진행된 23세 이하 대표팀 소집훈련까지 많은 선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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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원, 황현수, 황기욱, 윤종규, 김한길, 조영욱 등이 향했지만 최종적으로 아시안게임 명단에 포함된 것은 황현수 혼자였다. 이을용 감독대행은 “팀 일정이 바쁜데 내 입장에서는 잘 된 거다”라며 웃음을 지으면서도 탈락한 선수들도 걱정했다.
미드필더 황기욱은 실망감이 큰 게 눈에 보였다고 전했다. 이을용 감독대행은 “이틀 정도는 실망한 게 표정에 드러나더라. 따로 불러서 면담을 했다. A대표팀이라는 더 큰 목표를 보며 노력하자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정작 99년생의 막내 조영욱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 없었다는 게 이을용 감독대행의 전언이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훈련에 임하고 생활했다는 것. 그런 조영욱의 멘탈리티가 대단하다며 감탄하는 이을용 감독대행이었다.
조영욱은 소속팀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서울은 월드컵 휴식기 후 3경기에서 1승 2무를 기록했다. 더 치고 나갈 기회가 있었지만, 대구와 울산을 상대로 거둔 무승부가 아쉬웠다. 조영욱은 공격 2선의 중앙과 측면에 배치되며 이을용 감독대행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었다. 대구전에서는 월드컵 스타 조현우를 뚫는 멋진 골을 터트려 눈길을 모았다.
전남과의 홈 경기에서도 조영욱은 묵묵히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걸었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헤치며 팀 공격에 활력소가 됐다. 전반 42분 허용준에게 그림 같은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내 준 서울은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1-0으로 앞선 전남은 수비벽을 단단히 하며 빠른 역습으로 서울을 괴롭혔다.
흐름을 바꾼 것은 조영욱이었다. 후반 20분 안델손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전남 수비를 뚫고 때린 슛을 골키퍼 이호승이 막자 지체 없이 쇄도해 강력한 왼발 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어린 선수가 빠르고 과감한 판단을 때린 것이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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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욱의 동점골은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서울은 2분 만에 전남 수비수 허재원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안델손이 키커로 나서 역전골로 연결했다. 자신감을 찾은 서울은 한층 공격적으로 전남을 밀어붙였고, 추가 시간의 실점 위기를 넘기며 2-1 역전승을 챙겼다.
경기 후 조영욱은 "아시안게임 명단을 보니까 내가 들어 갈 자리는 없었다. 내가 할 일은 경기장에서 서울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했다. 아시안게임 아쉬움은 있었지만 실망하지 않고 어서 소속팀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2선에서 처진 공격수로 주로 나서는 그는 "찬스가 오는 만큼 책임감도 커진다. 팀에 민폐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는 "홈에서 드디어 골을 넣었고, 이기는 경기에서 드디어 골을 넣어 기분 좋다"라며 활짝 웃었다.
홈에서 이을용 감독대행이 강조하는 공격적이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서울은 승점 3점을 챙길 자격이 있었다. 5승 8무 5패, 승점 23점을 기록한 서울은 상주 상무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서며 상위 스플릿 진입에 다가섰다. 골득실도 드디어 플러스를 만들었다. 겁 없는 신인 조영욱의 활약이 가져다 준 유의미한 성과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