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규Kleague

수원의 미래, 결국 유스에서 찾아야 한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수원 삼성은 7일 홈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9라운드에서 제주를 상대로 모처럼 안정적인 경기로 승리했다. 최근 리그 4경기 무승(3무 1패)에 주중 있었던 FA컵에서는 K3의 경주한수원에게 고전 끝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둬 팬들은 물론 선수단 스스로도 실망감이 컸다. 

제주전 2-0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하며 주목받은 선수는 만 21세의 미드필더 송진규다. 타가트와 한의권 아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송진규는 안정적인 볼 간수와 부드러운 패스 연결로 수원이 경기를 주도하는 양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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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이임생 감독의 기대 속에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프로 무대에 대한 부담감에 부상까지 겹치며 활약이 없었던 송진규는 이날 활약으로 단숨에 팀의 고민을 날려줬다. 3-4-1-2 포메이션을 본격 가동한 뒤 다양한 선수들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됐지만 적임자는 없었다. 3선의 사리치가 실질적인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했다. 송진규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22세 이하 룰도 해소된다. 

신인 송진규의 가능성이 1군의 주전 안착으로 이어지는 것은 수원의 현 구단 운영 상황과도 닿아 있는 중요한 도전이다.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넘어간 뒤 예산이 크게 줄진 않았지만 정체 상태에 있는 수원은 늘어난 비용으로 인해 1군 운영을 위한 대폭적인 투자는 쉽지 않다.

늘어난 비용은 상당수가 유스에 대한 투자다. 2008년 매탄고를 시작으로, 2010년 매탄중, 2012년 U-12팀이 창단하며 유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다소 늦게 출발했지만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고 현재는 울산, 포항, 서울 등과 함께 K리그 대표 유스로 자리 잡으며 주요 대회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각급 대표팀에서도 수원 유스 출신의 비중은 크다. U-20 월드컵 준우승 이후 각 선수의 출신교로 향한 격려금(출신학교별 1인당 500만원) 규모에서 수원이 가장 많았다. 수원은 매탄고 1000만원(전세진, 박지민), 매탄중 1500만원(전세진, 박지민, 이지솔), 수원 삼성 U-12 500만원(이지솔)까지 총 3000만원으로 2500만원의 울산 현대를 제쳤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선택지가 된 수원 유스는 이제 다음 스텝으로 나가야 한다. 바로 유스의 프로 진입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팀의 주축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민상기, 구자룡, 이종성이 프로에 와서 수비에서 중추 역할을 해 왔고, 권창훈이라는 초대형 선수도 탄생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고교 시절 보여준 잠재력이 프로에 와서 폭발할 케이스가 많지 않다. 김건희, 유주안, 윤용호, 전세진 등은 기대를 모았지만 제대로 터지지 못한 상태로 군입대, 임대로 팀을 떠나거나 1군 엔트리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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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명 이상의 선수들이 프로에 오고, 준프로 계약이 시행된 지난해부터는 고교생 선수들(2018년 박지민, 김태환, 2019년 오현규, 김상준)까지 진입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22세 이하 룰을 채우기 위해 선발 투입되는 데 그치고 있다. 송진규는 유주안, 전세진, 오현규 등과 함께 그 틀을 깰 유력한 후보다. 

수원이 유스에 투자한 것이 ‘화수분 축구’로 이어지려면 인내심과 믿음이 필요하다. 비슷한 성공 사례가 있는 포항의 경우 결국 관건은 유스 출신 유망주들의 적극적인 활용에 있었다. 선수 기용의 권한을 쥔 이임생 감독의 뚝심과 결단, 그 뒤에 구단과 팬들의 믿음이 따라야 한다. 더 많은 제2의 권창훈이 빅버드의 그라운드를 누빌 때 수원은 비상의 날개를 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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