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명수 기자 =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이 백승호와 전날 펼쳤던 승부를 회상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그라운드에서 나눴던 하이파이브와 비교하자 과분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재성은 3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독일 킬에 위치한 홀슈타인 슈타디온에서 열린 다름슈타트와의 2020-21 시즌 DFB 포칼 16강 홈경기에서 12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승부차기에서 5번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킬은 승부차기 끝에 다름슈타트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경기 다음 날 ‘골닷컴’과 전화 인터뷰에 나선 이재성은 근육 피로를 풀기 위한 마사지를 받으러 나가기 위해 준비하던 중이었다. 먼저 이재성은 “지금까지 일, 수, 토, 화요일에 뛰었다. 그것도 풀타임으로 뛰었는데 이렇게 뛰어본 적은 전북 시절에도 없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오늘과 내일 쉬는 시간이 주어져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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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경기에서 이재성은 승부차기 5번 키커로 나섰다. 사실상 경기를 결정지을 수 있는 역할인 5번 키커는 가장 중압감이 높은 순서로 꼽힌다.
이재성은 “사실 1-0으로 이기고 있다가 이대로 경기가 끝나나 싶었다. 하지만 연장전에 들어가고, 승부차기에 가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승부차기 전에 감독님이 물어보시길래 ‘자신은 없지만 피하지는 말자’라는 마음으로 차겠다 말했다. 그런데 나도 5번 키커가 될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5번 키커로 나선 이재성의 킥은 골키퍼 몸 맞고 골망을 갈랐다. 조금만 운이 없었더라면 골키퍼에 막힐 수도 있었지만 행운의 여신은 이재성의 손을 들어줬다. 이재성은 “운이 좋았다. 뮌헨전에서 찼던 코스대로 찼는데 골키퍼가 알고 있더라. 운 좋게 들어간 것 같고, 너무 감사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다름슈타트의 5번 키커는 백승호였다. 다름슈타트의 선축으로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백승호가 먼저 킥을 성공시키고, 다음 차례가 이재성이었다. 킥을 성공시킨 백승호는 걸어가며 이재성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재성은 “팀 동료들이 ‘경기 중인데 왜 하이파이브 하냐’고 타박하긴 했다”면서 “서로 5번 키커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승호가 먼저 손을 내밀더라. 나는 하이파이브 할 여유도 없었다. 저는 차야 하는 입장인데 승호가 먼저 골을 넣고 여유 있게 손을 내밀더라. 그렇다고 하이파이브를 안 할 수도 없었다.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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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팬들은 맨유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맞붙었던 박지성과 이영표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재성은 겸손했다. 이재성은 “과분한 비유라 생각한다. 과분한 평가인데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해외에서 같은 한국인끼리 경기장에서 뛰는 것 만으로 특별한 일이다. 승부차기에서 그런 모습이 나와서 개인적으로도 유럽 생활 기억 속에서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제가 2주 동안 계속 한국 선수가 있는 팀(최경록, 백승호, 지동원)과 붙고 있다. 한국 선수와 뛰고 있는 것이 정말 기쁘고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순간이라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저의 추억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유럽에 한국 선수들이 많이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재성은 자신이 독일 2부리그에서 한국인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한 뒤 유니폼을 모아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이재성은 “유니폼에 담긴 의미는 그 선수와의 추억이지 않을까. 우리가 중요한 순간이나 기쁜 순간에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처럼 유니폼을 바꾸는 것이 그 순간을 계속해서 간직하고 싶은 마음일 것 같다”면서 “승호와도 어제 유니폼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킬은 8강에 올라 대진 추첨을 기다리고 있다. 도르트문트 혹은 하부리그 팀과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이재성은 “저 또한 매 라운드 진출할 때마다 강한 상대와 겨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강한 상대를 통해서 우리 플레이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라면서 “시즌 끝날 때까지 부상 없이 잘하고 싶다. 리그에서 순위 잘 유지했으면 한다. 포칼에서 극장승을 많이 하고 있는데 계속 이 순간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남은 시즌 각오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