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로페즈Kleague

‘귀화 의사’ 로페즈, J리그 짓누른 괴물 피지컬

[골닷컴, 전주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맹수 같이 거침없이 휘젓고 다녔다. 2년 전 아시아를, 지난해에는 일왕배를 제패한 J리그의 강호 우라와 레즈는 전북 현대의 브라질 공격수 히카르두 로페즈 앞에서 파도를 만난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전북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4차전에서 전반 로페즈, 후반 김신욱의 골로 2-1로 승리했다. 3승 1패를 기록하며 조 선두를 이어간 전북은 16강 진출의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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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선봉장은 로페즈였다. 올 시즌 전북의 외국인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제대로 기여를 못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활약 중인 로페즈는 우라와 수비를 경기 내내 공략했다. 기선을 제압한 전반의 선제골은 물론, 김신욱의 헤딩 골을 만든 크로스도 그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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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리그 입성 당시부터 찬사를 받았던 괴물 같은 피지컬 능력에 경륜까지 더해진 로페즈의 위력은 경기 초반부터 돋보였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미사일 슈팅이 우라와의 수비수를 맞았는데, 한동안 고통을 호소하며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파워가 넘쳤다. 

전반 12분 나온 선제골 장면은 로페즈의 강점을 모두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에게서 보기 힘든 적극적인 수비 마인드로 공을 뺏은 뒤 어깨 싸움, 힘을 이용해 상대 수비를 뿌리치고 들어가 속도를 살린 정확한 마무리를 했다. 득점 후에는 자신과 가족 사진이 들어간 정강이 보호대를 카메라 앞까지 가서 보여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전반 중반에는 일본에서 가장 터프하고 운동 능력이 좋은 수비수인 마키노 토모아키가 로페즈의 피지컬에 아둥바둥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전반 38분에는 우라와 수비 셋이 로페즈를 막으려다가 결국 유니폼을 끌어당기며 저지해 파울을 범했다. 

후반 3분 김신욱의 추가골 장면에서는 최근 정교해진 크로스 실력도 뽐냈다. 나흘 전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이미 정확한 크로스로 이동국의 헤딩 골을 도왔던 로페즈는 이번에는 김신욱의 머리에 배달하는 크로스로 팀의 두번째 골을 이끌었다.

후반 6분에는 임선영, 한교원이 지켜 낸 공을 비호같이 달려 들어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그 뒤에도 특유의 힘을 이용한 버티기와 곧바로 속도를 내며 돌파하는 장면을 여러 번 보였다. 

우라와의 올리베이라 감독은 전반에 스리백이 로페즈에게 휘둘리며 무너지자 베테랑 마키노를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젊은 수비수 이와나미로 교체했다. 로페즈를 막겠다는 의도였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로페즈의 대활약은 거의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우라와의 브라질 공격수 에베르통과 비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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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는 최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한국 귀화에 대한 뜻을 나타냈다. 이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가족 모두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 진심으로 한국을 사랑하고 있다”라며 귀화 의사를 공식화했다. 

로페즈의 탁월한 기량과 밝은 성품을 잘 아는 팬들은 환영 의사를 나타낸 가운데 귀화 시 그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화제가 되는 분위기다. 귀화 시 대표팀에 대한 기여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로페즈는 이날 J리그의 대표 클럽을 상대로 자신의 물오른 기량을 마음껏 펼치며 팬들의 기대에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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