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rtmund Starting vs Paderborn

'해트트릭' 산초, 홀란드 공백 지우다... 분데스 역대 최연소 30골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에이스 제이든 산초가 파더보른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간판 공격수 엘링 홀란드의 공백을 대체했다.

도르트문트가 벤텔러 아레나 원정에서 열린 파더보른과의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29라운드에서 6-1 대승을 거두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도르트문트는 지난 28라운드 바이에른 뮌헨과의 맞대결에서 0-1로 패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간판 공격수 홀란드가 부상을 당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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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도르트문트는 파더보른전에 측면 공격수 토르강 아자르를 최전방 원톱으로 배치하는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율리안 브란트와 산초가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면서 아자르 지원 사격에 나섰고, 토마스 델라이니와 엠레 찬이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형성했다. 하파엘 게레이루와 아슈라프 하키미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마츠 훔멜스를 중심으로 마누엘 아칸지와 우카시 피슈첵이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구축했다.

Dortmund Starting vs Paderborn

홀란드가 없다보니 전반 내내 도르트문트의 공격은 효율성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16분경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슈팅을 기록했을 정도로 평소와는 달리 공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리어 최하위 팀 파더보른에게 쉽게 역습을 내주면서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로 인해 40분경까지만 하더라도 슈팅 숫자에서 3대4로 도르트문트가 열세를 보이고 있을 정도였다. 그나마 전반 종료 직전 브란트가 득점 찬스를 맞이했으나 골대를 넘겨버리는 우를 범하면서 전반전은 0-0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전 졸전을 면치 못했던 도르트문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 형태에 다소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피슈첵이 적극적으로 미드필더 라인까지 올라와서 패스를 좌우로 크게크게 열어주면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했고, 피지컬적인 능력이 뛰어난 찬이 공격 라인까지 올라오면서 장신 공격수 홀란드가 제공할 수 있는 신체적인 강점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사실상 산초가 최전방으로 서면서 적극적으로 골 사냥에 나섰다. 이와 함께 도르트문트의 공격도 마침내 원활하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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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후반 4분경, 아자르의 전진 패스를 게레이루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산초가 살짝 방향을 바꾼 걸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온 찬이 영리하게 뒤로 흘려주자 먼 포스트로 쇄도해 들어오던 하키미가 논스톱 슈팅을 가져갔으나 상대 골키퍼가 다리로 선방해냈다. 이어서 후반 6분경 브란트의 전진 패스를 산초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아자르가 방향을 바꾸는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비록 두 차례의 득점 찬스가 아쉽게 무산됐으나 이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획득한 도르트문트는 이후 대량 득점을 하기 시작했다. 후반 9분경, 피슈첵이 반대편으로 길게 넘겨준 패스를 게레이루가 전진 패스로 연결했고, 찬의 땅볼 크로스가 상대 골키퍼 맞고 뒤로 흐른 걸 아자르가 빈 골대에 가볍게 밀어넣으며 첫 골이 터져나왔다. 이어서 다시 3분 뒤(후반 12분), 델라이니의 스루 패스를 받은 브란트가 돌파하다 땅볼 크로스를 연결한 걸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산초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파더보른은 후반 21분경, 공격수 스트렐리 맘바와 데니스 스르베니를 빼고 스벤 미헬과 벤 촐린스키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에 변화를 가져왔다. 도르트문트 역시 델라이니 대신 부상에서 돌아온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악셀 비첼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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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더보른은 후반 26분경 페널티 킥으로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실점을 허용하고 곧바로 2분 뒤(후반 28분), 게레이루의 전진 패스에 이은 아자르의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산초가 잡아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점수 차를 다시 2골로 벌려나갔다.

승기를 잡은 도르트문트는 후반 35분경에 브란트와 게레이루를 빼고 만 17세 신예 공격형 미드필더 지오반니 레이나와 베테랑 왼쪽 측면 수비수 마르첼 슈멜처를 투입한 데 이어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는 하키미와 찬을 빼고 마테우 모레이와 레오나르도 발레르디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그 동안 출전 기회가 부족했던 선수들을 활용했다. 이들 중 발레르디를 제외하면 모두 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교체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

먼저 후반 39분경, 아즈라가 산초에게 패스를 주고 리턴 패스를 받아선 몰고 가다 상대 태클에 끊겼지만 슈멜처가 루즈볼을 잡아서 패스를 내준 걸 하키미가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후반 43분경, 모레이가 드리블로 수비 두 명을 제치고 전진 패스를 찔러준 걸 레이나가 센스 있는 백힐 패스로 연결했고, 비첼의 땅볼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슈멜처가 슬라이딩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경기 종료 직전 모레이의 롱패스를 받은 산초가 드리블로 치고 가다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6-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아자르가 1골 1도움을 올렸고, 피슈첵은 96%의 패스 성공률을 자랑하면서 후방 빌드업에 있어 크게 기여하는 모습이었다. 하키미는 공격형 측면 수비수답게 골을 추가했고, 브란트 역시 93.3%의 패스 성공률에 더해 도움을 기록했으며, 교체 출전한 슈멜처(1골 1도움)와 비첼(1도움), 모레이(1도움)가 모두 공격포인트를 올리면서 승리에 기여했다.

그래도 이 경기의 영웅은 다름 아닌 산초였다. 이 경기에서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공동 최다에 해당하는 3회의 슈팅을 시도해 모두 골로 연결하는 정교한 슈팅력을 자랑하며 생애 첫 해트트릭이라는 감격을 맞이했다. 또한 특급 도우미답게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는 5회로 출전 선수들 중 단연 가장 많았고, 드리블 돌파 횟수 역시 3회로 공동 1위였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92%에 달했다.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한 산초였다.

게다가 그는 해트트릭과 함께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17골 16도움을 올리며 분데스리가 득점 3위와 도움 2위는 물론 공격포인트(골+도움) 33개로 바이에른 뮌헨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9골 3도움)와 RB 라이프치히 에이스 티모 베르너(24골 7도움)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1994/95 시즌 사우샘프턴의 전설 매튜 르 티시에가 19골 16도움을 기록한 이래로 25년 만에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에서 15골 이상 15도움 이상을 기록한 영국 선수로 등극했다는 데에 있다. 참고로 1994/95 시즌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는 UEFA 리그 랭킹 5위였다(현재 독일 분데스리가는 UEFA 리그 랭킹 3위). 즉 더 상위 리그에서 그것도 만 20세라는 어린 나이에 해당 기록을 수립한 셈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만 20세 67일의 나이로 파더보른전 해트트릭에 힘입어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개인 통산 30호골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카이 하베르츠의 만 20세 270일로 그는 지금으로부터 3달 전이었던 3월 7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서 30호골을 달성한 바 있다.

이렇듯 그는 이 한 경기를 통해 다양한 기록들을 수립하면서 홀란드의 부재도 메우며 팀에 귀중한 대승을 안겨주었다. 왜 자신이 유럽 무대에서 가장 핫한 선수인지를 입증한 대표적인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30골 TOP 7

1위 제이든 산초: 만 20세 67일
2위 카이 하베르츠: 만 20세 270일
3위 클라우스 피셔: 만 20세 287일
4위 디터 뮐러: 만 20세 334일
5위 호르스트 쾨펠: 만 21세 21일
6위 울리 회네스: 만 21세 29일
7위 게르트 뮐러: 만 21세 30일


# 2019/20 분데스리가 공격포인트 TOP 5

1위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 33개(17골 16도움)
2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32개(29골 3도움)
3위 티모 베르너(라이프치히): 31개(24골 7도움)
4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25개(7골 18도움)
5위 세르지 그나브리(바이에른): 21개(11골 10도움)


# 2019/20 분데스리가 도움 TOP 3

1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18도움
2위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 16도움
3위 토르강 아자르(도르트문트): 13도움
3위 크리스토퍼 은쿤쿠(라이프치히): 13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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