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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아약스, 기적을 노래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돌풍의 팀' 아약스가 우승후보 유벤투스를 원정에서 2-1로 꺾고 1승 1무로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아약스가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2018/19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1, 2차전 도합 성적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준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아약스가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진출한 건 1996/97 시즌 이후 2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아약스는 1994/95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과 1995/96 시즌 준우승에 이어 1996/97 시즌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마지막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1995/96 시즌 결승전에서 유벤투스에게 승부차기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한 데 이어 1996/97 시즌 준결승전에서도 유벤투스에게 2전 전패를 당하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즉 22년 만에 짜릿한 복수극을 펼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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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유벤투스의 우세가 예상됐다. 유벤투스는 챔피언스 리그의 사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영입하면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 게다가 유벤투스는 1차전 아약스 원정에서 1-1 무승부라는 소기의 성과를 올렸기에 2차전 홈에서 0-0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원정골 우선 원칙에 의거해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유벤투스는 아약스전에 대비해 주말 SPAL과의 세리에A 경기에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주전들 체력 안배에 나섰던 데 반해 아약스는 PSV 에인트호벤과 에레디비지에 우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기에 주말 리그 경기에 주축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이래저래 유벤투스가 유리한 위치였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유벤투스는 28분경,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에이스 호날두가 헤딩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아약스를 상대로 7경기에서 9골 2도움을 올리면서 천적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호날두이다.

하지만 아약스의 젊은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용기있게 유벤투스를 맞섰다.  평균 연령 만 24.6세답게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만 27.9세의 베테랑 팀 유벤투스를 몰아세웠다.

이 과정에서 아약스의 다소 행운이 따른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34분경 아약스 왼쪽 측면 수비수 데일리 싱크라벤의 크로스가 유벤투스 미드필더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맞고 굴절되어 뒤로 흐른 걸 아약스 오른쪽 측면 공격수 하킴 지예흐가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한 게 공교롭게도 아약스 공격형 미드필더 도니 판 데 베크 앞에 떨어졌다. 이를 판 데 베크가 차분하게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동점골과 함께 기세가 오른 아약스는 후반 들어 체력전을 바탕으로 공격을 주도해 나갔다. 반면 유벤투스는 주말 리그 경기에 휴식을 취한 선수들이 많음에도 발이 무거운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나마 보이치에흐 슈체스니 골키퍼가 후반 7분경 지예흐의 슈팅과 후반 12분경 판 데 베크의 슈팅을 연달아 선방해준 덕에 간신히 1-1 스코어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유벤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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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후반 22분경, 아약스의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라세 쇠네의 코너킥을 만 19세에 불과한 어린 주장이자 아약스의 핵심 수비수인 마티스 데 리흐트가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앞에 두고 타점 높은 헤딩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아약스의 골 이후에도 유벤투스는 후반전 들어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유벤투스는 전반전만 하더라도 슈팅 숫자에서 아약스에게 9대4로 우위를 점했으나 정작 후반전엔 4대10으로 열세를 보였다. 실점 이후에도 슈팅이 2회 밖에 없을 정도였다. 결국 승부는 아약스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아약스의 이번 챔피언스 리그 행보는 말 그대로 놀라움의 연속이다. 아약스는 2차 예선부터 챔피언스 리그를 치러야 했기에 다른 팀들보다 거의 두 달 가량 빠른 2018년 7월 25일부터 챔피언스 리그를 병행해야 했다.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2차 예선부터 치른 팀이 준결승전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2차 예선에서 오스트리아 구단 슈투름 그라츠를 2전 전승으로 꺾고 3차 예선에 진출한 아약스는 벨기에 강호 스탕다르 리에주를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플레이오프에선 우크라이나 명문 디나모 키에프에게 1승 1무를 거두면서 본선에 진출한 아약스였다.

챔피언스 리그 32강 본선 조별리그에서 아약스는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과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 그리스 강호 AEK 아테네와 같은 조에 속했다. 다소 까다로운 조였음에도 아약스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바이에른과 2경기 모두 무승부를 거두는 등 선전하면서 3승 3무와 함께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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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약스의 16강전 상대는 다름 아닌 디펜딩 챔피언이자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비록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떠났다고 하더라도 레알은 레알이었다. 당연히 많은 전문가들은 레알의 8강 진출을 예상했고,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아약스 홈구장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1차전에서 레알이 2-1로 승리했다. 하지만 아약스는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열린 2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8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8강 상대는 바로 호날두가 가세한 유벤투스였다. 호날두는 2010/11 시즌을 시작으로 8시즌 연속 준결승 이상 진출하면서 챔피언스 리그의 사나이로 군림하고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다 골을 비롯해 챔피언스 리그와 관련한 기록이란 기록은 모두 보유한 인물이 다름 아닌 호날두이다. 하지만 아약스의 어린 선수들은 과거의 기록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천적인 유벤투스와 호날두를 동시에 넘어서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렇듯 아약스는 매 라운드마다 기적을 연출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고 있다. '수비 괴물' 데 리흐트와 플레이메이커 프랭키 데 용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고, 두산 타디치(만 30세)와 라세 쇠네(만 32세), 데일리 블린트(만 29세) 같은 베테랑들이 척추 라인을 단단하게 버텨주고 있다.

이제 아약스의 돌풍은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현상이다. 도장깨기 중인 아약스를 얕잡아 봤다간 그 어떤 팀도 큰 코 다치기 쉽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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