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Hwang In-beom

주세종 받치고, 황인범 쓸고… 3선이 살자 4골 폭발했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4-0 완승. 사흘 전 호주와의 경기 때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다. 20일 브리즈번의 QSAC경기장에서 열린 친선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을 상대로 경기를 지배한 벤투호는 다양한 공격 루트와 의도된 플레이로 남태희, 황의조, 문선민이 릴레이 골을 터트리며 멋진 승리를 따냈다.

호주전에서 한국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대전제인 ‘지배’에 실패했다. 수비에 밸런스를 두고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고, 황의조의 선제골도 김민재의 롱패스에 의한 카운터에서 나왔다. 추가시간 막판까지 리드를 지켰지만, 결국 종료 직전 실점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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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칠레 같은 강호들을 상대로도 쉽게 밀리지 않았던 한국이 호주전에서 고전한 가장 큰 이유는 3선 활용이 의도한 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의 전술은 3선이 버텨주며 빌드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호주의 맹렬한 전방 압박을 버티는 데 애를 먹으며 전환보다 수비에 더 집중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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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과 황인범의 역할 분담이 기본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1명을 센터백 사이로 배치해 수비 숫자를 확보하고, 안정적인 빌드업을 펼치는 ‘라볼피아나’ 전술을 부임 직후부터 도입했다. 이전의 기성용, 정우영의 3선 조합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두 선수 중 누가 그 역할을 맡아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로 기성용이 맡았지만, 정우영도 센터백의 역할과 정확한 킥을 살린 빌드업이 수준급이다.

벤투 감독은 호주전에서 구자철과 황인범에게 그 역할을 맡겼지만 잘 되지 않았다. 라볼피아나 보다는 3선 위치를 지키며 중원 싸움을 하는 쪽을 택했지만 호주의 압박 타이밍이 빨랐다. 구자철이 전반에 부상을 당하며 주세종이 투입됐고, 볼 점유율은 살아났지만 경기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즈벡전에 벤투 감독은 황인범과 주세종 조합을 선발로 3선에 세웠다. 두 선수의 역할 분담이 확실했다. 주세종이 수비 깊이 내려와 라볼피아나 전술을 수행하는 데 더 집중했고, 황인범은 2선에 바짝 붙어 공간을 열고 패스를 찔러줬다. 지난 9월까지 아산 무궁화에서 함께 뛰며 호흡을 맞췄던 것이 그라운드에서 발휘됐다.

황인범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정확한 패스는 전반 9분 선제골을 뽑았다. 황인범이 오른쪽 측면의 공간으로 쇄도하는 이용을 보고 정확한 패스를 넣었고, 이용의 크로스를 남태희가 발리 슛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주세종은 전방과 측면으로 나가는 긴 패스를 주무기로 삼다가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코너킥을 맡으며 찬스를 열었다. 결국 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골이 나왔다. 주세종의 코너킥을 정승현이 헤딩으로 넘겼고, 뒤에서 잡은 황의조가 강력한 슛으로 마무리했다. 

이른 타이밍에 2골을 넣으며 경기를 장악한 한국은 보다 여유를 갖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후반에는 남태희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2선이 살아나며 공격으로 압도했다. 이청용, 나상호까지 살아나며 기민한 플레이로 찬스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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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문선민, 권경원, 석현준, 홍철, 이진현, 박지수를 차례로 투입했다. 후반 23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문선민이 그대로 중거리슛으로 때려 3번째 골을 만들었다. 후반 35분에는 문전에서 잡은 기회를 석현준이 놓치지 않고 마무리하며 스코어를 4-0으로 벌렸다.

경기를 완벽히 지배하며 부임 후 가장 좋은 경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은 벤투 감독은 선수 활용 폭도 넓혔다. 호주전에서 찾은 문제점을 사흘 만에 곧바로 보완하며 아시안컵에서 만날 수 있는 강자를 완벽하게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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