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ugal vs CroatiaGetty Images

'호날두 결장' 포르투갈, 신예들 활약에 웃었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포르투갈이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장 속에서도 신예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동유럽 강호 크로아티아를 4-1로 대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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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 UEFA 네이션스 리그 우승팀 포르투갈이 에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20/21 네이션스 리그 A시드 3그룹 1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유감없이 선보인 포르투갈이다.

이 경기를 앞두고 포르투갈은 독보적인 에이스 호날두가 발등에 벌이 쏘이는 불상사가 발생하면서 결장했다. 이에 페르난두 산토스 포르투갈 감독은 '신성' 주앙 펠릭스를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나 측면 미드필더 같은 다른 포지션 선수가 최전방 원톱에 서는 걸 지칭)'에 배치하는 가운데 디오구 조타와 베르나르두 실바가 좌우 측면 공격수 역할을 수행했다. 다닐루 페레이라를 중심으로 브루누 페르난데스와 주앙 무티뉴가 좌우에 서면서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하파엘 게레이루와 주앙 칸셀루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후벵 디아스와 페페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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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 UEFA 네이션스 리그 대회 최우수 선수에 빛나는 베르나르두를 제외하면 신예 선수들로 공격진을 구축한 포르투갈이다. 실제 펠릭스는 이 경기 이전까지 A매치 5경기 출전이 전부였고, 조타는 2경기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즉 이번이 A매치 첫 선발이었다. A매치 164경기에 출전해 99골을 넣은 호날두의 부재는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였다. 안 그래도 포르투갈은 이 경기 이전까지 호날두가 결장한 지난 8경기에서 3승 5무에 그치면서 패하지는 않더라도 좀처럼 승리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었다.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펠릭스와 조타가 크로아티아 상대로 활발한 공격을 전개하면서 호날두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이들의 뒤에선 베르나르두와 브루누가 공격 지원에 나섰고, 심지어 좌우 측면 수비수인 게레이루와 칸셀루도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포르투갈은 전반에만 슈팅 숫자에서 15대2로 압도했을 정도로 시종일관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두들겼다. 하지만 상대 골키퍼가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쳤고, 전반에만 무려 3차례나 골대를 맞추는 등 유난히 골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40분경까지 무득점 행진이 이어지고 있었다. 

먼저 19분경 칸셀루가 측면에서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드리블로 치고 들어와서 슈팅을 가져갔으나 크로아티아 골키퍼 도미닉 리바코비치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22분경 조타의 패스를 펠릭스가 슈팅으로 가져간 게 상대 수비수 맞고 굴절되어 골대를 강타한 걸 게레이루가 지체없이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 역시 리바코비치가 저지했다. 24분경엔 게레이루의 코너킥을 페페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간 걸 리바코비치가 골 라인 바로 앞에서 몸을 날려서 선방한 데 이어 페페의 리바운드 슈팅마저 발로 막아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27분경엔 브루누의 크로스를 조타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강타했다. 33분경엔 게레이루의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강타한 후 리바코비치 골키퍼 뒷통수에 맞고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열릴 듯 열리지 않던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끝내 열어낸 건 다름 아닌 칸셀루였다. 40분경, 브루누의 패스를 받은 칸셀루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들어가다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천금같은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대로 전반전은 1-0, 포르투갈의 리드로 막을 내렸다.

선제골을 넣으면서 여유를 찾은 포르투갈은 후반 들어 골 파티를 펼치기 시작했다. 후반 13분경, 게레이루의 로빙 패스를 조타가 가슴 트래핑에 이은 골키퍼 다리 사이를 통과하는 정교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어서 후반 25분경, 베르나르두의 패스를 받은 펠릭스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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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차를 3-0으로 벌리면서 여유있는 리드를 잡은 포르투갈은 후반 33분경 베르나르두를 빼고 트린캉을 교체 출전시켰다. 이어서 후반 37분경엔 무티뉴 대신 세르지우 올리베이라를, 후반 43분경엔 펠릭스 대신 안드레 실바를 차례대로 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비록 포르투갈은 정규 시간(90분) 종료 직전 크로아티아 공격수 브루노 페트코비치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추가 시간 3분(90+3분)경 브루누의 코너킥을 페페가 헤딩으로 떨군 걸 안드레 실바가 발을 쭉 뻗어서 골을 넣으면서 4-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에서 조타와 펠릭스는 사이좋게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특히 포르투갈이 차세대 에이스로 밀고 있는 펠릭스는 이전까지 5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골+도움)를 올리지 못하면서 다소 겉도는 모습이 역력했으나 호날두가 빠진 크로아티아전에서 '가짜 9번'이라는 중책을 수행하면서 마침내 골을 신고했다.

베르나르두는 최고의 조력자답게 이 경기에서도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5회를 기록하면서 찬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펠릭스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와 함께 최근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3경기 연속 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 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다름 아닌 브루누였다. 그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2번째로 많은 82회의 볼터치(1위는 게레이루 93회)에 더해 키패스 역시 최다인 6회를 기록했다. 슈팅 숫자는 4회로 조타(5회) 다음으로 많았고, 드리블 돌파 성공은 3회로 포르투갈 선수들 중 최다였다. 심지어 태클도 4회를 성공시키면서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한 브루누이다.

게다가 이번에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포르투갈 대표팀 막내 트린캉(1999년 12월 29일생으로 1999년 11월 10일생인 펠릭스보다 1달 늦게 태어났다)은 크로아티아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비록 마리오 만주키치가 대표팀에서 은퇴했고, 루카 모드리치와 이반 라키티치가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휴식을 이유로 제외됐으나 크로아티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이다. 그럼에도 포르투갈은 에이스 없이도 크로아티아를 4-1로 대파하면서 네이션스 리그 초대 챔피언의 위엄을 과시했다. 베테랑들(호날두-무티뉴-페페)이 중심을 잡아주고, 20대 중반 선수들(베르나르두, 브루누, 다닐루, 게레이루, 칸셀루)이 전성기 기량을 과시하는 가운데 신예 선수들(디아스, 펠릭스, 조타, 트린캉)이 팀에 잘 녹아든다면 포르투갈은 네이션스 리그 2연패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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