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 de Beek Juventus Ajax Champions LeagueGetty

'UCL 연속 골' 판 더 베이크, 토너먼트의 사나이로 급부상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약스 미드필더 도니 판 더 베이크 챔피언스 리그에서 연속으로 골을 넣으며 토너먼트의 사나이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약스가 핫스퍼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18/19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결승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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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아약스하면 가장 먼저 축구 팬들이 떠올리는 이름은 구단 역대 최연소 주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만 19세 대형 수비수 마타이스 데 리흐트와 이미 바르셀로나 이적을 확정 지은 아약스 사령탑 프랭키 데 용이다. 이 둘은 어린 나이에도 이미 월드 클래스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일 정도다.

그 다음으로는 '가짜 9번(False 9: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걸 지칭하는 표현)'의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는 베테랑 공격형 미드필더 두산 타디치와 특급 도우미 하킴 지예흐, 다비드 네레스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 가 있다. 그 외 아약스의 전설적인 수비수 대니 블린트의 아들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지능적인 수비수 데일리 블린트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실패를 뒤로 하고 친정팀에서 부활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들과 비교하면 판 더 베이크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선수였다.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고 있고, 다재다능하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지예흐나 네레스 같은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기술적인 세련미 부분은 다소 떨어지는 데다가 궂은 일을 자주 하는 하드 워커적인 성향이 강했기에 화려함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공격 자원들에 비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아약스가 즐겨 사용하는 4-2-3-1 포메이션에서 판 더 베이크가 주로 맡는 역할을 공수 밸런스를 잡아주는 것이었다.

Ajax Starting vs Tottenham

이렇듯 상대적으로 다른 아약스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판 더 베이크는 이래저래 관심을 받지 못하는 편에 속했다. 하지만 그런 그가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를 통해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먼저 그는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17분경 타디치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8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아약스는 1차전 홈에서 1-2로 패했으나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기적적인 4-1 대승을 거두면서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8강전 역시 16강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1, 2차전이 전개됐다. 아약스는 1차전 홈에서 유벤투스에게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게다가 2차전 원정에서도 28분경, 유벤투스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판 더 베이크는 34분경, 지예흐의 슈팅에 가까운 강력한 패스를 감각적인 볼터치로 받아낸 후 부드러운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결국 아약스는 후반 22분경 데 리흐트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면서 1승 1무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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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1차전 원정에서도 판 더 베이크가 빛을 발했다. 그는 경기 시작 14분 만에 영리하게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가선 지예흐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차분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었다.

이제 그의 나이는 만 22세 12일. 이는 아약스 구단 역사상 노르딘 우터(1995/96 시즌 파나티나이코스와의 2차전, 당시 만 19세 237일)와 마리오 멜치오트(1996/97 시즌 유벤투스와의 2차전, 당시 만 20세 170일)에 이어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 역대 최연소 3위에 해당하는 득점 기록이다.

그는 24분경에도 영리하게 뒤로 흘려준 뒤 돌아서는 움직임을 통해 타디치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가져갔으나 토트넘 골키퍼 우고 요리스의 선방에 막히면서 아쉽게 추가 골을 넣는 데엔 실패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분주한 움직임과 영리한 침투로 토트넘 수비진에 부담감을 안겨주었고, 아약스는 판 더 베이크의 결승골에 힘입어 귀중한 원정승을 올릴 수 있었다.

사실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만 하더라도 그는 6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에 그치고 있었다. 심지어 챔피언스 리그 예선 6경기(아약스는 챔피언스 리그 2차 예선부터 치르면서 준결승까지 진출한 역대 최초의 구단이다)에서도 단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에레디비지에에서조차 8골 9도움을 올리고 있는 판 더 베이크이다.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득점 생산성이 좋은 선수라고는 보기 힘들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에선 5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리고 있다. 공격 포인트 하나하나가 값진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KNVB 컵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으며 결승행을 이끌었다. 이 정도면 토너먼트에 강한 선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면 그가 토너먼트에서 유난히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토너먼트에선 상대 팀들이 주포를 제어하는데 주력한다. 자연스럽게 타디치가 집중 견제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틈을 판 더 베이크가 영리하게 파고 들면서 득점 기회들을 만들어낸다. 축구 지능이 좋고 90분 내내 왕성한 활동량을 유지할 수 있기에 상대 수비의 순간적인 빈틈을 효과적으로 공략한다. 그가 토너먼트에서 올린 3개의 공격 포인트(2골 1도움)가 전부 원정에서였다는 점도 이에 일정 부분 기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스타일적인 면에선 여러모로 유벤투스 이적을 일찌감치 확정 지은 아스널 미드필더 아론 램지를 연상시킨다. 램지 역시 많은 활동량을 자랑하는 선수로 기술적인 세련미는 다소 떨어지지만 영리한 침투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양산해낸다. 포지션상의 차이는 있지만 성실성을 바탕으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선 일정 부분 박지성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제 아약스는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 홈에서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만큼 홈에서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구단 역사상 1995/96 시즌 이후 23년 만에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앞으로 아약스를 상대하는 팀들은 타디치와 지예흐, 네레스만 견제하고 있다간 판 더 베이크에게 당할 위험성이 있다.

Donny van de B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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