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한만성 기자 = 러시아 무대에 무난히 연착륙한 황인범(24)이 벤투호를 동아시안컵 우승으로 이끈 후 11개월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온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인천국제공항에서 K리그 소속 선수 10명을 우선 소집해 멕시코, 카타르와의 평가전이 열리는 오스트리아로 출국했다. 곧이어 8일 오후 FA컵 결승 2차전에 나선 울산, 전북 선수들이 9일 새벽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이어 부상을 당한 홍철 대신 대체 발탁된 수비수 정승현, 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나머지 선수들이 차례로 대표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벤투호는 오는 10일 독일에서 활약 중인 홀슈타인 킬 미드필더 이재성이 합류하면 '완전체'를 이루게 된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대표팀이 마지막으로 치른 공식 A매치는 지난 12월 열린 일본과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이었다. 당시 한국은 황인범이 터뜨린 중거리 결승골로 일본을 1-0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황인범은 대회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대표팀이 소집되지 않는 동안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루빈 카잔으로 이적하며 유럽파 반열에 올랐다.
지난 8월 루빈 카잔으로 이적한 황인범이 2~3개월간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에서 펼친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루빈 카잔은 황인범을 영입하는 데 이적료 250만 유로(현재 환율 기준, 한화 약 33억 원)를 투자했다. 이는 루빈 카잔이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하는 데 투자한 최고 금액이다. 그는 8월 23일 CSKA 모스크바를 상대로 치른 데뷔전을 시작으로 컵대회 포함 12경기에 출전하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황인범은 루빈 카잔에서 출전한 12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번갈아가며 맡으며 2골 4도움을 기록했다.
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무엇보다 황인범이 동유럽의 명장 레오니드 슬러츠키 감독이 이끄는 루빈 카잔으로 이적하며 공격적인 면모를 되찾았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그의 전 소속팀 밴쿠버 화이트캡스는 객관적인 전력이 북미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약한 편에 속했다. 이 때문에 황인범은 자신의 장점인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경기를 반복한 데다 잇따른 장거리 비행으로 지나치게 체력을 소모해야 했다.
그러나 황인범은 루빈 카잔 이적 후 자신의 자리를 되찾은 모습이다. 그는 주로 4-2-3-1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한 칸 내려선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으며 팀 공격을 연결해주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루빈 카잔 또한 올 시즌 황인범이 합류하기 전까지는 세 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그가 합류한 시점부터 팀 전력이 살아나며 CSKA 모스크바(2-1 승), 제니트(2-1 승) 등 강팀을 잡아내는 과거 '도깨비 팀'의 모습을 회복한 모습이다.
황인범 역시 전 소속팀 밴쿠버에서는 홈구장이 인조잔디였던 데다 팀 내 역할이 워낙 수비적이다 보니 자신의 최대 장점인 좁은 공간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턴동작, 공격을 풀어주는 침투 패스 등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공격적인 색깔을 지닌 루빈 카잔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상대 진영을 등진 상태에서 패스를 받는 순간 잽싸게 돌아선 후 전진 패스를 찔러주는 플레이는 황인범이 루빈 카잔에 합류한 후 그의 주특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비 시 깊숙한 중원 진영에서 패스 한방으로 빠른 역습을 전개하는 패스 또한 그의 전매특허 플레이다.
실제로 황인범은 올 시즌 현재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에서 90분당 평균 키패스 2.7회로 팀 내 1위, 드리블 성공률은 무려 83.3%에 육박할 정도로 효과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대표팀 일정은 황인범이 벤투호를 동아시안컵 우승으로 이끈 후 무려 11개월 만에 나서는 A매치다. 특히 그는 15일 멕시코를 상대로 엑토르 에레라(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디에고 라이네스(레알 베티스) 등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미드필더를 상대로 중원싸움을 펼친다. 이는 궁극적으로 빅리그 진출을 목표로 한 황인범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