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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카 주니오스

KFA 해외 벤치마킹의 기억: 아르헨티나 [최호영의 축구행정]

AM 1:00 GMT+9 19. 9. 12.
Fans Arrive to Argentina and Bosnia-Herzegovina Group F FIFA World Cup 2014 06152014
대한축구협회와 프로팀 행정가 출신 최호영씨가 골닷컴을 통해 그동안 겪었던 축구행정 실무 경험을 전한다.

[골닷컴] 브라질에서의 좋은 경험, 정보, 네트워크를 확보한 뒤, 세계 프로축구선수 공장의 2대 축(Axis)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이번 일정에는 아르헨티나 데포르티보 꼬레아노(당시 4부 리그) 구단주 최병수 변호사(전 성남FC 고문)의 도움을 받았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Asociación del Fútbol Argentino 이하 AFA), 보카 주니어스 등 주요 단체의 방문 일정을 잡아주었다. 이번 방문 역시 축구선수 배출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에서 어떤 시스템을 통해 경기력을 발전시키는지 조사해보기로 하였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내리자 도시명의 뜻 그대로 ‘좋은 공기’가 느껴졌다. 아르헨티나는 1970년 이전에는 세계 5대 경제 부국이었다. 포퓰리즘으로 인하여 지속해서 경제와 산업이 몰락하여, 우리가 방문했던 2006년도에도 경제상황이 좋지 못했다. 2019년 현재도 우파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좌익 페로니스트(포퓰리즘) 대통령이 당선된 그 날 주가가 35% 급락하는 등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축구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전 방문 국가였던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와 남미 경제 맹주 자리를 놓고 승기를 잡고, 산업과 경제가 나날이 발전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현상은 축구 산업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CBF(브라질축구협회)의 구성과 정책 등이 산업화로 인한 혜택을 많이 받아, 축구 산업에 스폰서들이 경쟁적으로 많이 들어왔다. 중산층의 증대로 축구장에 더 많은 관중이 들어왔다. 덕분에 협회 차원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AFA의 경우에는 브라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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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축구협회 (Asociación del Fútbol Argentino)

축구의 신 마라도나를 배출한 아르헨티나는 FIFA 월드컵 2회 우승국이다. 월드컵에서는 우리가 자주 접했으나, 실제 아르헨티나 축구를 세밀하게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브라질 선수들이 전 세계로 진출하는 것과는 다르게, 아르헨티나 축구 선수들은 유럽으로 진출을 많이 했다. 남미 원주민, 포르투갈 이주자, 아프리카 이주자, 아시아계 이주자가 다양하게 섞인 브라질과는 다르게 북부 스페인과 남부 이탈리아계 이주자들이 대부분인 단일 문화권이다. 이로 인해 유럽 외 이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견이 많았고, 실제 한국에 왔던 선수들이 적응에 실패하고 돌아간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2006년 당시 최병수 구단주를 통해 방문 연구조사 의사를 전달했고, AFA 부회장의 초청으로 김진국 기획실 실장과 같이 방문을 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AFA의 분위기는 조용했다. 실제 부서의 규모가 작고, 직원들의 숫자도 상당히 부족하였다. 위원회가 많이 있어, 자원봉사 형태로 은퇴한 명망 있는 축구인(경기인, 축구 행정가, 축구 언론인 등)들이 위원회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조사팀은 경기력 향상을 위한 벤치마킹이 주요 업무였으므로 경기력이라는 범주에서 유소년 개발과 관련된 사항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AFA 부회장이 직접 지휘하던 유소년 개발 위원회를 통해서 내용을 전수받기로 했다.

조사팀이 방문하는 시간에 맞춰, 위원회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위원회가 하는 주 업무는 유소년 리그 경기 규정을 다듬고, 장기적인 정책을 만들어, 실무 부서에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 보니, 위원회에서 정책 및 다양한 행정업무를 준비하여, 지역 축구협회가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었다. 기본적으로 유소년 리그를 지역별 연령별로 구성하고, 권역 및 전국 대회를 개최하는 등 유소년들이 다양한 경기를 통해 경기력이 향상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또한 연령대에 맞추어 여러가지 경기 규칙 규정을 반영하고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당시에 리그 중계권 예산이 확대됨에 따라 유소년 리그에 참여하는 선수들에게 심장 검사 및 기타 의료검진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신설되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도 축구를 하기 전에 의료검진이 제공되었다. 당시에는 이런 검사가 뭐가 중요한가 싶기도 했다. 그러나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선수들의 사례와 KFA에서 도입한 심장 검사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축구 역사가 깊은 나라에서는 이미 그 필요성을 인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팀은 유소년 개발 위원회에서 하는 회의도 참관하고, 진행 중인 과제와 하는 일에 대해 설명 듣고 토론도 하면서, 그들이 개발한 양질의 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실제 위원회 운영 형태와 업무 진행 과정 등을 기록하여 KFA 경기국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달하였다.

에제이자 트레이닝 콤플렉스 (AFA Predio Ezeiza)

이튿날 AFA 대표팀 훈련장을 방문하였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심에서는 차로 3~40분 정도 가야 하는 에제이자(Ezeiza) 시(市)에 대표팀 훈련장이 자리잡고 있다. 그 지역에 아르헨티나 프로축구단의 훈련 센터가 여러 개 위치하고 있다. 정식 명칭은 AFA Predio Ezeiza이며, 트레이닝 센터 본관 동, 실내 체육관, 축구장 총 10면을 보유하고 있다. 각급 별 대표팀의 훈련이 진행되는 곳이며, 기술 부서와 스포츠메티컬 부서가 설치되어 있다. 실내 체육관에는 수영장도 있는데, 여기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재활 등을 지원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한참 뒤인 2013년 완공된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 재활 pool 시설이 있어 수중 재활 등 치료가 자체적으로 가능하고, 이런 시설을 갖춘 프로축구단은 국내에서 전북 현대가 유일하다.

당시 파주 NFC에서 각 급별 대표팀 장비 불출과 관리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훈련복 유니폼 등 지급품 관리 문제가 누적되고 있었다. Ezeiza 트레이닝 컴플렉스에는 대형 물류 창고에 아디다스 후원을 받은 지급품들이 쌓여 있었고, 아디다스가 제공해준 전산시스템을 활용해, 장비 관리를 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후원품 주문과 각급별 대표팀에 불출 명세 작성 등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당시 KFA는 물품 수기 작성을 하고 있었고, 물품 관리에 애를 먹는 상황이었는데, 해당 벤치마킹은 상당히 유용했다. 특히 AFA가 처리하고 있는 용품 관리 방법 및 정보 등을 획득하여, 파주 NFC의 해당 관리팀에 전달해 이전과는 현저히 다른 관리 기법을 도입하도록 해주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도 물품이 착복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이를 근절하기 위해 아디다스와 협의하여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했다. 물론 우리의 경우 그런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일 수 있음으로, 당시 방식을 벤치마킹 연구 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에게 맞게 빠르게 적용했다. 도입 이전에는 남는 용품이 쉽게 선물용 등으로 반출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신규 관리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에는 모든 수량이 기록되고 관리됨에 따라, 해당 행정 업무의 신뢰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보카 주니어스 (Club Atlético Boca Juniors)

AFA 방문 조사를 마치고, 아르헨티나 최고 명문 구단인 보카 주니어스를 방문하게 되었다. 1905년에 그리스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들의 아들들로 구성된 라보카 (La Boca) 지구의 청소년팀은 아르헨티나 및 남미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축구단으로 성장하였다. 먼저 구단 기술 부서의 초청으로 유소년총괄을 만나 인사하고, 여러가지 훈련 방법 등에 대해 설명 들었다. 훈련이 독특하고 수준이 높았으며, 무엇보다 보카 주니어스라는 빅네임은 아르헨티나 및 남미 전역에서 청소년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매주 새로운 선수들이 테스트라는 명목으로 구단에 출입했고, 실제 구단은 매주 정식 테스트를 통해 좋은 자원을 선발했다. 그 당시에는 18세 미만 선수들의 이적이 지금처럼 타이트하게 관리되던 시절은 아니었기에, 재능 있는 유소년들은 종종 빅 클럽에 비싼 값으로 이적하곤 했다.

그들의 기술교육과 관련한 사항을 전수받고, 시설을 둘러보았다. 보카 주니어스 훈련장에는 매일 방송국 중계차가 3~4대씩 와 있었다. 모든 방송국에서 보카 주니어스의 일거수 일투족을 스케치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매일 소집 훈련하는 것과 같은 효과인 것이다. A팀 훈련이 있는 시간대는 어김없이 방송 중계가 잡힌다고 했다. 여러 명의 리포터가 선수들, 코칭스태프, 팬들과 인터뷰를 하고 선수들의 훈련을 스케치했다.

라 봄보네라 (La Bombonera)

이후 홈경기장으로 이동해 박물관을 견학하고 라 봄보네라(La Bombonera) 경기장 투어를 하였다. 당시 KFA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월드컵 기념관이라는 것이 있어, 2002년 월드컵 관련 기념 물품 등 다양한 볼거리와 기록물을 준비해 놓고 있었으나, 생각보다 관람객의 수가 적었다. 보카 주니어스의 홈경기장 투어는 1시간에 1회씩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었다. 박물관과 경기장을 한번 투어 하고, 기념품 판매점으로 나오는 일정이었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보카 주니어스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기본적인 콘텐츠가 워낙 좋다 보니, 어떤 상품과 서비스든 잘 팔리는 구조였다.

KFA에서는 월드컵 기념관을 대신하여 2017년에 풋볼 판타지움을 개관하였다. 기존의 단순한 박물관적 성격에서 체험 요소를 더하고, 간단한 식음 및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는 좀 더 종합엔터테인먼트적인 장소로 변화하였는데, 스포츠 마케팅 기업의 제안으로 기획되고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라도 바람직한 변화가 도입되면 언젠가 라 봄보네라의 경기장 투어와 박물관 같은 상품이 한국에도 개발이 될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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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축구 연구조사는 브라질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브라질이 축구의 기술 및 경기력을 여러가지로 다듬어 가는 세공법에 중점을 두었다면, 아르헨티나 축구 기술 및 경기력 관련 행정은 원석 그대로를 감상하는 법을 발전시키는 듯했다.

특히 아르헨티나 축구 연구조사를 통해 축적된 네트워크는 향후에 KFA가 우수지도자 해외연수, 해외 지도자 초빙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 및 제작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실제 기술 행정 분야 보다는 기술 코칭 등 근원적인 분야에서 아르헨티나 축구의 깊이가 있음으로 이후에 KFA는 해당 분야의 협업이 필요할 시 아르헨티나 축구와 협업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1차 경기 및 기술 행정과 관련한 연구조사는 마무리가 되었다. 조사단의 벤치마킹 결과를 정리하여 KFA 해당 부서에 전파해, 각 부서의 행정이 발전하도록 지원할 수 있었다. 짧게 정리하자면, 브라질은 축구의 산업화를 기반으로 남미의 맹주 다운 위치를 굳히고 있었고, 아르헨티나는 축구의 철학자 혹은 탱고 댄서와 같은 예술가 집단처럼 그들만의 고집이 서린 축구 그 자체를 구현하고 있었다.

*필자는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경영학부에서 재무학을 전공, 리버풀 축구산업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2006년부터 7년 간 대한축구협회 기획실, 발전기획팀, 기술교육국에서 근무하였다. 부산아이파크 홍보마케팅 실장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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