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현Goal Korea

K리그 유소년 육성, 과연 잘 되고 있나? [최호영 축구행정]

[골닷컴] 디나모 자그레브의 김현우, 베르더 브레멘의 박규현, 퀼른의 황재환 등 울산현대축구단 산하 현대고 선수들의 해외진출이 눈에 띈다. 이에 K리그의 유소년 육성에 대한 호평이 나오고 있다.. 18세 선수들의 해외진출 사례만 놓고 봤을 때는 분명 이전보다는 고무적인 추세인 것이 맞다. 하지만 깊숙이 들여봤을 때는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항상 지금보다 발전하기를 원하고, 주변에 잘 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늘 배우고자 한다. 축구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지금도 유럽의 주요 리그를 보유한 국가들이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새로운 전술을 고안하고, 지도자를 잘 교육하며, 큰 시장을 개발해왔다. 이와 같이 아직도 변방에 불구한 한국 축구는 늘 유럽의 앞선 정보를 우리에게 맞게 담으려고 하고 있다. 이는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세상을 잘 살아가려고 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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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 근본적인 개념과 구조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현재 우리의 상황에 접목해야 하는데, K리그 구단들은 특히 유소년 육성에 있어 근본적인 작업을 놓치고 있는 듯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K리그 구단들이 근본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유소년 체계를 다뤄보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축구는 1860년대부터 잉글랜드 사립학교 학생들에 의해 시작된 이래, 각계각층을 아우르고 다양한 조직의 관리와 운영을 통해, 그 지역을 대표하는 하나 또는 여러 구단으로 발전해왔다. 이들 구단이1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현재 프로축구리그에 참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긴 발전사를 통해 지금 우리 축구팬들이 환호하는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등의 리그와 클럽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 50년도 채 안되는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 프로팀은 어떻게 해야 할까? 유럽이 해온 축구를 통한 지역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일을 해야 하고, 특히 유소년 육성과 개발에 있어서도 그 오랜 기간의 작업을 아주 축약해서 진행해야 한다.

한국은 지금까지 학원축구팀이 지역별로 프로축구단과 별개로 존재를 해왔고, 이후 유럽과 남미식으로 산하 유스축구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AFC 클럽 라이센싱 조건에 맞추기 위한 방편으로 초등-중등-고등학교 각 1팀씩 보유하고 있다. 유럽과 남미에서는 산하 팀을 만들어 운영해온 이유가 지역 전체를 통합하여 선수를 발굴하고, 향후 팬으로 유입하기 위함이다. 만약 클럽 라이센싱 제도가 없었다면, 유소년 육성은 예전처럼 학원축구에서 하고, 프로축구단은 1군과 2군으로 나뉘어 프로야구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한국의 축구관계자들은 이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 의미와 파급효과를 제대로 알았다면, 지금까지 그런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이 안되었을 리 없다. 본 칼럼을 통해 K리그 구단이 지금부터 해야 하는 유소년 육성 구조를 제시하려 한다.

현재 우리는 각 지역별로 프로축구단이 골고루 존재하고 있고, 그 지역에 초-중-고 및 축구 클럽들이 영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프로축구단은 해당 지역의 모든 유소년 학원축구 및 클럽 축구를 통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A광역시에 B프로구단이 있다면, U12-15-18팀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먼저 B 구단은 12세 팀을 없애고, A 광역시 지역의 초등 리그의 학원 및 클럽 축구를 프랜차이즈화 해야 한다. 프랜차이즈의 조건은 매월 1-2회 지도자 교육, 매월 1회 A광역시 초등 리그 우수 선수를 선발하여 B구단 U12팀 지도자들이 훈련 및 점검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역의 우수 선수는 타지역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한다. 

자연스럽게 중등부 역시 초등과 같은 방식으로 지역을 통합한다. 고등의 경우는 B구단 산하로 특수목적고교 혹은 대안학교 등 직업으로 축구를 가질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중등에서 올라온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받는다. 이후 지역의 대학 혹은 K3 팀과 협업하여, U19-20 및 U22 카테고리의 선수까지 B구단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지금 같은 비효율적인 R리그도 없어지고, K리그 1~6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성인 축구 디비전 시스템도 갖출 수 있다. 

필자가 대한축구협회에서 근무할 때에도 이러한 개념을 전파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이해관계가 복잡하기도 하고, 프로연맹의 의지가 약했기에 시도할 수가 없었다. 프로구단에 있을 때도, 추진했으나, 워낙 성적에 대한 부담이 높았다. 또 장기적인 안목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그럴 환경과 조건이 안되어 긴 호흡을 가지고 실행할 수가 없었다. 아쉬운 부분이었다.

U-20 월드컵 남아공전 김현우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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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세계대회 준우승, 프로 산하 고교생들의 해외진출 등으로 프로 산하 선수 육성이 잘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좋은 선수들이 프로 산하로 몰리는 것이고, 그 중에 좋은 자원들 일부가 해외로 나가는 것이다. 결코 탄탄한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없는 구조이다. 너무 지엽적이고 풀이 작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지역 통합도 이룰 수가 없다. 지역의 학원 축구를 잘 활용하여 타 스포츠와는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기초 공사를 해야 한다.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의 홈 구장 베저스타디온은 42,000석이다. 브레멘 인구는 60만이며, 주말 홈경기에 42,000석이 늘 매진이다. 표를 구하려면 심지어 3~4경기 이후부터 가능하다. 오랜 기간 탄탄한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선수를 발굴하고, 팬으로 유입했던 결과이다. K리그도 앞서 설명한 유소년 육성 개발 운영 구조를 구축한다면, 10~12년 뒤에는 K리그도 유럽, 남미, 일본과 같은 큰 축구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경영학부에서 재무학을 전공, 리버풀 축구산업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2006년부터 7년 간 대한축구협회 기획실, 발전기획팀, 기술교육국에서 근무하였다. 부산아이파크 홍보마케팅 실장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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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골닷컴 / 대한축구협회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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