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여름 이적시장 때 이적료 무려 4억5000만 파운드(약 8680억 원)를 지출, 전례 없는 투자를 하고도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위기에 놓인 리버풀이 다가올 겨울 이적시장 때 또 한 번 스쿼드 보강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최근 바이아웃(최소 이적 허용금액) 조항이 유출된 앙투안 세메뇨(25·본머스)를 영입하기 위해 초기 접촉했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24일(한국시간)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의 말을 인용해 “리버풀은 세메뇨 영입 가능성에 대해 초기 접촉했다”면서 “세메뇨의 계약에 6500만 파운드(약 1255억 원)에 달하는 바이아웃 조항과 잠재적 바이아웃 조항 지급 조건 같은 세부 사항에 대해서도 이미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은 겨울 이적시장 문이 열리면 또다시 거액을 투자해 스쿼드를 보강하려는 계획 속에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낙점한 세메뇨의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세메뇨뿐 아니라 스타 선수들로 구성된 최고의 스쿼드를 꾸리기 위해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해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물론 리버풀 외에도 세메뇨에게 관심이 있는 구단들이 즐비한 탓에 경쟁이 불가피하다. 세메뇨가 EPL에서 검증된 데다, 바이아웃 조항이 유출돼 영입 협상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복수 구단이 노리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첼시 등도 세메뇨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리버풀은 이에 발 빠르게 영입 작업에 착수했다. 로마노 기자는 “제가 파악한 바로는 리버풀은 세메뇨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다른 구단들과 달리) 이미 세메뇨의 바이아웃 조항과 잠재적 바이아웃 조항 지급 조건 같은 세부 사항도 파악했을 정도로 적극적이며,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렇게까지 리버풀이 세메뇨 영입에 진심인 건, 이번 시즌 기량이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와 이별하려는 가운데, 그의 대체자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실제 리버풀 입단 이래 매 시즌 30골 이상 기록했던 살라는 ‘에이징 커브(선수가 나이가 들면서 능력이 감퇴하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를 피하지 못하면서 파괴력을 잃었다.
살라는 올 시즌 공식전 17경기 동안 5골(3도움)에 그쳤는데, 단순히 공격 포인트가 줄어든 것뿐 아니라 경기력 자체가 워낙 좋지 못하다. 신체 능력이 떨어지면서 스피드가 감소한 것은 차치하고, 결정적 찬스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빈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또 경기당 턴오버 횟수도 많다. 리버풀 특유의 역습 상황에서 그에게 볼이 가더라도 기대가 되지 않는 이유다.
자연스레 살라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팬들은 “살라를 이제 그만 보내줄 때가 됐다”면서 방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리버풀 출신 해설위원 제이미 캐러거도 “전방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수비 가담도 하지 않는다면 살라를 계속 기용할 이유가 없다. 살라가 매 경기 선발로 나서는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버풀은 결국 큰 반전이 없다면 올 시즌을 끝으로 살라와 동행을 마칠 거로 예상되고 있다. 서른 중반을 바라보는 살라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부활할 거란 기대를 아예 하지 않는 셈이다. 경기력이 처참한 그에게 높은 주급을 계속 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스포츠 재정 통계 전문 매체 카폴로지에 따르면 살라의 주급은 40만 파운드(약 7억 7100만 원)다.
세메뇨는 ‘돌격대장’으로 불릴 만큼 유려한 드리블 기술과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저돌적인 돌파가 장점이고, 강력한 슈팅을 앞세운 탁월한 득점력을 지녔다. 2선에서 주로 많이 뛰지만 최전방 공격수 역할도 맡을 수 있다. 2018년 브리스톨 시티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배스 시티, 뉴포트 카운티, 선덜랜드 등을 거쳐 2023년부터 본먼스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