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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LIVE] 항상 팬들 곁에 있을 것만 같은 선수가 떠나던 날 (영상)

[골닷컴, 전주] 김형중 기자 = 항상 옆에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은 종종 잊기 마련이다. 막상 없으면 아쉽고 찾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곁을 지켜주던 사람이 떠나면 불안할 때가 있다. K리그도 당분간 이런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 같다.

이동국이 은퇴를 선언했다. 무려 23년 간 축구팬과 함께 했던 그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미 은퇴했어도 이상할 법 없는 나이다. 만 41세. K리그에서만 무려 547경기에 나서 228골 77도움을 올린 그는 이제 한국축구사의 전설로 기억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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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우승 경쟁 맞대결과 강등 전쟁이 펼쳐진 다음날인 지난 26일, 모든 축구팬과 관계자는 이동국의 은퇴 소식을 그의 SNS를 통해 접했다. 언젠간 오게 될 일이었지만, 막상 그렇다고 하니 꽤 충격적이었다. 전북 구단에서도 전설의 은퇴 소식을 공식적으로 전하고 28일 기자회견 진행을 알렸다.

당일 아침, 한국축구사에 오래 기억될 선수의 앞날을 밝게 비춰주듯 하늘은 맑고 햇살은 10월 말 치고 눈 부셨다. 이동국이 은퇴 심경을 전할 ‘전주성’의 기자회견실에는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많은 취재진으로 붐볐다. 이별을 발표하는 전설의 한마디, 한마디를 전하고, 그 모습을 담기 위해 모두 분주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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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이동국이 기자회견실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전북 백승권 단장과 김상식 코치의 꽃다발 증정과 덕담으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백승권 단장은 이동국의 밝은 앞날을 기원하면서도 아쉬움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어서 진행된 이동국의 기자회견. 은퇴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정신이 몸을 지배하며 선수 생활을 해왔는데 이젠 그게 안된다’는 것이었다. 가장 최근 겪은 무릎 부상 후 조급해 하는 자신을 발견했고, 정신이 나약해진 모습에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신이 몸을 지배했다는 그의 말을 곱씹어 보니, 지금까지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어 지난 날을 돌아봤다. 축구인생 최고의 순간으로는 포항에서 첫 프로 유니폼을 받았을 때를 꼽았다. 아직 등록도 되지 않은 33번 이동국 이름 석자가 쓰여진 유니폼을 받고 너무 기뻐 며칠밤을 입고 잤다고 한다. 또 2009년 전북 이적 첫 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린 순간을 축구인생 중 가장 화려했던 순간으로 기억했다.

혹자는 이동국을 오뚝이라고 부른다. 전북의 이동국만 보았던 팬이라면 모를 수 있지만, 과거 20대의 이동국은 파란만장한 축구인생을 보냈다. 1998년 월드컵 때 혜성처럼 나타나 국민들의 기대를 높였지만,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출전이 좌절되며 쓴맛을 봤다. 선수 본인도 2002년 월드컵 명단 제외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것을 항상 기억하고 살다 보니 지금까지 운동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실패와 성남에서의 부진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손을 잡아준 은사 최강희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정말 많은 분들께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신 분이고 평생 감사하는 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식 기자회견 후 일부 기자들에게 “중국 가시고 전화번호도 바꾸시고 연락도 잘 안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 말 속에서조차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느껴졌다.

‘라이온 킹’이라 불리지만 역시 부모님 생각에 울컥하기도 했다. 지난 밤 부모님과 대화를 하다 부친께서 ‘이제 나도 은퇴를 해야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이동국은 23년 간 프로 생활을 했지만 부친은 아들이 축구화를 처음 신었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30여 년을 뒷바라지하였다. 이동국은 참았던 눈물을 보이며 감정을 추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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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질문이 오간 후 풋프린팅 행사를 진행했다. 전북 구단이 레전드를 예우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두 개를 제작해 하나는 선수 본인이 소장하고, 다른 하나는 구단이 전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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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사 후에는 이동국이 직접 취재진에게 한마디 하였다. “그동안 저만 사진을 찍었는데, 오늘은 마지막으로 제가 사진을 한번 찍어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휴대폰을 꺼내 셀카를 찍었다. 23년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언제나 경기 후 만났던 취재진과의 이별도 아쉬웠나 보다.

공식 행사가 끝난 후에는 취재진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었다. 이후 오후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떴다. 그의 오후 일정은 팀 훈련이라고 한다. 자신의 K리그 548번째 경기이자 23년 커리어 마지막 경기를 위해 평소의 루틴대로 움직였다. 그의 뒷모습에서 프로 선수로서의 책임감이 보였다.

사진/그래픽 = 골닷컴

영상 = GOAL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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