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성모 기자 = 전세계 210개국에서 시청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콘텐츠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가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출범 25주년을 맞이했다. 세계인의 축구 네트워크 골닷컴이 ‘GOAL 특별기획’ 연재를 통해 현재의 EPL을 더 풍부하게 즐기는데 도움이 될만한 지난 25년 EPL의 중요한 흐름과 사건을 소개한다. 매주 화요일 연재. (편집자 주)
루드 반 니스텔루이(맨유)와 티에리 앙리(아스널). 비슷한 시기에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며 몇시즌 간 득점왕 경쟁을 했던 당대 최고의 공격수들이다.
두 사람의 경쟁은 아스널이 2003/04시즌 ‘무패우승’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던 앙리가 좀 더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그 직전의 시즌이었던 2002/03시즌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이 시즌, 반 니스텔루이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44골을 작렬하며 앙리를 제치고 득점왕을 차지함은 물론, 맨유가 아스널에 리그 우승을 내준지 1시즌 만에 다시 리그 최정상에 서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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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감독의 은퇴 계획 발표 및 번복이라는(2002년 초의 일) 큰 사건이 있었던 이 시기, 맨유와 퍼거슨 감독은 서서히 1999년 ‘트레블’의 팀에서 탈피해 변화와 진화를 추구해나간다.

1. ‘44골’ 반 니스텔루이 EPL 득점왕에 오르다
2002/03 시즌은 ‘반 니스텔루이의 시즌’이었다. 직전 시즌이었던 2001/02시즌 맨유에서 리그 23골, 모든 대회 36골을 터뜨리고도 아스널의 앙리에 득점왕을 내줬던 반 니스텔루이는 이 시즌 리그 25골, 모든 대회 44골이라는 경이적인 골 기록을 남기면서 개인으로서도 EPL 득점왕을 차지하고 팀에도 리그 우승을 안겼다. 이 시즌 그가 기록한 44골은 그의 커리어 전체 중에서도 한 시즌 중 최다 골기록이었다.
이 시즌, 맨유는 시즌 초반 볼튼, 리즈에 2연패를 당하면서 한 때 리그 10위까지 처지는 불안한 시작을 보였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 하에 수차례 ‘슬로우 스타터’로서의 강한 저력을 보여줬던 맨유는 2003년 들어 단 한 경기에서도 패하지 않는, 그마저도 3무를 제외하고는 전승을 거두는 모습을 보이며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아스널보다 승점 5점이 앞선 우승을 차지했다.
반 니스텔루이는 그 중 리그 마지막 8경기에서 매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의 역전우승을 이끌었다.
2. 퍼디난드의 입단과 수비진 개편
이 시즌 맨유에서 또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세계 최고의 수비수 이적료(약 3000만 파운드)를 기록하며 영입한 리오 퍼디난드를 중심으로 한 수비 개편이었다.
이미 1998/99시즌 트레블을 달성할 당시의 센터백들이 대부분 팀을 떠난 상태에서 퍼거슨 감독은 퍼디난드를 중심으로 실베스트르, 브라운, 오셔 등을 다양한 포지션에 기용하며 새로운 수비 조합을 찾는 데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퍼디난드는 이 시즌은 물론 이후 맨유 수비진의 핵심으로 거듭난다.
한편, 35세에 맨유에 입단했던 베테랑 수비수 로랑 블랑은 이 시즌 맨유에서 리그 우승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3. 베컴의 이적과 새로운 맨유의 시작
한편, 이 시즌은 맨유 유소년 팀 출신으로 당대 잉글랜드 최고의 스타였던 데이비드 베컴이 맨유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이기도 했다. 2003년 2월 15일 아스널과의 FA컵 대결에서 일어났던 퍼거슨 감독과 베컴의 충돌이 결정적인 계기였지만, 그 이전부터 ‘슈퍼스타’가 된 후 베컴의 팀에 대한 기여에 의문을 품고 있던 퍼거슨 감독은 결국 팀 내 최고의 스타를 내보내는 강단 있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그 결과, 베컴의 7번 유니폼을 이어받으며 맨유에 입단하는 것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이 시즌은 2002년 초 은퇴 결심을 번복하며 맨유 리빌딩에 나선 퍼거슨 감독의 의중대로 맨유가 1999년 트레블 팀에서 새로운 위대한 팀으로 변해가는 과도기이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이 시즌 맨유에서 뛴 선수들로는 당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렸던 베론과 훗날 우루과이 레전드 공격수가 되는 디에고 포를란 등이 있었으나 두 선수는 모두 그들에게 걸렸던 커다란 기대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특별기획 12편2002/03시즌, 우승 팀 외 주요 선수들
아스널의 ‘킹’ 티에리 앙리가 반 니스텔루이에 1골 부족한 24골을 기록하며 득점랭킹 2위에 올랐다. 블랙번 유소년 팀 출신의 사우샘프턴 공격수 제임스 비티는 자신의 커리어 중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반 니스텔루이, 앙리의 뒤를 이었다.
또 눈에 띄는 선수들은 리즈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던 호주 출신의 공격수 마크 비두카(20골), 그리고 과거 아스널을 떠난 후 레알 마드리드, PSG, 리버풀(임대) 등을 전전했던 공격수 아넬카(15골)이었다.
2002/03시즌, 프리미어리그 외 주요 사항
1. 맨유 VS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로만 아브라모비치
이 시즌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의해 탈락했다. 두 팀의 두 차례 맞대결 중 특히 올드 트래포드 전에서 열렸던 2차전이 유명한데 이 경기에서 두 팀은 총 7골을 주고 받으며(4-3 맨유 승) 명승부를 연출했다.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한 것으로도 널리 회자되는 이 경기는 한편으로는 이후 잉글랜드 축구계를 완전히 바꿔놓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경기이기도 했다. 두 팀의 경기를 올드 트래포드에서 지켜본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바로 이 경기를 계기로 EPL 팀을 인수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가 축구팀을 인수하는 계기가 됐던 경기가 챔피언스리그 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 그가 보여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열망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그는 이후 런던 소재의 두 클럽 첼시와 토트넘에 접근을 하게 되는데, 그의 최종결정은 첼시였다.
2. ‘Remember the name, Wayne Rooney’
이 시즌 중 2002년 10월 19일,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여전히 회자되는 유명한 장면과 코멘트가 탄생했다. 정확히는 에버튼의 홈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튼 대 아스널의 경기에서 나온 장면이었다.
아스널은 이 경기까지 30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양팀이 1-1로 무승부를 이룬 상태로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순간, 16세의 어린 신예가 날린 장거리 슈팅이 총알 같이 아스널 골문을 가르며 아스널의 무패행진을 깨고, 에버튼에 승리를 안겼다.
그 골의 주인공은 웨인 루니. 이 골의 임팩트가 너무 컸던 탓에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는 “Remember the name, Wayne Rooney”라는 코멘트를 남겼고 그 코멘트는 오늘날까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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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및 영상 자료
Complete History of British Football 150 years of season by season action (The Telegraph)
The Mixer, The Story of Premier League Tactics from Route One to False Nines (Michael Cox)
아르센 벵거 아스널 인사이드 스토리(존 크로스)
오피셜 프리미어리그 2002/03시즌 리뷰 비디오
오피셜 맨유 2002/03시즌 리뷰 비디오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역사 섹션
맨유 공식 홈페이지 역사 섹션
그래픽=골닷컴 박성재 디자이너
글=골닷컴 이성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