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병규 기자 = “새벽 3시에 산에 올라 개인 운동을 시작했어요. 첫 선발일 땐 손이 떨려서 밥도 제대로 못 먹었죠”
대구FC에서 ‘체코박’이라는 별명을 얻은 미드필더 박한빈. 그는 지난 2월, 체코 1부리그 FC슬로반 리베레츠로 임대되었지만 유럽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져 3개월 만에 대구로 복귀하였다. 이후 개인 운동을 시작으로 2군에서 눈물겨운 노력 끝에 1군 출전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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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은 박한빈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체코 생활부터 1군 복귀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려 한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편에 이은 2편이다.
5월경 한국으로 복귀한 그는 곧장 팀에 합류하지 않고 한 달여간 개인 시간을 가졌다. 시즌 초 임대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였고 코로나19로 체코에서도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공백기 동안 떨어진 몸을 빠르게 끌어 올려야만 했다. 박한빈은 “한국에 오니 이미 시즌은 시작 중이었고 늦게 합류한 만큼 동료들의 컨디션에 최대한 맞추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달 동안 매일 새벽 3~4시에 일어나서 등산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새벽 운동이 끝나면 오후, 저녁까지 틈이 날 때마다 운동했다”며 일화를 들려주었다.
1997년생으로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2016년 대구에 입단한 그는 첫해 6경기에 출전하며 프로선수로서 이름을 알렸다. 데뷔 시즌을 떠올린 박한빈은 “프로가 처음이었기에 학생 때와 많이 달랐다. 벽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여 좌절할 때도 많았다. 반대편 전환과 피지컬에 장점이 있었다고 생각하였는데 주눅이 들어서였는지 항상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그는 매 시즌 15경기 이상 출전하며 기회를 늘려갔지만 대부분이 교체 출전이었다. 2018시즌에는 24경기를 출전하였는데 초반 8경기와 최종전을 제외화곤 15경기를 벤치에서 출발하였다. 2019시즌에는 15경기 출전 중 선발은 단 5차례였다. 출전에 목 말랐던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은 심정으로 체코 임대를 떠났지만 이 마저도 코로나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한국으로 복귀하여 초심의 각오로 훈련에 매진했다. 개인 훈련을 마친 뒤 2군으로 합류한 박한빈은 “항상 대구의 주전 경쟁은 치열하고 힘들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했다. 솔직히 정말 많이 힘들었다. 2군은 1군과 분위기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다. 언제 1군으로 합류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감은 커져갔다. 그러나 수 없이 다짐하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자 기회가 찾아왔다. 팀이 5경기에서 1무 4패로 부진에 빠지자 박한빈이 1군으로 긴급 콜업되었고 20라운드 울산 원정에 동행했다. 그때까지만 하여도 박한빈은 잘해야 후반 교체 투입을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 당일 점심, 선발 출전 통보를 받았다. 박한빈은 “선발 소식을 듣고 너무 긴장되었다. 축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떨리는 순간이었다. 점심을 먹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렸고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우연의 일치였을까? 2019년 8월 11일 울산 원정에서 경기를 뛴 이후 약 1년 만에 기회가 찾아온 셈이었다. 그는 “이번 기회가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였고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당시 경기 출전이 너무 간절했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깜짝 선발 출전한 박한빈은 종횡무진 뛰어다니고 상대의 위협에도 머리를 끝까지 들이미는 등의 투혼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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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라운드에선 극적인 동점골까지 터트렸다. 하필이면 시즌 첫 출전 기회를 잡았던 울산을 상대로 골망을 갈랐다. 박한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나에게 울산전은 항상 특별했다. 당시의 동점골은 너무 소중했다. 골을 넣고 나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힘들었던 순간이 아주 짧게 머릿속을 스쳐 갔다. 경기가 끝나고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들이 밀려왔다. 절대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며 회상했다.
힘들게 기회를 잡은 박한빈은 여기서 안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우선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 내년에도 꾸준한 관리를 통해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지금의 각오로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 팬들에게도 좋은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 박한빈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항상 투지 넘치는 선수로 느꼈으면 좋겠다. 그 말을 듣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