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병규 기자 = “그래도 유럽 물(?)은 먹고 왔잖아요?”
최근 대구FC 팬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체코박’이라 불리는 사나이, 미드필더 박한빈이다. 그는 지난 2월, 체코 1부리그 FC슬로반 리베레츠로 임대되었지만 유럽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는 바람에 3개월도 채 안 되어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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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개인 운동으로 몸을 끌어올리며 2군에 합류한 박한빈은 눈물겨운 노력 끝에 1군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는 경기 내내 몸을 던지는 투혼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중요한 순간 귀중한 골까지 터트려 부진이던 팀의 분위기 반전까지 이끌었다.
‘골닷컴’과 인터뷰를 가진 박한빈은 체코 생활부터 다시 1군 기회를 얻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우선 그는 지난 25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포항 스틸러스와의 26라운드 대결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전반 36분 대구의 수비진영 사이드라인에서 최전방까지 4명을 제치며 약 70m가량 돌파했다.
박한빈은 “팀 특성이 역습을 추구하기 때문에 볼을 뺐고 앞을 봤는데 공간이 넓었다. 드리블하면서 상대 수비를 제쳤고 고개를 드니 우리 공격 숫자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감이 있었고 계속 돌파를 시도한 것이 성공적이었다. 경기 후에 동영상을 보았는데 슈팅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됐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진귀한 장면에 관중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는 “드리블할 때에는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환호가 들리지 않았다. 어느 지점까지 돌파하였는지는 인지하고 있었는데 막상 거기까지 돌파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20라운드에 깜짝 선발 출전하여 7경기 만에 자신감이 오른 모습에 대해서는 “체코 임대 복귀 이후 줄곧 2군에서만 훈련을 했다.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고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부담은 컸지만 뛰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팀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었지만 동료들과 쳐진 분위기를 함께 이겨내려고 노력한 것이 컸다”며 달라진 점을 분석했다.
박한빈은 지난 2월 체코로 떠났다. 그러나 코로나19 탓에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한 채 5월경, 귀국을 서둘렀다. 이후 개인 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 올린 후 7월에 대구 2군으로 합류했다. 갑작스러웠던 체코 도전 과정부터 묻자 “지난 시즌에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힘든 시기였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기회가 되어서 임대를 떠났다. 스스로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비록 체코에서 거둔 성과는 없지만 작은 유럽이라는 문을 두드려 봄으로서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했다.
리베레츠는 체코의 북쪽이자 독일의 동쪽 드레스덴과 인접해 있다. 그러나 2월 초 유럽을 급습한 코로나19로 모든 일상생활이 중지되었다. 그는 “코로나가 갑자기 심해지면서 집에만 있었다. 팀 훈련은 1주일마다 소규모 인원으로 나누어서 진행하였다. 초반까지는 그렇게 진행하였으나 상황이 점점 심해지자 훈련 자체가 늦춰지거나 중단되었다. 그래서 집에서만 홈 트레이닝만 했다”며 당시 상황을 알려주었다.
유럽의 빅리그는 아니었지만 작은 무대부터 차근차근 도전하자는 박한빈의 설렘과 다짐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는 “체코에 가기 전까지만 하여도 마음을 정말 강하게 먹었고 무조건 부딪혀 도전하자는 각오였다. 그러나 코로나로 점점 훈련조차 하지 못하자 불안해지면서 멘탈이 흔들렸다. 한국 복귀가 결정되었을 때는 준비되지 않은 몸 상태에 불안했다”고 했다. 이어 “유럽에서 무엇인가 하지 못한 것에 많이 아쉽다. 좋은 시기에 임대를 간 것도 아니었고 양측 구단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도 미안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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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웃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마저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었다. 박한빈은 “체코를 간다고 해서 간단한 인사말을 배웠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에 많이 사용하지 못했다. 그냥 매일 동료들에게 인사만 하고 다녔다”며 호탕하게 웃은 뒤 “초반에는 프라하 여행도 다녀왔다. 그때 정말 유럽에 왔다고 느꼈다. 프라하 명물 굴뚝빵도 먹고 꼴레뇨(족발)도 먹었고 주요 관광도 모두 하였다. 너무 좋았다. 물론 1박 2일이었지만 말이다(웃음). 그런데 코로나가 심각해지자 이동 제한 봉쇄령이 터져서 곧장 리베레츠로 돌아왔다. 다음에는 축구 대신 관광으로 다시 다녀오겠다”며 추억을 꺼내 들었다.
비록 아쉬운 도전으로 남았지만 유럽을 다녀왔기에 팬들 사이에서 ‘체코박’으로 각인되었다. 이에 대해 박한빈은 “맞다. 나름 유럽을 다녀온 사람이다. 태어나서 이런 별명은 처음인데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팬들뿐 아니라 팀에서도 이미 체코박으로 불린다”며 웃었다. 이어“훈련장에서 전부 체코박이라 부른다. 가끔 피지컬 때문에 야야투레 같다고 하여 ‘야야 한빈’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경상도 사투리로도 누군가를 부를 때 ‘야~야~’라고 불려서 혼합되는 거 같다”고 했다.
[2편에 계속]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