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병규 기자 = “이제 막 알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수원FC 미드필더 김건웅이 스스로를 ‘부화 단계’에 빗대었다. 그는 프로 데뷔 5년 차지만 1997년생(만 23세)으로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로 꼽힌다. 자신의 생일에 시즌 첫 골을 터트린 그는 베테랑 조원희 플레잉 코치와의 훈련 일화를 들려주며 재미있는 세레머니로 존재감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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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웅은 울산 현대 유스 출신으로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185cm의 훤칠한 신장과 강력한 중거리 슛, 정확한 패스가 그의 장점이었다. 지난 2016년 울산을 지휘했던 윤정환 감독 아래서 기회를 얻어 데뷔 시즌에 12게임을 소화했다. 당시 그의 나이 만 19세였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며 출전 기회는 줄어들었고 기회를 찾아 떠났다. 2019시즌 전남 드래곤즈로 임대되어 33경기를 소화하며 원 없이 뛰었다. 김건웅은 “2년간 기회를 잡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 선수는 뛰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전남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그때 확실히 알았다. 그라운드에 나서니 너무 좋았고 그 자체가 행복했다”며 회상했다.
그리고 올 시즌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고등학교 시절 은사인 김도균 감독이 지휘하는 수원FC로 이적했다. 그는 “저를 믿어 주신 감독님 밑에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제가 꿈꾸는 목표도 펼치고 싶었다. 팀 합류 후 저를 따로 부르시거나 특별한 조언은 없으셨다”며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수원도 정재용, 장성재, 정선호, 김재헌, 유주안 등 쟁쟁한 경쟁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에 관해 “오히려 쟁쟁한 경쟁 상대들이 있기에 이겨내려고 노력하다 보니 저에게 득이 되었다. 조금 더 간절해지고, 더 노력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며 선의의 경쟁이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김건웅은 K리그2 2년 차지만 해가 바뀔수록 리그 전체가 성장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는 “올해가 작년보다 모든 팀의 선수층이나 경기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매 경기 승부가 가늠이 안 된다”고 했다.
데뷔 5년 차를 맞은 김건웅은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며 “그때는 어렸기에 정말 패기 있게 플레이했다. 모든 것이 잘되는 느낌이었다. 플레이에서도 자신감이 많았다. 그러나 출전을 하지 못하면서 자신감이 하락했다. 그래서 작년과 올해를 뛰면서 자신감을 찾고 있다”고 했다. 얼마큼 성장한 것 같은지 묻자 “글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떨 땐 플레이가 침착한 것 같은데 때론 아니고… 이것도 성장 단계인 것 같다. 아직도 스스로를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김건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다. 미드필더 출신이지만 노력 끝에 수비수도 겸직하여 스리백의 한 축을 맡기도 했다. 비록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동년배인 1997년생 친구들은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기에 행여나 욕심이 없는지 물었다. 그러자 “주변에서는 네가 왜 대회에 나가냐며 타박하지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선수라면 꿈꾸는 무대다. 만일 기회가 온다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수원은 올 시즌 초부터 승승장구하며 리그 선두권을 유지했지만 최근 주춤했다. 그러나 경남FC전 집념으로 따낸 값진 승리로 2연승을 챙기며 다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그는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동안 선수들이 1위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고 압박감도 느꼈던 것 같다. 잠시 부진했지만 남들보다 더 많이 뛰고 결과를 내야 한다는 다짐이 강했다. 우리가 강팀이라는 것을 각인시켰고 선수들이 더 의욕 있게 뛰면서 승리를 만들었다”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팽팽했던 승부의 균형을 다시 벌린 중거리 슛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건웅은 “저에게도 이 골은 정말 중요했다. 사실 수원에 오면서 부진했다면 부진했을 수 있는데 그 부담을 내려놓았다. 이제 알을 깨고 나오는 단계인 것 같다. 성장을 위해 한층 더 깨고 나와야 할 것 같다”며 터닝 포인트가 된 득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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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웅은 오직 팀의 승격만 바라보고 있다. 시즌 개인 목표, 승격 시 기대되는 맞대결 상대를 묻자 “정말 생각해 보지 않았다. 오로지 수원의 승격을 돕고 싶을 뿐이다. 그 부분은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마침 수원은 오는 6일 전남과 대결을 펼친다. 김건웅의 또 다른 친정 팀이지만 아쉽게도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그는 “저도 너무 아쉽다. 사실 올 시즌 첫 만남 때 출전했는데 주변에서 너무 거칠었다고 이야기했다. 돌이켜 보니 9분 만에 경고를 받았다. 저도 모르게 의욕이 넘쳤나 보다”며 결장에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동료들이 승리를 챙겨 올 것이라며 응원했다. 그는 팀의 공격을 담당하는 안병준과 마사를 언급하며 “든든함 그 자체다. 앞에서 많이 뛰어 주고 골도 넣어준다”며 활약을 기대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