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병근한국프로축구연맹

[GOAL 인터뷰] ‘감독’ 이병근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골닷컴] 박병규 기자 = 오랜 코치 경험이 있었지만 감독이라는 위치는 또 다른 자리였고 차별점을 두어야 하는 역할이었다. 대행을 거쳐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이병근 감독이 한 시즌 동안 느낀 감회였다. 

동계 전지훈련 도중 갑작스럽게 감독대행을 맡아 한 시즌 동안 대구FC를 이끌어 온 이병근 감독이 우여곡절 많았던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는 현역 은퇴 후 2008년부터 경남FC에서 스카우터 및 코치로 시작하여 수석코치 자리까지 올랐다. 이후 수원 삼성의 수석코치, 감독대행까지 맡으며 10여년동안 현장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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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 시즌처럼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팀을 이끌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가 수원에서 대행을 맡았던 기간은 약 2달 남짓이었다. 경험 부족도 걱정거리였지만, 설상가상 코로나19까지 터지며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추후 개막을 알린 K리그 일정은 예년과 달리 대폭 줄어들어 상위권을 향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다행히 2시즌 연속 파이널 라운드A 진출로 시민구단의 자존심을 지키며 마침내 대행을 벗어 던지고 대구의 11대 감독으로 임명되었다. 

‘골닷컴’과 인터뷰를 가진 이병근 감독은 “코로나 초창기 시절, 대구는 가장 많은 타격을 입었던 도시였다. 그 여파는 구단도 컸다. 기약 없는 외출 자제와 훈련 자제 등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린 선수들도 불안해하며 두려워하는 경향이 컸다. 모두들 숙소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당연히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걱정도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연습경기를 할 수 없어 자체 게임에만 의존했다”며 지난 봄을 떠올렸다.   

세징야 경기 종료 좌절한국프로축구연맹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시즌 초반부터 4경기 무승(3무 1패)에 빠지며 10위까지 떨어졌다. 그는 “정말 어려웠다. 막상 경기를 해보니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체력이 떨어진 것도 눈에 보였다. 특히 대구만의 장점이 나오지 않은 것이 가장 어려웠다. 팬들도 많이 아쉽고 속상하였을 것이다. 저 역시 갑자기 맡은 감독직이어서 어려움이 많고 부족한 것이 많았다”고 했다.   

지난 시즌 인기 구단으로 급부상한 대구의 기대치가 많이 올라간 점도 어깨를 짓눌렀다. 이병근 감독은 “그런 영향도 컸다. 그러나 초반에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자신감 떨어진 모습이었다. 분위기 전환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았는데 5라운드 성남전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구성원 모두가 많은 것을 느꼈는지 절실히 준비하면서 거둔 시즌 첫 승이었다. 다행히 그 경기가 상승세의 요인이 되었다”며 터닝 포인트를 짚었다. 실제로 대구는 성남전 이후 5승 1무를 거두며 6경기 무패를 기록했다. 순위도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대구 승리한국프로축구연맹

이병근 감독은 코치로 오랫동안 필드에 있었다. 그럼에도 감독은 또 다른 자리였고 어려움을 많이 느낀 위치였다. 그는 “코치도 코치 나름대로의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코치 시절에는 훈련에만 신경을 많이 쓰고 감독이 요구하는 포인트를 지도하면 된다. 그리고 세세하게 선수들을 다독이는 역할도 필요하다”며 운을 뗀 뒤 “그러나 감독은 구성원 전체를 바라보고 컨트롤해야 한다. 때론 선수들과 밀당하며 분위기 싸움도 가져가야 한다. 그 속에서 어떻게 하면 저 선수의 경기력을 극대화할지, 동기부여를 어떻게 해 줄 것인지, 선발 명단을 꾸릴 때 어느 포인트에서 채찍을 들 것인지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한 시즌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실수’라는 단어를 종종 언급하기도 했다. 이유에 대해 묻자 “그냥 열심히 훈련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보니 잘못된 방법이었다. 경기 중에는 상황에 맞게 전술 변화도 가져가야 하며, 상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또 다른 계획을 내세운다든지 말이다. 여러 가지 복합 요인에서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이 잘 통할 때도 있었지만 안 될 때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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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한 시즌 동안 감독대행으로 경험을 얻으면서 새 직책인 감독이라는 호칭에 어색함은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그의 얼굴에는 고심이 가득해 보였다. 행여 대행으로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었는지 묻자 웃으며 “아니다”고 한 뒤 “파이널A 결정 전까지 우리 성적이 좋지 않았다. 시즌 첫 목표는 파이널A 진출이었고 이후의 목표는 나중에 결정하자는 마음이었다. 솔직히 팀이 상위권에 근접할 때는 쉽게 우리가 원하던 목표로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위 팀들에게 발목이 잡히며 오판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부담감이 컸다”고 했다.  

그는 “다행히 파이널A에 들어가면서 1차 목표를 완수하여 마음이 편안했다. 그런데 올 시즌처럼 성적이 뚜렷하게 갈린 상황에서 4~6위 팀에게는 동기부여가 힘들었다. AFC 챔피언스리그 가능성도 우리가 빠르게 획득하면서 더 심해졌다. 그래서 매번 걱정이 많았고 선수들의 움직임도 떨어져 보였다. 성적에 마음은 홀가분하였으나 안일했던 점이었다”며 부족했던 것을 좋은 경험으로 삼아 보완할 것임을 다짐했다. 
[2편에 계속]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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