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단독인터뷰] 이영표 “대표팀 수비 문제? 축구는 ‘자동차’가 아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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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골 단독 인터뷰)
대한민국 최고의 풀백 이영표와 가진 골닷컴의 단독 인터뷰. 1편, 대표팀 수비 문제에 대한 이영표의 의견.

[골닷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이성모 기자 = “자동차는 한 부분에 문제가 있으면 그 부속품만 바꾸면 된다. 그러나 축구는 자동차가 아니다. 어느 한 포지션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선수만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70여일 앞두고 많은 팬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최근 북아일랜드, 폴란드를 상대로 가진 두차례의 평가전 이후에도 많은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에는 긍정적인 의견도 부정적인 의견도 있지만 한 가지 큰 공통점은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이 수비 불안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붙박이 수비수로 127경기를 출전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이자 PSV, 토트넘, 도르트문트 등 유럽 빅클럽에서 뛴 경험을 가진 이영표만큼 대표팀에 대해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현재는 KBS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영표 위원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따로 만나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한 그의 생각, 그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미래 커리어, 그리고 지금까지도 늘 회자되는 그의 ‘손흥민 예언’과 이승우에게 보냈던 조언 등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영표와 나눈 인터뷰 그 1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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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영표 “대표팀 수비 문제? 축구는 ‘자동차’가 아니다”

골닷컴 : 안녕하세요 이영표 위원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영표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골닷컴 : 우선 이번에 벨파스트전 앞두고 대표팀 공개 트레이닝 때 김진수 선수와 잠깐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봤습니다. 김진수 선수는 이 위원님의 포지션 후배이기도 한데요. 혹시 포지션과 관련해서 나누신 이야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영표 : 이번에는 그냥 인사만 했습니다. 

골닷컴 : 사실 한동안 대표팀의 풀백 혹은 윙백 포지션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오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위원님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있고요. 또 측면 수비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수비가 불안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입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영표 : 팬들은 어떤 포지션에 어떤 선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현재 대표팀의 윙백이 특별히 약하다 혹은 취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수비가 약하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만약 수비에 문제가 생겼다면 그것은 수비 전체의 문제이지 특정 포지션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윙백이라고 하면 윙백을 강하게 만드는 건 앞의 윙포워드, 옆에 미드필더 와 중앙수비수, 그리고 골키퍼까지 모두 영향이 있죠. 어떤 한 부분이 약하다는 것은 그 주변에 문제가 있다는 뜻 입니다. 

만약 약한 부분이 미드필더라면 그 주변, 중앙 수비라면 그 주변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주변 조직이 약하기 때문에 그 조직의 중심에 있는 선수가 약해보이는 것 입니다. 물론 형편없는 선수가 있을수는 있지만 한국대표팀에 그런 형편없는 선수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수비라인에서 윙백 이라는 포지션은 상대공격의 타겟 입니다. 현대 축구에서 대부분의 골은 양쪽 사이드가 무너질때 만들어집니다. 우리는 상대의 윙백을 노리고 상대도 우리의 측면을 노리죠. 이것이 바로 수비가 약할때 윙백이 불평을 듣는 이유입니다.

대표팀수비에 대한 올바른 비평은 수비조직 이여야지 특정 선수나 포지션 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원인과 현상 이 두가지를 같이 봐야지 하나만 보면 안 됩니다. 

골닷컴 : 사실 최근 대표팀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각을 보면 윙백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특정 포지션에서 누군가가 문제를 보이면 그 선수를 다른 선수로 바꾸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원님 말씀은 그게 아니라 전체가 수비 조직으로서 보완해야 한다 그런 말씀인 것 같습니다. 

이영표 : 당연히 그렇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겼다고 이 선수만 바꾸면 문제가 해결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선수를 바꾸면 이전 선수때문에 감추워져 있던 또 다른 문제가 새로운 선수로 인해 생겨나기도 합니다. 자동차는 부속품에 문제가 생기면 부속품만 바꾸면 문제가 해결되지만 축구는 자동차가 아니거든요. 어디 한 곳에 문제가 생겨서 그 선수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그 주변에 그 문제를 야기한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누가 그 자리에 들어와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축구를 봤으면 합니다. ​


골닷컴 : 공격수들이야 개인기량으로 골을 넣는다고 하지만 수비는 그렇지가 않으니까요. 

이영표 : 수비가 공격보다 더 어려운 이유는 패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무리 상대를 잘 마크하고 있어도 수동적일수 밖에없는 수비는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공격수보다 반 박자 늦을수밖에 없습니다. 공격수의 선제적인 움직임에 좋은 패스가 들어오면 수비는 속수무책입니다. 수비수들은 끝임없이 공격수 들과 패스하는 선수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죠. 
특히 실점 장면에서는 수비가 잘못해서 실점을 했는지 아니면 공격이 잘해서 득점을 했는지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에 모든 실점에서 수비의 잘못을 찾으려 한다면 그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골닷컴 : 지금의 당면과제는 남은 기간에 수비 조직력을 최대화 하는 것일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이영표 : 수비는 몇가지 중요한 것들이 있는데, 그 중 중요한 한가지는 상대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누구를 잡아야 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상대 공격수 즉 ‘창’의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제일 중요한건 상대의 ‘관’을 막는 겁니다. 

그 ‘관’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누구냐? 윙백이죠. 즉 상대의 양쪽 윙백을 아예 막아버리면 축구는 쉬워 집니다. 그 역할은 물론 우리의 윙포워드가 하죠. 상대의 윙백이 좋은 축구를 하지 못하게 되면 상대의 공은 가운데로 밖에 올 수 없고요. 그렇게 되면 중앙에는 숫자가 많으니까 우리가 유리하죠. 중앙은 항상 복잡하니까요. 또 한가지 상대가 볼을 중앙으로 넣었을 때 우리가 뺐으면 역습이 되는데, 상대의 공을 측면에서 뺐으면 역습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팀이 측면 공격을 할때 반대쪽은 항상 안쪽으로 들어와서 수비커버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이 중앙에 있으면 양쪽 윙백은 넓게 벌리게 되고 갑자기 공을 빼앗겼을때 수비에 가담할수 없게 되죠.

우리가 상대 윙백을 철저하게 막으면 상대가 할 수 있는 건 우리 뒷공간을 노리거나, 즉 뻥축구죠? 공이 일단 공중에 뜨면 확률은 50대 50이에요. 즉, 우리가 볼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아니면 중앙으로 올수밖에 없는데 중앙은 이미 우리 쪽 숫자가 많기 때문에 상대에게 공간이 없습니다. 공간은 공격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인데 말이죠.

즉, 공간이 없으면 상대가 공격하기가 어렵죠? 거꾸로 말해서 상대를 어렵게 만들면 우리에게 쉬운거죠. 그러니까 상대팀 윙백을 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골닷컴 : 요즘 자주 쓰는 말로 하면 상대가 후방에서 빌드업을 못하게 막아라 그런 거군요. 

이영표 : 그렇죠. 수비시 빌드업에 숨어있는 핵심은 상대의 윙백입니다. 그러니까 상대팀 윙백이 볼을 받고 편하게 볼을 찔러주게 놔두면 그건 끝난 겁니다. 이건 제가 PSV, 토트넘, 도르트문트, 대표팀 모든 팀에서 다 경험한 거에요. 상대 선수들이 제가 볼을 못 잡게 압박을 해서 막아버리면 저한테 볼이 안 옵니다.

그러면 우리의 공격은 점점 중앙으로 몰리게 되고 저는 상대의 역습에 놀라 허겁지겁 수비에 가담하느라 체력이 고갈됩니다. 반대로 윙백인 나에게 공간이 많고 패스가 살아나면 그 경기는 거의 우리팀이 이기는 경기를 합니다.

골닷컴 : 상대 윙백을 막아야 되는 부분에 더해서, 우리 수비진 전체의 조직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어떤 거이 있을까요?

이영표 : 수비 조직력은 무조건 반복 훈련밖에 없어요. 모든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볼이 어디에 있을 때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볼이 중앙에 있으면 윙백은 어디에 있어야 되고. 미드필더는 어디에 있어야 되고, 등등. 그게 바로 수비 조직이고 간격이죠. 

근데 이건 선수들이 반복적인 훈련을 하고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조직이 깨져요. 왜냐면 상대가 계속 움직이거든. 그래서 그 움직임을 따라갈 건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되는데 상대가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좌우로 움직일 때 우리 수비조직도 계속 깨진단 말이죠. 상대가 움직일때 마다 생긴 공간을 수비수들이 빠르게 눈치채고 막습니다. 그렇게 상대가 움직일 때 우리 공간이 열렸다 닫혔다 해요. 그게 열릴 때 상대 선수가 들어오고 볼이 들어오는 거죠.

그래서 그 열렸다 닫혔다 하는 공간을 수비수들이 얼마나 빠르게 메꿔주느냐가 바로 수비조직력입니다. 그런데 그 수비조직력은 반복훈련을 통해서만 나타난다는 거죠. 끊임없는 반복훈련. 훈련하고 비디오 분석하고 또 훈련하고 분석하고. 영상 보면서 교정하고 또 교정하고. 위치를 재교정하는 거죠. 

그렇게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는 수비조직력 훈련이 필수적이죠. 거기에 포백라인, 미드필더 라인, 포워드라인까지 다 같이 그걸 익힐 수 있으면 그 때 이제 수비조직력이 갖춰지는 거죠. 

골닷컴 :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는 더 이상 실험할 때가 아니다’라는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이영표 : 수비수 한명 정도를 바꾸는 건 괜찮겠지만, 4백 중에 3명이 바뀐다 이러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되는 거죠. 지금은 수비수들을 많이 바꾸면 안 될 때입니다. 3월의 경기력은 6월과 맞닿아 있어요. 지금의 경기력은 본선에 묻어나는 경기력입니다. 전술, 선수구성, 팀분위기, 경기력, 컨디션 등등. 아무리 바꿔도 묻어나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제는 선수를 너무 바꾸기 보다는 조직력을 다질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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