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진Kleague

인생직진, FC서울의 500승 이끈 박동진의 프로 1호골

[골닷컴, 서울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FC서울의 공격수 박동진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수비수로 등록돼 있었다. 최용수 감독이 10월에 부임하고, 박동진은 공격수로 변신했다. 임시 보직이라는 표현이 정확했다. 외국인 공격수 안델손이 최용수 감독의 눈 밖에 났고, 에반드로는 부상, 마티치는 기량 부족으로 활용이 안 됐다. 박주영 밖에 공격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최용수 감독은 박동진의 집요한 활동량과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공격에 활용하는 역발상을 시도했다. 

큰 소득은 없었지만 최용수 감독은 가능성을 봤다. 박동진도 우연히 발견한 새 가능성에 축구 인생을 걸었다. 팀 공격의 방점을 찍을 대형 공격수(페시치) 영입이 난항인 가운데 최용수 감독은 괌에서 진행한 1차 전지훈련에 박동진을 수비 전술을 위한 공격 파트너로 데려갔다. 그런데 거기서 박동진의 훈련 자세와 잠재력이 드러났다. 최용수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동진을 박주영, 페시치의 백업 공격수로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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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영향력은 아니지만 선발과 교체를 오가는 공격수 박동진은 올 시즌 울산, 전북과 선두권을 형성한 서울에서 소금 같은 선수다. 상대와의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고 덤벼드는 저돌성, 최용수 감독은 영리하지 않다라고 표현하지만 심플함으로 무장한 직선적인 침투 플레이와 포스트 플레이는 현재 서울에서 공격수 박동진만이 가진 강점이다. 

2라운드 성남 원정에서 첫 도움을 기록한 박동진은 9라운드 전북 원정에서는 과감한 헤딩으로 페시치의 동점골을 도우며 경기의 향방을 바꿔 놓기도 했다. 그리고 28일 성남과의 홈 경기에서 박동진은 드디어 골을 기록했다. 그의 K리그 통산 첫 골이었다. 

득점 과정이 예사롭지 않았다. 고요한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간 그의 앞에는 성남 수비수 안영규가 있었다. 공격 과정이 익숙한 다른 선수라면 감아차거나 낮게 깔아 차 슈팅을 시도할 장면이지만 박동진은 과감하게 인스텝 슈팅을 날렸다. 그 선택이 결과적으로 맞았다. 모두의 예상을 깬 슈팅 선택은 안영규의 가랑이 사이를 통과하는 궤적으로 쭉 날아갔다. 워낙 강력해 골키퍼 김근배의 손을 뚫고 들어갔다. 

경기 후 박동진은 그 선택이 최용수 감독의 지시만 따른 것이라고 고백(?)했다. 

“감독님께서 인스텝으로 슈팅 때리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는데 들어갔다. 머리 속에 감독님 지시 밖에 없었다. 니는 기술이 없으니까 (박)주영이 형이나 (고)요한이 형처럼 감아 차지 말라고 하셨는데...(웃음)”

최용수 감독은 그 지시가 박동진에게 최상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아직 공격수로서 위력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선수에게 복잡한 옵션보다는 단순한 선택을 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박동진이 슈팅력은 좋다. 훈련 중에 보면 이상한 각도에서 예측 불허의 슈팅을 시도한다. 계속 말하지만 축구 지능이 아주 좋은 선수는 아니다. 심플하게 해야 한다. 그 장면에서 패스나 다른 뭘 할 게 없어서 그렇게 슈팅을 찰 거라는 느낌이 왔다. 본인이 이 골을 계기로 발전하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 아직 부족한 점 많지만, 팀이 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옵션이 될 것이다.”

박동진은 FC서울의 K리그 통산 500승이 된 경기에서 자신이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괌에서 동계훈련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불안하고, 걱정이 많았지만 최용수 감독과 동료들의 도움으로 영광스러운 역사에 기여할 수 있었다. 

“괌에서 처음엔 많이 힘들었다. 감독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생각이 많았는데, 한쪽으로 생각하게끔 도움을 주셨다. 감독님께 가장 감사하다. 감독님이 생각하기 쉽게 3가지 정도만 심플하게 주문해주신다. 그래서 오늘 골도 넣었다. 지금이라도 수비 내려가서 뛰라고 해도 자신 있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나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최용수 감독은 박동진에게서 잠재력만 보는 게 아니다.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밝은 모습에도 높은 점수를 준다. 실제로 박동진은 자신이 뛰든, 안 뛰든 팀 동료의 골이 터지면 누구보다 기뻐하며 달려간다. 이날도 교체 후 페시치의 쐐기골이 터지자 달려와 함께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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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골을 넣든 기쁘고 재미있다. 순수한 마음으로 그렇게 즐기고 뛰어나간다. 감독님 현역 시절의 과격한 모습과 비슷한 감정이 아닐까 싶다. 감독님은 내게 굉장히 큰 분이다. 인생의 전환점이 돼 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일의 기회를 기다리지 않고, 오늘만 사는 듯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는 박동진은 흥미로운 발전과 성장을 보여준다. 공격수 변신 첫 해인 올 시즌이 끝날 때 박동진은 어떤 선수로 더 성장해 있을까? 박동진의 축구 인생은 그가 기록한 프로 첫 골처럼 직선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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