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은 물론 모든 대륙의 리그가 휴식기에 들어섰다. 축구 팬들 역시 밤잠을 설치게 했던 축구 경기들의 중단으로 조금은 무료한 한 주를 보내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축구 팬들을 즐겁게 할 리그가 재개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기간은 미정이다. 짧을수록 좋다. 한 번은 유럽 클럽대항전을 중심으로, 그리고 나머지 한 번은 국가 대항전 경기를 중심으로 과거 축구 팬들을 즐겁게 했던 명경기들을 리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골닷컴] 박문수 기자 = 발롱도르 위너로 구성된 스리톱. 신성이었던 외계인. 부상 회복한 황제. 그리고 마지막 불꽃을 태운 악마의 왼발까지.
2002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은 통산 5번째 월드컵 정상을 차지하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1994년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월드컵 3회 연속 결승 무대에 진출하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또한 이 대회에서 브라질 대표팀은 조별 예선 1차전 터키전부터 독일과의 대회 결승전까지. 7전 전승을 기록하며 막강한 전력을 보여줬다.
당시 브라질이 가장 고전한 팀은 잉글랜드였다. 전반 이른 시간 실점하며 흔들렸다. 상대가 라인업을 내리면서 고전했다. 결국에는 뒤집었다. 2-1로 승리했고, 4강에 진출했다. 호나우지뉴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처했지만, 단 한 명의 교체 카드를 사용하면서도 리드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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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 이유
호나우지뉴 때문이다. 최근까지 호나우지뉴는 위조 여권 사용 파문으로 파라과이에서 수감 생활을 보냈다. 보석으로 풀렸지만, 교도소에서 호나우지뉴가 죄수들과 함께 풋살 그리고 족구를 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일명 '슬기로운 깜빵생활'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잉글랜드전은 호나우지뉴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경기였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시원시원한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히바우두의 동점 골을 도왔고, 후반 초반에는 감각적인 프리킥으로 결승 골을 넣었다. 그리고 후반 12분에는 상대 수비수 밀스와의 경합 과정에서 발을 밟으며 퇴장을 당했다. 레드카드가 나왔음에도 호나우지뉴는 오히려 웃으며 퇴장을 당했다.

# 2002 월드컵 잉글랜드 상황 및 라인업
'브라질이 잉글랜드의 꿈을 짓밟았다' 영국 공영 방송 BBC 스포츠의 2002년 6월 21일 자 헤드라인이다. 그만큼 기대감이 컸다.
2년 전 유로 2000에서의 실패로 잉글랜드 대표팀은 라치오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던 스웨덴 출신 사령탑 에릭손을 데려오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역 예선에서는 무려 독일을 상대로 5-1 대승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했다.
덕분에 잉글랜드는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조별 예선에서는 조금 껄끄럽지만,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리하며 예선을 통과했다. 16강전에서는 프랑스를 제치고 조 선두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덴마크에 3-0 완승을 거뒀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일찌감치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 것도 호재였다. 이탈리아마저 대한민국 대표팀에 덜미를 잡힌 상태였다. 기회가 왔다. 1966년 이후 월드컵 우승이 없는 잉글랜드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앞세워 브라질과 함께 2강으로 거론됐다. 브라질전 선제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1-2 역전패였다.
당시 잉글랜드 라인업은 4-4-2 전술이다. 시먼이 골문을 지킨 가운데, 밀스와 캠벨 그리고 퍼디난드와 콜이 포백으로 나섰다. 베컴이 오른쪽에 그리고 싱클레어가 왼쪽 측면을 스콜스와 버트가 중앙을 지켰다. 최전반 투 톱은 오언과 헤스키였다.

# 2002 월드컵 브라질 상황 및 라인업
돌이켜 보면, 참 좋은 팀이었지만 2002 월드컵 당시 브라질은 역대 최약체로 꼽힐 정도였다. 물론 당시 위상 기준. 남미 예선부터 막혔다. 쉽지 않은 행보를 이어갔다. 호나우두의 부상 이탈은 물론이고 분위기 자체가 어수선했다. 수많은 선수가 대표팀을 오갔지만, 확실한 인상을 주는 선수가 없었다.
연이은 감독 교체도 문제였다. 자갈로 감독이 물러난 이후 룩셈부르구와 칸디뉴 그리고 레앙까지. 연일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급한 대로 스콜라리 감독을 데려왔고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성적 자체도 처참했다. 레앙 감독 체제의 2001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졸전 끝에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물론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불참했지만, 호주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지도 못한 건 비난 받아 마땅하다.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는 무려 6패나 당했다. 9승 3무 6패(승점 30점)를 기록한 브라질은 3위 자격으로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물론 2위 에콰도르와의 승점 차는 1점이다. 그러나 지역 예선 당시 13승 4무 1패를 기록한 맞수 아르헨티나와의 승점 차는 13점이었다.
2001 코파 아메리카 성적도 걸림돌이었다. 콜롬비아 내 불안정한 치안 탓에 아르헨티나는 대회 출전 자체를 거부한 상태였다. 스콜라리 감독의 브라질은 온두라스에 패하며 8강에서 떨어졌다. 참고로 이 대회 전, 후 열린 네 번의 대회에서 브라질은 모두 우승에 성공했다. 1997, 1997 코파 아메리카에서 2연패를 그리고 2001 대회 8강 탈락 이후 치른 2004, 2007 대회에서도 모두 우승했다.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은 호나우두의 복귀였다. 루시우를 비롯한 해외파 기대주들의 빠른 성장세도 돋보였다. 호나우지뉴도 빼놓을 수 없다. 스콜라리 감독이 내세운 스리백 전술도 파격적이었다.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포백 그리고 콤팩트 사커를 선호했다. 지금도 그렇다.
스콜라리는 조금 달랐다. 활동량 좋은 두 명의 측면 수비수인 카를루스와 카푸를 전진 배치하면서 스리백으로 수비진을 정돈했다. 조별 예선에서만 하더라도 주니뉴 파울리스타(프리킥 달인은 페르남부카누)를 기용했지만, 밸런스를 위해 클레베르송을 투입했고 7전 전승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월드컵 5회 우승에 성공했다.
잉글랜드전 브라질 라인업은 브라질 베스트 멤버로 구성됐다. 앞서 말한 클레베르송이 지우베르투 시우바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루시우와 에드미우송 호케 주니오르가 스리백을 지켰다. 카를루스와 카푸가 좌,우 윙백으로 나왔고 호나우지뉴와 히바우두 그리고 호나우두가 스리톱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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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 1-2 브라질 경기 리뷰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잉글랜드는 덴마크를 상대로 3-0으로 승리했고, 브라질은 벨기에와의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대회 8강전. 2002년 6월 21일 열린 이 경기에서 브라질은 잉글랜드를 상대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경기를 한 줄로 요약하면, 호나우지뉴가 경기를 뒤집었다고 보면 된다.
브라질은 잉글랜드의 단단한 수비진에 고전했다. 호나우지뉴의 퇴장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다만 대회 직전 스콜라리 감독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10명으로 경기를 치르는 훈련으로 호나우지뉴의 퇴장 공백을 최소화했다.
경기 초반부터 브라질이 리드를 잡았다. 계속해서 흔들었다. 특히 호나우지뉴의 움직임이 좋았다. 당시만 해도 유망주에 불과했던 호나우지뉴는 잉글랜드 수비진들을 상대로도 능수능란한 드리블을 통해 계속해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잉글랜드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통해 브라질을 상대했다. 주요 공격 루트는 베컴의 택배 크로스였다. 세트피스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며 경기를 이어갔다.
선제 득점 주인공은 잉글랜드였다. 전반 23분 루시우가 실수한 틈을 타 공을 잡은 오언이 빠른 돌파에 이은 마무리로 브라질 골망을 흔들었다. 주도권을 잡았던 팀은 브라질이지만 한순간 실책이 문제였다.
실점 이후 브라질은 더욱 공격의 고삐를 당기며 잉글랜드 수비진을 공략했다. 그러나 브라질 자체가 라인을 올린 탓에 잉글랜드 역습에 몇 차례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전반 중, 후반부터는 잉글랜드는 잠그는 축구를 보여줬다. 브라질 선수들은 계속해서 부정확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그렇게 전반 막판 동점 골이 터졌다. 하프 라인에서 공을 잡은 호나우지뉴가 빠른 드리블 돌파를 통해 잉글랜드 수비진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잉글랜드 수비수 네 명이 붙었지만, 효과가 없었다. 상대 수비진이 호나우지뉴에 집중한 틈을 타 호나우지뉴가 오른쪽에 있던 히바우두에게 패스를 내줬고 히바우두가 차분히 왼발로 밀어 넣으며 동점 골을 만들었다.
Getty Images후반 5분 호나우지뉴가 역전 골을 터뜨렸다. 호나우지뉴의 센스가 돋보이는 골이었다. 분명 누가 봐도 패스 같았다. 골키퍼 시먼 또한 전진하며 대비했다. 크로스와 같았던 호나우지뉴의 프리킥은 상대 수비진이 전진한 틈을 타 허를 찌르는 슈팅이 됐고, 득점으로 연결됐다. 베테랑 수문장 시먼이 신예 호나우지뉴의 센스에 당한 장면이었다.
공교롭게도 호나우지뉴는 후반 12분 퇴장을 당했다. 상대 수비수 밀스와의 접촉 때문이다. 밀스 또한 조금은 과장된 모습으로 호나우지뉴의 퇴장을 이끌었다. 공을 뺏는 과정에서 호나우지뉴가 밀스의 발을 밟았다. 주심은 가차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퇴장 당시 호나우지뉴는 주심에 대한 항의보다는 오히려 웃는 모습을 보여줬다.
동점 골 어시스트에 결승 골 득점 그리고 퇴장까지, 단 세 장면만으로도 호나우지뉴는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었다.
수적 열세에 처한 브라질은 오히려 수비진을 내리면서 상대 공세를 막는 데 주력했다. 동시에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통해서 라인을 올린 잉글랜드의 배후 뒷공간을 노렸다. 다만 잉글랜드의 경우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계속해서 크로스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공격 루트 자체가 굉장히 단순했다. 일단 뛰면 넣어준다. 근데 그게 부정확했다.
그래픽 = 박성재 디자이너 / 스쿼카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