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PulisicGetty Images

'첼시 최연소 해트트릭' 풀리식, 램파드표 압박축구의 총아 될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가 에당 아자르의 후계자로 거액을 들여 영입한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티안 풀리식까지 데뷔골을 기록하면서 7연승 신바람 행진을 달렸다.

첼시가 터프 무어 원정에서 열린 번리와의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0라운드에서 난타전 끝에 4-2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첼시는 EPL 4연승 포함 공식 대회 7연승을 달리며 4위로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첼시 입장에서 고무적인 부분은 바로 풀리식이 첼시 데뷔골 포함 해트트릭을 달성하면서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는 데에 있다. 첼시 구단 역대 EPL 기준 최연소 해트트릭(만 21세 38일)이었기에 한층 의미가 있었다.

풀리식이 누구인가? 그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유스 출신으로 분데스리가에서 외국인 선수 관련 각종 기록들을 수립했다. 이제 만 21세에 불과하지만 미국 역대 A매치 최연소 골을 비롯해 다양한 기록들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연소 미국 올해의 축구 선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미국 축구의 미래를 넘어 현재로 평가받는 선수였다. 그러하기에 첼시는 2019년 1월, 5800만 파운드(한화 약 874억)에 달하는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해 그를 에이스 에당 아자르의 후계자로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도르트문트에서 6개월 임대로 뛰고 이번 시즌 첼시에 합류한 그는 리버풀와의 UEFA 슈퍼 컵에서 도움을 올린 데 이어 노리치와의 EPL 3라운드 경기에서도 도움을 기록하면서 순간순간 번뜩이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아직 리그 적응 문제로 인해 몸싸움에 버티지 못하는 문제를 노출했다.

결국 풀리식은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4라운드를 기점으로 백업 선수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EPL 5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올랭피크 릴과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2라운드까지 풀리식은 첼시가 치른 공식 대회 6경기 중 그림스비와의 리그 컵 1경기를 제외하면 5경기에 결장하면서 잊혀진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릴과의 원정 경기에선 아예 명단 제외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던 풀리식이었다. 당연히 풀리식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들이 흘러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작 프랭크 램파드 첼시 신임 감독은 "난 풀리식이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어리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그에게 있어 큰 변화의 시기이다. 많은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고,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적응 기간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난 풀리식을 지지하고 있다. 곧 그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며 격려의 말을 남겼다. 풀리식 역시 미국 매체 'NBC'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좌절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계속 뛰고 싶기에 열심히 훈련에 임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노력의 성과였을까? 그는 사우샘프턴과의 EPL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도르트문트 시절 발을 맞춘 적이 있는 첼시 백업 공격수 미치 바추아이(2017/18 시즌 후반기에 도르트문트에서 임대로 뛰었다)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서 뉴캐슬과의 9라운드 경기에선 비록 마무리 부족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위협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면서 첼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주중 아약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3차전 원정 경기에서도 교체 출전해 바추아이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1-0 승리를 견인했다.

이렇듯 최근 공식 대회 3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램파드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한 풀리식은 번리전에 오랜만에 선발 출전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으나 중앙과 오른쪽 측면까지 아우르면서 폭넓은 활동폭을 통해 번리 수비진에 혼란을 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메이슨 마운트,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윌리안과 뛰어난 호흡을 자랑했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먼저 14분경 풀리식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아들어가다가 패스를 찔러주면서 마운트의 슈팅을 이끌어냈다(이는 수비벽 맞고 나갔다). 이어서 그는 20분경, 상대 진영에서 번리 오른쪽 측면 수비수 맷 로튼에게 가로채기를 성공시킨 후 곧바로 단독 돌파를 단행하다 화려한 스탭오버로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치고선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감격적인 첼시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이전까지 도움은 많았으나(EPL 2도움 포함 공식 대회 5도움) 정작 골운은 없었던 풀리식이었다.

데뷔골과 함께 자신감을 회복한 풀리식은 한층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27분경 그는 윌리안의 크로스를 가슴 트래핑에 이은 날카로운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35분경 첼시 왼쪽 측면 수비수 마르코스 알론소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 맞고 굴절된 걸 과감하게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수비벽에 막혔다. 38분경엔 상대 수비 두 명 사이를 파고 들다 횡패스로 첼시 최전방 공격수 타미 아브라함의 슈팅을 이끌어냈다(이는 골대를 빗나갔다).

결국 그는 전반 종료 직전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하프 라인 근처에서 윌리안이 가로챈 걸 잡아낸 풀리식은 단독으로 치고 가다 순간 가속으로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치고선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와 함께 첼시는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기세가 오른 풀리식은 후반 10분경 마운트의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왼발, 오른발, 헤딩으로 넣은 퍼펙트 해트트릭이었다. 참고로 이는 잔루카 비알리와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 살로몬 칼루, 그리고 디디에 드로그바에 이어 EPL 기준 첼시 구단 역대 5번째 퍼펙트 해트트릭에 해당한다.

첼시는 후반 13분경 역습 과정에서 아브라함의 전진 패스를 윌리안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면서 4-0까지 점수 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번리에게 연달아 중거리 슈팅으로 실점을 허용했으나 풀리식의 해트트릭 덕에 4-2로 승리할 수 있었던 첼시였다.

이 경기에서 풀리식은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이 중 4회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가는 정교한 슈팅력을 자랑했다.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역시 3회로 윌리안과 함께 공동 1위였다.

비단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게겐프레싱(Gegenpressing: 게겐프레싱은 독일어로 직역하면 역압박이라는 의미로 상대팀에게 소유권을 내주었을 시에 곧바로 압박을 감행하는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지칭한다)'으로 유명한 도르트문트 출신답게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활동량(12.36km)을 자랑했다. 평균 스피드도 7.79km/h로 가장 빨랐고, 전력질주 횟수 역시 13회로 윌리안(16회) 다음으로 많았다. 즉 많이 뛰고 빠르게 뛰면서 전방 압박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선제골이었다(본인이 직접 가로채서 돌파까지 한 다음에 골까지 넣었다).

램파드 감독은 압박과 속공을 중시 여기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전술적인 면에선 위르겐 클롭(현 리버풀 감독이자 도르트문트에서 게겐프레싱이라는 전술을 유행시킨 인물)과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풀리식은 램파드의 전술과 찰떡궁합일 가능성이 크다. 그에게 필요한 건 자신감이었다. 이번 해트트릭이 그의 자신감 회복에 크게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광고

ENJOYED THIS STORY?

Add GOAL.com as a preferred source on Google to see more of our reportin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