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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바이에른에서 벌써 3골 넣은 17세가 있다?

[골닷컴] 정재은 기자=

마른 체구의 앳된 소년이 바이에른 전방을 헤집는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 토마스 뮐러(31) 등 베테랑 형님들과 어깨를 부딪치며 골을 자축한다. 아직 젖살이 볼에 통통하게 붙어있는 이 17세 어린 선수는 올 시즌 벌써 분데스리가 3골을 넣었다. 자말 무시알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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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젊고 어린 선수가 ‘대세’라고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바이에른에서 열일곱 선수가 벌써 두각을 드러내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특히 세계적인 공격수가 즐비한 전방에서 말이다. 바이에른의 미래로 불리는 무시알라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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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 태생의 잉글랜드 국가대표

무시알라는 독일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나 헤센 주의 풀다라는 작은 도시에서 성장했다. 지역팀 레네어츠의 유소년팀에서 축구 인생을 시작하며 프로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당시 아직 학생이었던 무시알라의 어머니 캐롤린은 2010년 여름 사우샘프턴으로 교환학생을 떠났다. 겨우 일곱 살이었던 무시알라도 덩달아 잉글랜드로 향했다. 

처음부터 그를 받아주는 클럽은 없었다. 우연히 사우샘프턴에서 진행하는 축구 캠프에 합류했는데, 무시알라가 수차례 득점을 터뜨렸다. 사우샘프턴은 당장 그를 스카우트했다. 

어머니 캐롤린은 교환학생 학기가 끝난 후 다시 독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아들을 데리고 말이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첼시와 아스널에서 그를 탐냈다. 무시알라는 결국 첼시 유소년 아카데미를 선택했다. 눈에 띄는 기량으로 그는 15세 나이에 월반해 첼시 U-18팀에서 활약했다. 

첼시 유소년 아카메디에서 뛰던 8년 동안 무시알라는 독일과 잉글랜드 청소년 대표팀을 오갔다. 아직 복수국적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결국 최종 선택은 잉글랜드였다. 잉글랜드 U-17을 거쳐 U-21팀까지 향했다. 독일 U-16 대표팀에서 그를 지도했던 크리스티안 뷔크 감독은 <골닷컴>을 통해 “그렇게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는 당연히 우리가 데리고 있고 싶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와 함께 잉글랜드를 선택했다”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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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떠나 바이에른으로 간 이유

첼시에서 연령별 국가대표팀의 길을 걸은 무시알라는 지난해 바이에른 캠퍼스로 둥지를 옮겼다. 그의 에이전트이자 첼시의 칼럼 허더슨-오도이의 형인 브래들리가 바이에른을 적극 추천했다. 무엇보다 무시알라는 어린 시절 바이에른의 팬이었다. 그는 이적할 당시 분데스리가 사무국과 인터뷰를 통해 “어릴 때부터 바이에른을 항상 사랑해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에른 세대교체의 중심? 

바이에른은 약 3, 4년 전부터 세대교체를 감행하고 있다. 하비 마르티네스(32)가 주인이던 중원에는 레온 고레츠카(25), 요슈아 킴미히(25)가 있고, 제롬 보아텡(32)의 뒤를 이어 센터백 자리를 지킬 후보엔 니클라스 쥘레(25), 루카스 에르난데스(25), 다비드 알라바(28) 등이 있다. ‘로베리’의 모습이 익숙했던 측면에선 세르쥬 그나브리(25), 르로이 사네(24), 킹슬리 코망(23) 등이 달린다. 

무시알라의 등장은 결이 조금 다르다. 바이에른의 유소년 프로 진출 프로젝트에 가깝다. 지난해 칼 하인츠 루메니게 CEO는 캠퍼스에 있는 유소년 선수들을 2년 이내에 프로 무대에서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2011년에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배출한 알라바 이후 성공적인 유망주 배출 사례가 없다는 점이 바이에른에 늘 고민거리였기 때문이다. 한스-디터 플리크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유소년팀과 2군에서 선수들을 다수 1군 훈련에 불러 기량을 점검했다. 

요슈아 지어크제(19), 크리스 리차즈(20), 브라이트 아레이-음비(17) 등이 대표적이다. 개중 가장 빛나는 건 단연 무시알라다. 무시알라는 바이에른 U-17팀으로 이적한 직후 12경기에서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그의 기량에 깜짝 놀란 바이에른 캠퍼스 요헨 자우어 총 책임자는 그를 U-19팀으로 월반시켰다. U-19팀에서도 그는 수준급이었다. 여섯 경기 출전 만에 바스티안 회네스 당시 바이에른II(2군) 감독이 무시알라를 호출했다. 성인 무대에 진출한 것이다. 1860 뮌헨을 상대로 ‘뮌헨 더비’도 치렀다. 17세가 경험하기에 조금 벅찬 무대에서 그는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분데스리가 데뷔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야말로 ‘월반계의 끝판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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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진출한 캠퍼스 출신, 비결은 ‘바이에른 DNA'

자우어 총 책임자는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무시알라를 비롯한 어린 선수들을 두고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들은 프로를 희망하고 있다. 이 팀에서 자기도 프로 무대에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상대와의 경쟁이 아닌 나와의 경쟁이다. 여기서 뛰는 선수들은 모두 다음 시즌 1군으로 가길 바라고 있다. 독일 1부든, 2부든 말이다. 그래서 동기부여가 엄청 잘 되어 있다. 여기에 ‘바이에른 DNA’가 있다.” 

그 ‘바이에른 DNA’를 잘 활용한 예가 바로 무시알라다. 바이에른II에서 경쟁력을 보인 그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33라운드 프라이부르크전에서 후반 막판 투입됐다. 당시 바이에른 역사상 최연소 분데스리가 데뷔 기록을 썼다. 그의 기량과 장래성을 바이에른은 인정했다. 무시알라는 올 시즌, 프로 명단에 등록됐다. 

이는 그에게 중요한 동기부여가 됐다. 개막전 샬케전에서 그는 후반전에 교체로 투입돼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의 8-0 대승을 완성했다. 겨우 17분 뛰고 말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도 성공적인 유럽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플리크 감독은 “그는 볼을 잡았을 때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다. 그가 드리블을 하거나 일대일 상황에 놓였을 때 상대가 그를 막는 건 아주 어렵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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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장 나겔스만, “그는 쉽게 멈추지 않을 것” 

당연히 올 시즌 그는 바이에른 1군에서 뛰는 횟수가 훨씬 많다. 그 결과가 7경기 3골이다. 심지어 5일 저녁(현지 시각) 열렸던 라이프치히와의 맞대결에선 바이에른의 첫 번째 골을 넣었다. 1, 2위의 무게감있는 매치업에서도 기죽지 않는 10대 소년의 모습을 보였다. 그 뒤에는 플리크 감독의 믿음이 있다. 플리크 감독은 그에게 특별히 지시하는 게 없다고 밝혔다. 차라리 “자유롭게 뛰도록” 놔둔다고 설명했다.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았던 이유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무시알라를 두고 “재능이 뛰어난 선수다. 그는 아주 멋진 골을 넣었다. 그 밖에도 여러 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온더볼 상황에 능하고, 발도 빠르다. 그는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바이에른 ‘터줏대감’ 뮐러의 마음에도 쏙 들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모습이 조금 보이지만, 그는 매 순간 극복할 것이다. 나는 그와 뛰는 게 너무 즐겁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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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 아레나에 본격적으로 녹아든 무시알라는 잉글랜드 U-21 대표팀에도 합류했다. 덕분에 국내/외 무대에서 한층 더 퀄리티있는 경험을 쌓는다. 그가 잘나갈수록 바이에른은 더 신이 난다. 지난해 ‘공식적으로’ 시작한 바이에른 유소년 프로 진출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가 눈앞에 있으니 말이다. 루메니게 CEO는 “무시알라는 아주 흥미롭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그는 2003년 생, 이제 겨우 17세다. 

사진=Getty Images, 바이에른 뮌헨, 자말 무시알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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