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윤진만 기자=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국내에서 A매치가 열릴 경우 꼬박 하루를 비행기 안에서 보내야 한다. 시차 적응 문제와 더불어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유지하지 못하기보다 훨씬 어렵다.
소속 클럽은 동아시아로 출장을 떠났다 돌아온 선수들의 얼굴에서 피로감을 읽을 것이고, 감독은 바로 이어지는 경기에서 이를 반영한 선발진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유럽파라면 떠안아야 할 핸디캡이다.
손흥민(토트넘)에게도 해당하는 사항이다. ‘아시아 원정 후 리그 교체’ 공식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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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과 11월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을 마치고 나흘 뒤 열린 리그 경기에서 각각 후반 27분 교체투입했다. 지난 3월 시리아전을 마친 뒤에도 비슷한 시간대인 후반 28분 경기장에 들어섰다. 총 경기시간의 1/5 정도만 소화한 셈이다.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전에 앞서 이란과 홈경기까지 풀타임 소화한 손흥민은 곧바로 에버턴 원정을 떠났다. 팀이 주중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둔 상황, 팀이 3-0으로 크게 앞섰던 상황이 일정 부분 반영됐겠지만, 아시아 투어를 마치고 온 손흥민은 이날 5분을 뛰었다.
이번엔 어떨까.
손흥민은 지난주 콜롬비아~세르비아와의 국내 평가 2연전 모두 풀타임 소화했다. 콜롬비아전 2골과 세르비아전 활약상으로 기분은 날아갈 것처럼 좋을 테지만, 몸은 천근만근 무거울 수밖에 없다. 스포츠전문방송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손흥민의 이동거리는 11,043마일(약 17,772km)에 달한다.(*경기장에서 경기장까지의 거리. 숙소 및 훈련장 이동 제외)
하필 팀은 18일 12시 30분(현지시각),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아스널과 긴장감 높은 ‘북런던더비’를 치른다. 일요일 경기라면 모를까, 현지시간 토요일 낮 경기가 잡혔다. 15일 오후 출국해 16일 런던에 도착한 손흥민이 휴식을 취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따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7분(또는 28분, 또는 후반 40분, 또는 휴식) 투입 공식을 이번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아스널전에 특히 강한 공격수 해리 케인이 가벼운 부상으로 A매치 데이에 휴식을 취했고, 델레 알리와 해리 윙크스도 마찬가지 이유로 쉬었다. ‘월드컵 특수’를 기대할 만할 크리스티안 에릭센, 유럽에서 친선전을 치른 무사 뎀벨레와 무사 시소코까지 더해 미드필드진과 공격진을 꾸리는 데 큰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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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기가 생각보다 쉽게 풀리지 않을 때 손흥민 카드를 일찌감치 빼 들 수도 있다. 손흥민은 A매치 데이 직전에 열린 크리스털팰리스전에서 선제결승골을 넣고, 강호 콜롬비아와의 A매치 친선전에서도 멀티골을 꽂았다.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은 포체티노 감독에게 유용한 ‘전략’이 돼줄 수 있다.
손흥민도 잉글랜드 입성 후 컵대회를 포함해 지금껏 북런던더비에 5번 출전해 아직 골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동기부여가 충만한 상태로 짐작된다. 맨시티, 리버풀과 같은 인기클럽을 상대로 득점을 했을 때 현지의 폭발적인 반응을 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A매치 직후에 열리는 더비라 타이밍이 아쉽긴 하다.
하지만 이날 별다른 임팩트를 보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토트넘은 아스널전 나흘 뒤인 22일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원정을 떠난다. 독일 축구에 익숙하고, 도르트문트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 손흥민이 더 빛날 수 있는 무대다. 손흥민은 9월 13일 도르트문트와 올 시즌 첫 챔피언스리그 맞대결에서도 골 맛을 봤다.
사진=게티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