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스터 시티가 애스턴 빌라를 4-1로 대파하면서 구단 역사상 1부 리그 최초로 8연승 행진을 달렸다. 레스터 간판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8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8연승의 중심에 섰다.
레스터가 빌라 파크 원정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6라운드에서 4-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레스터는 12승 2무 2패 승점 38점으로 EPL 1위 리버풀(승점 46점)과 승점 8점 차를 유지함과 동시에 3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32점)와의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리면서 안정적인 2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레스터는 평소 바디 원톱(4-2-3-1 내지는 4-1-4-1)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이 경기에선 켈레치 이헤아나초를 바디와 함께 투톱으로 배치하는 다이아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제임스 매디슨이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고, 유리 틸레망스와 함께 데니스 프라에트가 중앙 미드필더로 섰으며, 윌프리드 은디디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 보호에 나섰다. 벤 칠웰과 히카르두 페레이라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카글라르 쇠윤주와 조니 에반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며 골문은 언제나처럼 카스퍼 슈마이켈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초반 먼저 득점 기회를 맞이한 건 다름 아닌 홈팀 빌라였다. 빌라는 10분경 에이스 잭 그릴리시의 전진 패스에 이은 측면 수비수 맷 타겟의 땅볼 크로스를 측면 미드필더 안와르 엘 가지가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빌라는 17분경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핵심 수비수 타이런 밍스가 햄스트링 부상을 호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밍스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레스터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20분경 상대 패스를 가로채면서 발생한 역습 과정에서 이헤아나초의 전진 패스를 받은 바디가 빌라 수비와 골키퍼를 동시에 제치고선 골을 성공시켰다. 빌라에 선수 한 명이 부족한 틈을 영리하게 파고든 레스터였다. 결국 밍스는 23분경 교체되고 말았다.
기세가 오른 레스터는 40분경, 틸레망스의 전진 패스를 매디슨이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이헤아나초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면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하지만 레스터는 전반 종료 직전 코너킥 수비 과정에서 발생한 혼전 상황에서 그릴리시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2-1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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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는 후반 초반 공세에 나섰다. 비록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헤아나초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시도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으나 후반 4분경 매디슨의 코너킥을 에반스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면서 다시 점수 차를 2골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레스터는 후반 19분경 이헤아나초를 빼고 측면 미드필더 하비 반스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4-1-4-1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며 미드필더 숫자를 늘려나갔다. 이를 통해 경기의 지배력을 높인 레스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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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레스터는 후반 22분경 바디의 패스에 이은 매디슨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가는 불운이 있었으나 후반 30분경 프라에트의 롱패스를 받은 바디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차분하게 골을 넣으며 4-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레스터는 빌라에게도 4-1 대승을 거두면서 번리와의 9라운드를 시작으로 EPL 8연승 신바람 행진을 달리는 데 성공했다. 버튼과의 리그 컵까지 포함하면 공식 대회 9연승을 이어온 레스터이다. 참고로 8연승은 레스터 구단 135년 역사상 1부 리그 역대 최다 연승 기록에 해당한다.
레스터가 8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전부터 백업까지 선수단 대부분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데에 기인하고 있다. 슈마이켈 골키퍼는 78.3%의 선방률로 EPL 전체 골키퍼들 중 선방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은디디는 EPL 전체 최다 가로채기(43회)와 태클 2위(69회), 패스 차단 2위(28회) 등 수비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참고로 EPL 전체 태클 1위는 레스터 오른쪽 측면 수비수 페레이라(70회)이다.
핵심 수비수 쇠윤주는 EPL 전체 걷어내기 3위(87회)와 최다 패스 3위(1083회)를 기록하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매디슨은 EPL 전체 키 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5위(37회)와 파울 당한 횟수 3위(46회)를 기록하면서 5골 3도움과 함께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틸레망스는 박스투박스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면서 공수 전반에 걸쳐 팀에 도움을 주고 있고, 에반스는 쇠윤주와 환상의 수비 호흡을 자랑하고 있으며, 칠웰은 잉글랜드 대표팀 주전급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그 외 아요세 페레스와 하비 반스도 레스터의 측면 공격을 책임지고 있고, 최근엔 이헤아나초가 짧은 출전 시간(총 92분) 속에서도 2골 2도움을 올리면서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레스터 선수들 중 8연승에 있어 가장 큰 공로자는 바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최근 EPL 8경기 연속 골(8경기 11골)을 몰아넣으며 8연승 행진을 견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이번 시즌 16골로 EPL 득점 1위를 독주하는 것은 물론(2위는 첼시 공격수 타미 아브라함으로 11골)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 전체 득점 공동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미 바디는 2015/16 시즌 24골을 넣으며 당시 은골로 캉테(현 첼시 미드필더), 리야드 마레즈(현 맨체스터 시티 미드필더)와 함께 레스터에 구단 역사상 최초의 EPL 우승을 선사한 바 있다. 이후에도 그는 매 시즌 두 자리 수 골(2016/17 시즌 13골, 2017/18 시즌 20골, 2018/19 시즌 18골)을 넣으며 레스터 간판 공격수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브랜던 로저스 현 레스터 감독 하에서 만 32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그는 로저스가 레스터 지휘봉을 잡은 3월 이래로 EPL 26경기에서 25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하면서 같은 기간에 EPL 전체 득점 1위이자 유럽 5대 리그 득점 1위를 동시에 달리고 있다.
이렇듯 레스터는 바디의 8경기 연속 골에 힘입어 8연승을 달리면서 무서운 기세로 2위를 독주하고 있다. 참고로 16라운드 기준 승점 38점은 레스터가 구단 역사상 최초로 EPL 우승을 차지했었던 2015/16 시즌(35점)보다도 더 높은 승점에 해당한다. 리버풀의 무패 행진에 밀려 2위에 그치고 있는 것이지 통상적인 시즌이라면 1위에 이름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은 성적인 셈이다.
이제 레스터는 오는 주말, 승격팀이자 강등권에 위치한 노리치 시티와 홈에서 격돌한다(12월 14일). 9연승은 사실상 예약해 놓은 셈이다. 문제는 노리치전 이후 에버턴과의 리그 컵 8강전 원정 경기(12월 18일)를 시작으로 맨시티(12월 21일 원정)와 리버풀(12월 26일 홈)로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 시기에도 연승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레스터는 진지하게 리버풀의 EPL 우승 경쟁팀으로 급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 2019/20 EPL 득점 TOP 3
1위 제이미 바디(레스터): 16골
2위 타미 아브라함(첼시): 11골
3위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아스널): 10골
3위 마커스 래쉬포드(맨유): 10골
# 2019/20 유럽 5대 리그 득점 TOP 5
1위 치로 임모빌레(라치오): 17골
2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16골
2위 제이미 바디(레스터): 16골
4위 티모 베르너(라이프치히): 15골
5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12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