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부천FC의 센터백 김영찬은 1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2라운드를 오랜 시간 기억할 것 같다. 홈 개막전에서 부천은 안양에 2-1로 승리를 거뒀는데 모두 김영찬이 득점을 책임졌다. 2013년 전북현대에서 데뷔 후 8년 만에 데뷔골을 터트린 그는 내친 김에 멀티골을 터트리며 부천을 2연승으로 이끌었다. 부천은 현재 K리그2에서 유일한 2전 전승을 기록하며 선두에 있다.
고려대 시절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우승에 늘 가까운 전북에 입단해서는 매 시즌 힘겨운 경쟁을 해야 했다. 2016년(12경기) 외에 전북에서 10경기 이상 뛴 적이 없는 김영찬은 기회를 찾아 임대를 떠나야 했다. 대구FC(2013년 하반기), 수원FC(2014년), FC안양(2018년), 수원FC(2019년)에서 총 네 차례 임대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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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김영찬은 전북에서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부천FC로 이적했다. 이번에는 임대가 아닌 완전 이적이었다. 프로 생활 첫 완전 이적이다. 리그 최강인 전북이라는 소속에 자부심이 컸지만, 한번도 주전으로서 당당하게 트로피를 든 적이 없는 상황에서 미련을 둘 이유는 없었다. 선수 김영찬으로서 더 인정받고 검증받기 위해 부천의 러브콜에 답했다.
아직 2경기뿐이지만 김영찬은 새로운 팀 부천에서 많은 걸 얻었고, 또 보여주고 있다. 기존 수비 주전들이 떠난 자리에 서서 스리백의 중심 역할을 해주고 있다. 본인도 긴 시간 기다린 프로에서의 첫 골을 터트렸다. 부천을 ‘내 집’이라고 표현하는 김영찬은 팀의 숙원인 승격을 이루며 다시 1부 리그로 돌아가는 꿈을 꾸고 있었다.
Q. 팀의 2연승과 함께 자신도 프로 데뷔골과 멀티골을 기록했다. 첫 완전 이적이 성공적인 것 같다.
A. 2경기 밖에 안했지만, 태국 동계훈련에서 피땀 흘린 게 2연승으로 이어진 거 같았다. 앞으로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프로에서 첫 완전 이적이다. 팀원으로서 부천에 도움이 된 거 같아 뿌듯했다. 데뷔골에 연속골까지 나와 그날은 행복한 하루였다.
Q. 그 전까지 임대를 반복하다 완전이적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
A. 전북에서 미련이 있으면서도 출전에 대한 간절함이 있어 임대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뛰어야 선수라는 마음가짐으로 임대를 다녔다. 하지만 임대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 집 아닌 내 집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완전 이적을 통해 내 집이라 말할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할 때 부천에서 오퍼를 주셨다.
Q. 부천 구단과 송선호 감독이 어떻게 마음을 흔들었나?
A. 처음 러브콜이 왔을 당시에도 부천이라는 팀에 매력을 느끼던 단계였다. 안양, 수원 시절 상대하며 끈적끈적한 원팀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송선호 감독님과 부천 코치님들이 수비수를 잘 가르치신다는 얘기도 들었던 터였다. 그런데 직접 나를 원하신다는 얘기를 해 주셔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Q. 전북 시절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A. 최강희 감독님 계시던 시절부터 있었는데 항상 후회는 남았다. 매년 임대를 다닐 때도 계속 전북에 남아서 제대로 경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건 가정법일 뿐이다. (장)윤호와 많이 친했는데 형이 없어서 봉동이 허전할 거 같다고 얘기 해줘서 마음이 찡했다. 하지만 윤호도 내가 경기를 뛰고 싶어한다는 마음을 이해해줬다.
Q. 안양전 이후 승리 소감에서 태국 동계훈련 생각만 하면 토할 정도라고 하며 그 시간이 초반 좋은 흐름을 만든다고 했다.
A. 감독님마다 동계훈련에 대한 기준과 성향은 다 다르다. 훈련 강도가 강한 팀에서도 했고, 약한 팀에서도 했지만 부천처럼 전술, 체력, 웨이트 훈련을 철저하게 한 적은 없었다. 선수들이 힘들어 할 때마다 감독님이 이 시간을 이기면 반드시 결과가 있을 거라고 다독거려 주셨다. 정말 개막하고 2경기에서 그런 노력이 결과로 나오고 있어 선수들이 더 확신하고 있다.
Q. 데뷔골과 2호골을 넣은 상대인 안양도 2년 전에 몸 담았던 팀이다. 너무 격하게 세리머니를 했는데?
A. 안양에도 아직 친구들이 있는데, 데뷔골이니까 경험이 너무 없어서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동국이 형처럼 골 많이 넣어 본 선수가 아니라서 전 소속팀에 대한 예의를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안양 선수들도 심정은 이해해 주더라. 안양 팬들께 죄송하다. 하지만 순간 그 감정을 숨기기 쉽지 않았을 거 같다. 너무 간절한 골이었다.
Q. 첫 골은 사실 상대 선수를 맞고 들어가는 행운이 있었다. 8년을 기다린 데뷔골이 터지자 다음 골까지는 30분도 안 걸렸다.
A. 수비수가 골 넣는 게 본업은 아니지만 코너킥 때는 그래도 수비수에게 기대하는 게 있다. 키가 큰 편에 속하니까, 매 시즌 코너킥 때 역할이 있었다. 그런데 결과가 안 나오니 부담도 있었다. 간절히 원하다 보니까 행운이 돼 첫 골이 들어갔다. 그 부담이 사라지니까 두번째 골도 들어가더라. 정말 인생이 아이러니 같다. 이렇게 어렵게 넣었는데, 그 다음 골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으니까. 앞으로도 골 넣는 찬스가 있으면 기여하고 싶다.
Q. 부천이 올 시즌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는데 송선호 감독은 어떤 부분을 많이 요구하나?
A. 감독님이 동계훈련 때 따로 불러서 많은 얘기를 해 주셨다. 수비수로서 고쳐야 할 점, 기본에 충실한 수비를 강조하셨다. 그런 것들을 밤에 자기 전에 되새겼다. 수비수의 자세, 감독님이 원하는 수비 성향을 계속 생각하다 보니까 경기장에서 그 상황이 오면 그렇게 하게 되더라. 앞으로도 고칠 점이 많지만 감독님 지시를 따라 더 성장하고 싶다.
Q. 아산과 안양은 아무래도 공격력에서 상위권으로 꼽히진 않는 팀이다. 앞으로 공격력 강한 팀과의 대결을 맞이하는데?
A. 경기 미팅을 하면 감독님이 바라는 얘길 듣고 우리도 어떻게 준비할 지 말한다. 부천은 같이 축구 하는 팀이다. 같이 수비하고, 같이 공격한다. 그러다 보니 부담이 덜하다. 힘들 거 같은 경기라고 생각해도, 공격수들도 수비를 같이 해주면서 도와주고 우리 수비수도 미드필더를 위해 한발 더 뛴다. 그런 문화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게 부천의 팀 문화다. 왜 부천을 상대하면 힘들었는지 들어와 보니 알겠더라. 밖에서 꾸역승이라고 하지만 끝까지 열심히 한 결과다. 아산전이 끝나고 (김)영남이 형이 그랬다. “이게 부천이지!” 그 말이 엄청 멋있었다. 당연하지만 잘 실천되지 않던 것을 이 팀은 정말 매 경기마다 해 내고 있다. 하지만 리그는 장기 레이스다. 중간에 원치 않는 결과나 상황도 나올 수 있다. 그걸 지혜롭게 넘기고, 이겨내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K리그2는 더 그래야 한다.
Q. 이제 부천이 진짜 본인의 집이다.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나?
개인과 팀의 목표 모두 하나다. 승격. 그런 성과를 내려면 수비가 강한 부천의 색깔을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 꼭 승격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올해 동계가 힘들었으니까, 끝맺음을 잘하고 싶다. 부천과 함께 승격해서 1부로 돌아간다면 최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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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자친구가 유명 연예인(이경규)의 외동딸(이예림)이고, 방송 출연도 많이 해 일반인들에게 익숙하다. 데뷔골에 대해 어떤 얘길 해주던가?
A. 여자친구는 역시 경기를 생중계로 보고 있었다. 내 일처럼 기뻐했다. 여자친구 아버님도 문자를 주셨다. 오래 기다렸고, 축하한다고 하시면서 10골 이상 넣자고 하셨다.(웃음) 내 부모님도 이 골을 너무 오래 기다리셨다. 나보다 더 원하셨던 것 같다. 아들로서 이제 살짝 체면이 서는 거 같다.
Q. 골 세리머니는 너무 자연스럽고 멋졌다. 다음에 골 넣으면 하고 싶은 것은?
A. 무릎 슬라이딩을 나도 모르게 나왔다. 골 넣는 순간을 상상은 했지만 세리머니를 생각한 적은 없었다. 골 넣고 밖에서 몸 푸는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어 달려갔는데 좀 멀었다. 잔디도 물기가 있고 미끄러워서 본능적으로 슬라이딩을 한 거 같다. 다음엔 골을 넣으면 여자친구를 위해 하트 세리머니도 하고 싶다. 이번엔 거기까지 생각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