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잠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44년 전인, 1976년 9월 마지막 주다.
먼저 9월 22일부터 살펴보자. 1976년 9월 22일은 축구 황제 호나우두가 태어난 날이다. 9월 18일 출생 이후, 9월 22일 출생 신고를 했다는 설도 있지만, 호나우두의 공식적인 생일은 9월 22일이다.
4일 뒤에는 독일(구 동독)에서 미하엘 발락이 태어났다. 거기에서 하루 뒤에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프란체스코 토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일의 시간을 더 하면, 1976년 9월 29일에는 우크라이나 레전드이자 사령탑 안드리 세브첸코가 태어난 날이다.
불과 일주일 사이, 세계 축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레전드가 동시에 네 명이나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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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혹자는 이 시기를 축구사 가장 빛나는 일주일 중 하나로 꼽는다.
이왕 언급한 김에, 네 선수의 현역 시절 주요 커리어에 대해 간략히 재조명하겠다.
GOAL# 축구 황제로 불렸던 호나우두
호나우두는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브라질 간판 공격수로 불렸던 레전드다. 2002 한일 월드컵 브라질 우승 주역이다. 무릎 부상으로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면서 기적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1997년과 2002년에는 발롱도르를 수상했고, 세 차례에 걸쳐 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2006 독일 월드컵 가나와의 16강전에서는 당시 기준,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물론 8년 뒤 클로제가 깼다. 그것도 호나우두 앞에서.
호나우두의 경우 당시 축구계 조던으로 불릴 만큼 영향력이 상당했다. 다만 화려했던 브라질 대표팀 커리어와 달리, 유럽 무대에서의 커리어는 좋지 않다. 리그 우승 또한 빅리그 기준 1회가 전부였다. 인테르 소속으로 UEFA컵(구 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우승했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가 없었다.
2006/2007시즌 호나우두 소속팀 밀란은 유럽 정상을 차지했지만, 당시 호나우두는 레알 소속으로 대회 조별 예선을 치른 탓에 우승 자격이 없었다.
Twitter# '준우승 제조기?' 미하엘 발락
발락은 21세기 기준, 독일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다. 2002 월드컵 준결승전에서는 히딩크호를 상대로 결승포를 가동하며, 독일의 월드컵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다만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이후에도 발락은 무언가 준우승 제조기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2006/2007시즌과 2007/2008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고, 2008년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승부차기 패배 그리고 독일의 유로 2008 준우승 영향이 컸다. 참고로 2001/2002시즌에는 분데스리가와 DFB 포칼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와 앞서 말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모두 준우승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우승컵이 없는 건 아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번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에서 세 차례나 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전차 군단 중원의 핵심으로 불렸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공수 밸런스가 좋았고, 양발 슈팅 능력도 장기 중 하나였다.
GOAL# 로마의 황제 'No Totti, No Party' 프란체스코 토티
로마 등번호 10번 영구 결번의 주인공. 유소년팀 시절부터 프로 데뷔 그리고 은퇴까지 토티는 로마에서만 활약한 로마맨이다. 별명부터가 로마의 황제다.
로마에서만 뛴 만큼 로마 기록 제조기다. 세리에A 기준, 로마에서만 250골을 넣었다. 로마 소속으로 307골을 넣었고, 유럽 대항전에서도 로마 소속으로 38골을 가동했다. 앞서 말한 세 가지 득점 기록 모두 로마 구단 최다 득점 기록이다.
22세부터 주장 완장을 찼고, 현역 은퇴까지 로마 주장으로 활약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데 로시가 로마를 떠나게 되면서, 로마의 원클럽맨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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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결점 공격수, 우크라이나 폭격기 안드리 세브첸코
동유럽 역대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 AC 밀란의 레전드이자, 우크라이나의 전설.
세브첸코의 별명은 두 개다. 하나는 무결점 스트라이커다. 또 하나는 호나우두다. 대표팀 커리어에서는 호나우두보다 부족해도, 클럽 커리어로 놓고 보면 그 이상이다. 그래서 혹자는 호나우두를 브라질 세브첸코로 부르기도 했다.
2004년 발롱도르 위너다. 밀란 소속으로 한 차례 세리에A 우승을 기록했고, 2002/2003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은퇴 후에는 감독으로 변신했다. 현재는 우크라이나 대표팀 사령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