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승' 나겔스만과 '6위' 호펜하임, 이 맘 때면 올라온다

댓글()
Getty Images
호펜하임, 최근 3연승 포함 5경기 무패(4승 1무). 유로파 리그 진출권인 6위 등극. 3연승 동안 10골. 나겔스만, 호펜하임 역대 최초로 50승 감독 등극. 호펜하임, 최근 4시즌 24라운드까지 경기당 승점 1.34점 & 24라운드 이후 2.03점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호펜하임이 이전 3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역시도 24라운드를 기점으로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3시즌 연속 유럽 대항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 맘 때만 되면 스물스물 올라온다. 호펜하임이 주말, 최근 분데스리가 3연승 포함 5경기에서 4승 1무 무패의 상승세를 타면서 유럽 대항전 진출권 마지노선인 6위에 올라섰다. 이는 율리안 나겔스만이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의 나이(만 28세)에 2016년 2월 11일, 호펜하임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매 시즌 반복되는 현상이다.

먼저 호펜하임은 2015/16 시즌 전반기만 하더라도 분데스리가 최하위에 위치하면서 강등이 유력한 상태였다. 나겔스만이 지휘봉을 잡기 바로 직전이었던 20라운드까지 2승 8무 10패 승점 14점(경기당 승점 0.7점)으로 강등권인 17위에 있었던 호펜하임이었다. 하지만 호펜하임은 나겔스만 체제에서 치른 후반부 14경기에서 7승 2무 5패 승점 23점(경기당 승점 1.64점)을 획득하면서 잔류 마지노선인 15위로 극적인 분데스리가 잔류에 성공했다.

이어진 2016/17 시즌, 호펜하임은 20라운드까지 8승 10무 2패 승점 34점(경기당 승점 1.7점)으로 유로파 리그 진출권인 5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바로 이전 시즌 극적으로 잔류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호성적이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호펜하임은 시즌 마지막 14경기에서 8승 4무 2패 승점 28점(경기당 승점 2점)을 추가로 획득하면서 4위로 챔피언스 리그 승강 플레이오프권을 획득했다(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리버풀은 만나면서 2전 전패와 함께 유로파 리그로 떨어졌다).

비록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에이스 케빈 폴란트가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떠났으나 다름슈타트에서 영입한 장신 공격수 산드로 바그너가 공백을 최소화했고, 이전 시즌 호펜하임 성적 자체가 하위권이었다 보니 주축 선수들도 모두 지킬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새로 팀에 가세한 케빈 폭트와 벤야민 휘브너가 호펜하임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수비 문제를 해소시켜주었고, 함부르크에서 영입한 신성 케렘 데미르바이가 기대 이상의 활약상을 펼쳐준 것이 호펜하임 돌풍에 크게 기여했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대항전(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와 유로파 리그)을 병행한 2017/18 시즌, 호펜하임은 24라운드까지 8승 8무 8패 승점 32점(경기당 승점 1.33점)과 함께 9위에 머물러 있었다. 주중에 유럽 대항전을 소화해야 하다 보니 선수층이 풍부하지 않은 호펜하임 입장에선 체력적으로 문제를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호펜하임은 2017/18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핵심 수비수 니클라스 쥘레와 플레이메이커 제바스티안 루디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고, 전반기가 끝나자마자 간판 공격수 바그너마저 바이에른으로 이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호펜하임은 세르지 나브리와 플로리안 그릴리치, 니코 슐츠, 하바드 노르트베이트, 저스틴 호그마, 로베르트 출리, 펠릭스 파슬락 같이 영입한 선수들이 하나같이 부상 혹은 부진에 시달렸다는 데에 있다.

하지만 유로파 리그 조기 탈락과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호펜하임의 상승세가 일어났다. 마지막 10경기에서 7승 2무 1패 승점 23점(경기당 승점 2.3점)을 올리며 분데스리가 3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 이와 함께 호펜하임은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첫 유로파 리그 진출에 이어 이번엔 첫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시즌 역시 유사하다. 호펜하임은 지난 시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14골 8도움)을 넣었던 '주포' 마크 우트가 샬케로 떠났고, 부상이 아닐 시엔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나브리(22경기 10골 7도움)가 원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 복귀했다. 카심 아담스와 레오나르도 비텐코트, 조슈아 브레넷, 벨포딜, 빈첸소 그리포 같은 선수들을 영입했고, 라이스 넬슨을 아스널에서 임대로 영입했으나 이번에도 챔피언스 리그를 병행하기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호펜하임은 24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8승 10무 6패 승점 34점(경기당 승점 1.42점)으로 9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래저래 유럽 대항전에 3시즌 연속 진출하는 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호펜하임은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 무패로 승점 13점(경기당 승점 2.6점)을 끌어모으면서 유로파 리그 순위권인 6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호펜하임은 이번 시즌 포함 최근 4시즌 동안 24라운드를 기준으로 하면 96경기에서 30승 39무 27패로 승점 129점을 기록하면서 경기당 승점 1.34점을 획득하고 있다. 하지만 24라운드 이후를 기준으로 35경기 22승 6무 7패 승점 69점과 함께 경기당 승점 2.05점을 올리고 있다.

호펜하임 후반기 상승세의 원동력은 크게 4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위에서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선수층이 풍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럽 대항전을 병행하다 보니 전반기엔 부진을 보이지만 조기 탈락 이후 후반기에 분데스리가에만 집중한 게 반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둘째, 나겔스만의 전술적인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선수단 변동이 큰 만큼 시즌 초반엔 울며 겨자먹기로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밖에 없지만 후반기에 접어들면 해당 선수들에게 맞는 맞춤형 전술을 구사하면서 성적 상승을 이끌어낸다.

먼저 나겔스만은 감독 데뷔 시즌엔 강등권에 있는 팀을 맡아선 14경기에 무려 8가지 각기 다른 포메이션을 가동하면서 잔류를 이끌어냈다. 이어진 2016/17 시즌엔 전반기 6가지 포메이션을 가동했으나 후반기 들어 3-1-4-2로 고정시키면서 안정화에 나섰다.

2016-17 Hoffenhiem Best11

지난 시즌 역시 2016/17 시즌과 비슷하게 전반기는 다양한 포메이션을 구사했으나 후반기엔 3-4-2-1과 3-1-4-2를 번갈아가며 활용했다(나브리의 부상이 잦았기에 어느 정도의 변화는 불가피했다).

2017-18 Hoffenhiem Best11

이번 시즌은 26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3-1-4-2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6가지의 포메이션을 구사했으나 27라운드부터 다이아몬드 4-4-2를 고정으로 쓰면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2018-19 Hoffenhiem Best11

셋째, 새로운 선수들의 팀 적응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매시즌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전반기엔 고전을 면치 못하지만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발이 맞아가기 시작하는 후반기부터 경기력이 올라오는 현상이 발생한다. 폭트와 휘브너, 데미르바이(이상 2016/17 시즌)를 비롯해 슐츠와 나브리, 그릴리치(이상 2017/18 시즌) 같은 선수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번 시즌엔 스탕다르 리에주에서 550만 유로(한화 약 71억)에 영입한 공격수 이샤크 벨포딜이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 베르더 브레멘에서 26경기에 출전해 4골 1도움에 그치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그는 20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4골 1도움에 그치며 분데스리가급 선수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9경기에서 무려 9골 3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아우크스부르크와의 28라운드 경기에선 알제리 선수 최초로 분데스리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물론 이는 나겔스만의 뛰어난 지도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실제 호펜하임에 영입됐을 당시엔 그저 그런 선수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으나 그의 지도를 받고 스타로 급부상하는 경우들이 있다. 게다가 떠나면 다시 거짓말처럼 하락세를 타고 있다. 세르지 나브리와 니클라스 쥘레(바이에른) 같은 성공 사례도 있긴 하지만 제바스티안 루디(바이에른을 거쳐 현재는 샬케)와 우트(샬케), 제레미 톨얀(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토비아스 슈트로블(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등 많은 선수들이 나겔스만의 품을 떠난 이후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후반기의 사나이 크라마리치를 언급할 필요가 있다. 그는 매시즌 전반기 대비 후반기에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호펜하임의 후반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그는 호펜하임에 입단한 2016년 1월을 기점으로 분데스리가 전반기 통산 47경기에 출전해 12골(11도움)에 그치고 있지만 후반기엔 61경기에 출전해 36골 12도움을 올리고 있는 크라마리치다.

2015/16 시즌 전반기, 레스터 시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그는 후반기에 호펜하임으로 임대를 오기에 이르렀다. 임대 첫 시즌에 그는 15경기에 출전해 5골 4도움을 올리며 호펜하임의 잔류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그는 2016년 여름, 1100만 유로(한화 약 142억)의 이적료와 함께 호펜하임에 완전 이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진 2016/17 시즌, 그는 전반기 17경기에 출전해 4골 5도움을 기록했다. 나쁘지는 않은 성과였으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후반기 17경기에 출전해 11골 3도움을 올리며 호펜하임 주축 공격수로 자리잡아나갔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지난 시즌 그는 분데스리가 17경기에 출전해 2골 4도움에 그치며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후반기 17경기에 출전해 11골 4도움을 올리며 후반기의 사나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겨주었다.

이번 시즌은 그래도 이전과 비교하면 전반기 13경기에 출전해 6골 2도움을 올리며 준수한 개인 기록을 올렸다. 특히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6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부진했던 다른 호펜하임 선수들과는 달리 준수한 활약상을 펼친 크라마리치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역시나 크라마리치는 후반기에 더 좋은 활약을 펼치기 마련. 이번에도 그는 후반기 12경기에서 9골 1도움을 올리고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개인 통산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골 타이(15골)를 일찌감치 달성한 크라마리치다.

이렇듯 호펜하임은 매시즌 많은 선수 변동 속에서 24라운드까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만 나겔스만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시즌 후반부에 호성적을 올리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제 호펜하임은 31라운드부터 33라운드까지 유럽 대항전 티켓을 놓고 직접적으로 경쟁 중에 있는 볼프스부르크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베르더 브레멘을 연달아 만난다. 해당 기간에도 연승 행진을 이어간다면 내심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진입도 노려볼 수 있는 호펜하임이다.

나겔스만은 지난 헤르타 베를린전 2-0 승리와 함께 호펜하임 감독으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50승을 달성했다. 인구 3만 5천명에 불과한 소도시 진스하임에 위치한 전형적인 하부리그 구단으로 2008/09 시즌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무대에 등장한 호펜하임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로파 리그에 진출한 데 이어 챔피언스 리그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나겔스만의 공이 크다.

이번 시즌은 나겔스만이 호펜하임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이다. 시즌 종료와 함께 RB 라이프치히 지휘봉을 잡는다. 나겔스만과 호펜하임이 유종의 미를 거두면서 아름다운 작별을 하길 기대해 본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