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io Ranieri Leicester City Premier League 2016Getty

‘5천분의 1’ 뚫은 레스터 시티의 ‘우승 동화’

[골닷컴] 박병규 기자 = 4년 전 오늘,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에 믿지 못할 동화가 펼쳐졌다. 직전 시즌까지 강등권이었던 ‘여우 군단’ 레스터 시티가 챔피언에 오른 것. 그들의 우승 가능성은 단 0.02%였다. 

2016년 5월 3일, EPL 우승 팀이 확정되었다. 2위를 달리던 토트넘이 36라운드 첼시전에 비기면서 승점 7점 차로 앞섰던 선두 레스터가 챔피언이 되었다. ‘동화’ 같은 레스터의 우승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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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빅6 클럽’으로 분류된 구단이 아니었으며 직전 시즌이던 2014/15시즌 챔피언십에서 승격하여 EPL 14위를 기록한 팀이었다. 게다가 1884년 창단 이래 사상 첫 1부리그 우승이었다. 레스터의 역대 1부리그 최고 성적은 1928/29시즌에 기록한 준우승이었다. 때문에 시즌 전, 베팅 업체들은 레스터의 우승 가능성을 5천분의 1, 즉 0.02%로 단정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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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는 시즌 초부터 거침없는 행보를 달렸고 우연의 일치인지 EPL 강자로 불렸던 팀들이 모두 초반 부진에 빠졌다. 우선 레스터는 리그 19라운드(2015년 12월 29일) 기준으로 11승 6무 2패를 기록했다. 

반면 돌아온 무리뉴 감독을 앞세운 전 시즌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9패로 16위까지 추락했고 12월 초 무리뉴는 팀을 떠났다. 이후 소방수로 히딩크 감독이 투입되었고 첼시는 2계단 상승했다. 반할 감독이 이끌던 맨유는 5패로 6위, EPL에 입성한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5패로 7위, 페예그리니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시티는 5패로 3위를 기록했다. 그나마 벵거의 아스널이 4패로 레스터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선두 다툼을 벌였다.  

레스터 시티 옵타

이후에도 레스터는 꾸준히 안정세를 보이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데이터 통계 업체 'OPTA(옵타)'에 따르면, 시즌 막판 149일간 선두를 유지한 것이 컸다. 그 결과 레스터는 23승 12무 3패(승점 81점)로 2위 아스널과 10점 차를 벌리며 우승했다. 

레스터의 우승은 판도를 바꾸기도 했는데, 1992년 EPL 출범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3회), 첼시(5회), 맨체스터 시티(4회), 아스널(3회)로 돋보이던 틀을 깨트렸다. 물론 1994/95시즌 우승을 차지한 블랙번 로버스 다음으로 센세이션한 결과였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카스퍼 슈마이켈, 대니 드링크워터, 리야드 마레즈, 은골로 캉테, 오카자키 신지, 제이미 바디 등이 우승의 주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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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8부리그 출신 제이미 바디는 어느새 잉글랜드 국가대표까지 승선하며 ‘신데렐라’가 되었다. 당시 바디는 2015년 8월부터 11월까지 EPL 최초로 11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레스터 우승의 키(Key)였다. 뿐만 아니라 17골 11도움을 기록한 마레즈도 아프리카 출신 최초로 선수협회(PFA) 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아름다운 동화를 써 내려갔다. 

재미있는 점은 당시 64세의 나이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탈리아 출신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시즌 전 목표는 ‘승점 40점 확보’였다. 결국 레스터는 목표의 2배에 해당하는 승점을 확보했다. 우승을 확정 지은 뒤에도 라니에리 감독의 다음 시즌 목표는 “언제나 승점 40점 확보”라고 밝혔다. 

사진 = Getty Images, OP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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