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은 물론 모든 대륙의 리그가 휴식기에 들어섰다. 축구 팬들 역시 밤잠을 설치게 했던 축구 경기들의 중단으로 조금은 무료한 한 주를 보내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축구 팬들을 즐겁게 할 리그가 재개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기간은 미정이다. 짧을수록 좋다. 한 번은 유럽 클럽대항전을 중심으로, 그리고 나머지 한 번은 국가 대항전 경기를 중심으로 과거 축구 팬들을 즐겁게 했던 명경기들을 리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골닷컴] 박문수 기자 = 트레블 달성. 그리고 후반 종료 직전 터진 극적인 결승포.
1998/199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 유일무이한 업적인 트레블 달성에 성공한 전설의 팀이다. 쉽진 않았다. 벵거의 아스널에 승점 1점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FA컵에서는 셰링엄과 스콜스의 연속 득점으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2-0으로 승리하며 우승했고, 후술할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는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승으로 빅이어를 손에 들었다.
# 언제 그리고 어디에서
현지 시각으로 1999년 5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홈구장인 캄노 우에서 열렸다. 결과는 후반 교체 투입된 셰링엄과 솔샤르가 추가 시간 연속 골을 가동한 맨유의 2-1 승리였다. 1967/1968시즌 이후 무려 31시즌 만에 거둔 맨유의 두 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당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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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 이유
극적인 승부였다. 이스탄불 기적도 있지만, 이 경기는 후반 추가 시간에만 두 골이 나오며 경기를 뒤집었다. 덕분에 맨유와 바이에른의 1998/199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일명 '캄노우의 기적'으로 불리고 있다.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악몽이지만. 참고로 맨유와 바이에른은 해당 시즌 조별 예선에서 만났고 당시 두 팀 결과는 2무였다.

# 1998/199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상황 및 결승전 라인업
트레블이라는 업적은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 맨유만이 지니고 있는 대기록이다. 쉽지는 않았다. 당시 맨유는 38라운드 토트넘전에서 레스 퍼디낸드에게 실점했지만, 베컴과 콜의 연속 득점으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있었다. 같은 날 열린 경기에서 아스널은 애스턴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35라운드까지만 해도, 맨유는 리그 2위였다. 리즈 유나이티드전 무승부로 아스널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리버풀과의 노스웨스트 더비에서도 2-2로 비기며, 우승에 적신호가 켜진 맨유였다. 전세 역전에 성공한 경기가 바로 미들즈브러전이다. 아스널이 리즈에 덜미를 잡히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37라운드 블랙번 로버스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한 차례 위기를 맞이했지만, 최종전 토트넘전 승리로 승점 1점 차로 프리미어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그리고 치른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 맨유는 바이에른 그리고 바르셀로나와 같은 조에 속했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브론비를 상대로 2승을 거뒀지만,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맨유 입장에서는 불행 중 다행으로 바르셀로나가 바이에른에 덜미를 잡히면서 승점 2점 앞선 조2위로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인테르를 꺾고 준결승에 나선 맨유 상대 팀은 유벤투스였다. 쉽지 않았다.
1차전 홈 경기에서는 후반 추가 시간 긱스의 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2차전 원정에서는 펠레 스코어 3-2로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참고로 이 경기에서 맨유는 인자기에 두 골을 내주며 0-2로 끌려다녔지만, 이후 세 골을 가동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대회 우승팀은 맞지만, 대회 내내 압도적인 결과와 내용을 보여준 맨유는 아니었다. 대신 운이 좋았다.
결승전 라인업 역시 베스트 멤버는 아니었다. 하필 미드필더진 핵심 자원인 로이 킨과 폴 스콜스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 출전이 좌절됐다. 베컴이 중앙에서 그리고 긱스가 오른쪽으로 이동한 이유 또한 베스트 라인업 구성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 1998/1999시즌 바이에른 뮌헨 상황 및 결승전 라인업
맨유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무산됐지만, 해당 시즌 바이에른 또한 트레블 달성 도전장을 내밀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레버쿠젠에 승점 15점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두 번째는 UEFA 챔피언스리그였고, 세 번째는 DFB 포칼컵이었다. 공교롭게도 맨유전 패배로 트레블 달성에 실패한 바이에른은 DFB 포칼컵에서도 베르더 브레멘과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무너지며 준우승에 그쳤다.
2년 뒤 바이에른은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은 물론, 분데스리가에서도 우승했지만, DFB 포칼 2라운드에서 탈락하며 트레블 달성에 또 한 번 실패했다. 참고로 해당 시즌 8강전에서 바이에른은 맨유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복수에 성공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 2009/2010시즌 바이에른은 판 할 감독 체제에서 다시 한번 도전했지만 인테르에 패하며 트레블에 실패했다. 그렇게 또 한 번 시간이 흘러, 2012/2013시즌 하인케스 체제에서 유일무이한 트레블 달성에 성공했다. 맨유와의 결승전에서 90분 내내 리드를 잡았던 바이에른은 후반 추가 시간 두 골을 내주며 무너졌고, 결국 14년 뒤에나 트레블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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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199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1 바이에른 뮌헨 리뷰
맨유의 주축 선수들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탓에, 이번 경기에서는 바이에른이 맨유보다 조금 우세한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 시작 6분 만에 바이에른의 선제 득점이 터졌다. 주인공은 바슬러였다. 페널티 박스 외곽 오른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은 바이에른은 키커로 나선 바슬리가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맨유 골망을 흔들었다. 천하의 슈마이켈도 수비벽에 시야를 확보하지 못하며, 꼼짝없이 당했다.
내심 반격을 노렸던 맨유지만, 바이에른이 좀 더 노련했다. 오히려 바이에른이 여러 차례 공격 기회를 잡으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전 양상도 비슷했다. 바이에른이 계속해서 기회를 잡았다. 두드리고 두드렸지만 열지를 못했다. 운도 없었다. 얀커가 때린 회심의 오버헤드 슈팅 또한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불운이 따랐다. 바이에른으로서는 확실한 기회를 잡고도 살리지 못한 게 문제였다.
후반 막판까지만 해도 바이에른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다. 위기의 순간 퍼거슨 감독 용병술이 빛났다. 블름크비스트와 콜을 대신해 투입한 셰링엄과 솔샤르를 필두로 서서히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 시간 1분 맨유의 동점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교체 투입된 셰링엄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슈마이켈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했던 맨유. 바이에른의 핑크가 잘못 걷어낸 공이 긱스에게 향했다. 긱스가 오른발로 밀어준 공이 곧바로 셰링엄에게 향했다. 지체 없이 셰링엄은 슈팅으로 연결했고 1-1 동점을 만들었다. 바이에른의 다소 안일한 대응이 문제였다.
이게 다가 아니다. 후반 3분 그 유명한 솔샤르의 결승포가 터졌다. 이번에도 베컴의 코너킥에서 시작됐다. 왼쪽에서 베컴이 올려준 공이 셰링엄이 헤딩으로 연결됐다. 아쉽게도 공은 굴절됐지만, 문전에 있던 솔샤르의 발 앞에 떨어졌고, 솔샤르 또한 지체 없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솔샤르의 골이 나오자 맨유의 벤치에 있던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나와 환호했다. 참고로 당시 해설자는 'Can you believe it?'이라며 믿기지 않는 경기 결과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셰링엄과 솔샤르의 극적인 골로 경기를 뒤집은 맨유는 1968년 이후, 31년 만에 유럽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