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xander IsakGetty Images

'5경기 연속 골' 이삭, 주제 토트넘 이적 소동의 수혜자 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윌리앙 주제가 이적 스캔들에 휘말리는 동안 주전 자리를 꿰찬 레알 소시에다드 신예 공격수 알렉산더 이삭이 연신 득점포를 이어나가며 핵심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삭의 활약상이 심상치 않다. 최근 공식 대회 5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으면서 7골 1도움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 이삭의 득점 행진 덕에 소시에다드는 에스파뇰과 오사수나, 레알 마드리드를 차례대로 꺾고 코파 델 레이(스페인 FA컵) 준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삭이 누구인가? 만 16세의 어린 나이에 스웨덴 리그에서 프로 데뷔해 골까지 넣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만 17세 3개월 18일의 나이에 스웨덴 대표팀 역대 최연소 A매치 출전을 기록한 데 이어 4일 뒤에 스웨덴 역대 최연소 A매치 골까지 넣으며 제2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라는 평가를 들었던 선수다. 당연히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많은 구단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치열한 영입 전쟁 끝에 그는 2017년 1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에서 그는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과 파코 알카세르 같은 쟁쟁한 공격수들에게 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2년 동안 그의 분데스리가 총 출전은 5경기가 전부였다. 이에 그는 2019년 1월, 에레디비지에 구단 빌렘 II로 임대를 떠나야 했다.

다행히 그는 빌렘II에서 16경기에 출전해 13골 6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당시의 활약상을 인정받아 그는 2019년 여름, 650만 유로의 이적료와 함께 소시에다드로 이적했다(그의 이적에는 3000만 유로의 바이백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이미 소시에다드에는 3시즌 연속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에서 두 자리 수 골을 넣으며 간판 공격수로 자리잡고 있는 윌리앙 주제가 있었다. 즉 소시에다드가 그를 영입한 건 장기적인 관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당연히 그는 주제 밑에서 백업 공격수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크리스마스 휴식기 이전까지 그의 공식 대회 선발 출전은 3경기가 전부였다(교체 출전 15경기).

하지만 겨울에 이삭의 입지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던 토트넘이 주제 영입에 나선 것. 여기까지는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문제는 주제가 소시에다드 선수들에게 "난 이제 소시에다드를 떠난다"라고 떠들고 다니면서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데에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토트넘이 소시에다드가 요구하는 이적료를 맞춰주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주제 이적은 불발이 됐고, 결국 그는 뒤늦게 소시에다드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사과 영상을 올려야 했다. 당시 주제의 사과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지난 며칠간 있었던 모든 소동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나를 항상 지지해준 팬들과 동료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프리미어 리그에 소속된 팀(토트넘)에서 챔피언스 리그까지 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나에게 왔다고 생각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는 건 내 꿈이었다. 이젠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지만, 난 지금 소시에다드에서 행복하다. 난 소시에다드의 전폭적인 지원에 항상 감사하다고 느끼고 있다. 앞으로 다시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줄 수 있도록 오직 축구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사과 영상과는 별개로 주제가 이적 소동을 일으키는 틈을 타 이삭이 대신 선발 출전했다. 1월 19일, 레알 베티스와의 라 리가 원정에선 부진 끝에 57분 만에 주제로 교체되면서 아직은 선발로 나서기엔 부족한 게 아닌가 싶었으나 이어진 에스파뇰과의 코파 델 레이 32강전에 골을 넣으며 2-0 승리에 기여했다. 곧바로 주말 마요르카와의 라 리가 21라운드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3-0 승리를 이끈 그는 주중 오사수나와의 코파 델 레이 16강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3-1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소시에다드 구단 선정 1월의 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은 이삭이었다.

다시 지난 주말(2월 2일), 레가네스와의 라 리가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비록 팀은 1-2로 패했으나 그는 선제골을 넣으며 4경기 연속 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주제의 이적 소동을 틈타 기회를 완벽하게 잡아내는 데 성공한 셈이다.


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주중 레알 마드리드와의 코파 델 레이 8강전은 이삭에게 있어 잊지 못할 경기였다. 그는 먼저 22분경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마르틴 외데고르의 선제골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었다(이삭의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선방한 걸 외데고르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어서 그는 후반 8분경 안데르 바레네체아의 크로스를 환상적인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꽂아넣었다. 곧바로 그는 2분 뒤(후반 10분), 소시에다드 측면 수비수 안도니 고로사벨의 패스가 레알 수비 맞고 굴절되어서 흐른 걸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가면서 추가골까지 넣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소시에다드가 마르셀루에게 실점을 허용하자 후반 24분경 측면 돌파에 이은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로 미드필더 미켈 메리노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4골에 모두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삭의 맹활약 덕에 4-1로 승기를 잡자 소시에다드는 후반 19분경 에이스 외데고르를 빼고 안데르 게바라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25분경엔 이삭 대신 아이헨 무뇨스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스페인을 넘어 유럽 최고의 명문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체력 안배에 나섰다. 소시에다드는 경기 막판 연달아 실점을 허용하면서 자칫 다잡은 승리를 놓치는 듯싶었으나 다행히 4-3으로 승리를 차지하면서 대어를 잡고 코파 델 레이 준결승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해냈다.

이렇듯 이삭은 강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그것도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면서 최근 공식 대회 5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상승 무드를 이어나갔다. 5경기 그의 스탯은 무려 7골 1도움에 달하고 있다.

안 그래도 그는 12월, 크리스마스 휴식기 전에 열린 라 리가 2경기에서 연달아 골을 넣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었다. 이 시점부터 고려하면 공식 대회 11경기에서 11골 1도움을 올리고 있는 이삭이다. 참고로 주제는 이번 시즌 공식 대회 23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고 있었다. 이 정도면 원래 주전 공격수였던 주제를 넘어서는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기회가 주어진 건 정말 뜻하지 않게 이루어진 것이었으나 그는 이를 잘 살려내면서 소시에다드의 핵심 선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반면 주제는 이적 소동을 일으켰다가 속칭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토트넘의 작은 움직임 하나가 두 선수의 운명을 뒤바꾸고 있다.

광고

ENJOYED THIS STORY?

Add GOAL.com as a preferred source on Google to see more of our reportin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