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축구회관] 서호정 기자 = 코로나19 사태를 헤치고 개막한 K리그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대단했다. 해외 중계권 사업권자인 스포츠레이더가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1라운드 해외 중계 시청자 수는 총 1554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인도, 러시아, 독일, 호주, 영국, 포르투갈 등 그야말로 세계의 K리그였다. 하이라이트와 뉴스 시청자 1800만까지 합치면 3300만명을 훌쩍 넘는 엄청난 커버리지를 자랑했다. K리그 출범 이래 가장 세계에 많이 노출된 중요한 기회의 시간이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은 AFC 46개 회원국이 열람할 정도다. 전 세계 대부분의 축구 리그가 중단되거나 개막을 연기하고 있는 시점에서 프로축구연맹은 아시아 각국으로부터 매뉴얼을 공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왔다. 연맹은 매뉴얼 영문 번역본을 제작하여 AFC에 제공했으며, 이를 전달받은 AFC는 회원국 리그 재개에 도움을 주기 위해 AFC에 소속된 46개국 회원 협회에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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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 젓던 K리그는 17일 벌어진 K리그1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무관중 경기에 대해 FC서울이 일부 관중석을 마네킹으로 채웠는데, 제공받은 제품 중 일부가 성인용품인 ‘리얼돌’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마네킹과 함께 설치한 피켓과 머리띠에는 성인용품 업체 이름까지 노출됐다. 전반 이후 구단이 피켓을 치웠고, 중계 카메라가 해당 제품이 있는 관중석을 비추는 걸 최대한 자제했지만 이미 상황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세계의 주목을 받던 K리그는 순식간에 국제 망신을 당했다. K리그를 지켜 보던 전 세계 외신이 이번 사태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서울 구단은 경기 후 해당업체 대표를 대동해 해명을 했지만 석연찮은 부분이 많았다. 해당 업체는 자신들과 업무 관계에 있던 매니지먼트 회사의 일탈이라고 해명했지만, 많은 취재 결과 두 회사가 동일 업체라는 정황이 나오는 중이다.
서울 구단은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해명 과제에서 문제의 업체를 프로축구연맹이 소개시켰다고 설명하면서 또 다른 파장을 낳았다. 프로축구연맹은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주간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해명을 했다. 연맹 관계자는 “5월 4일 타종목 스포츠단체에서 일하는 분을 통해 해당 업체 대표가 연락을 하고 찾아왔다. 피규어를 만드는 회사의 대표라고 소개했다. 무관중 경기 관중석에 피규어를 설치하면 좋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그런 일은 연맹이 아닌 구단이 하는 것이라고 하니, 구단 연락처를 원했다. 그 업체가 FC서울을 원했다”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서울에게 프리미엄 마네킹 제작 업체라고 소개했던 것처럼 연맹에도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한 것이다.
소개 당시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던 것은 인정했다. 연맹은 “서울에는 어떻게 설명했는지 모르지만 연맹에 와서는 피규어 업체라고 소개했다. 샘플이나 브로셔, 명함도 가져오지 않았다. 이후 서울에 이런 연락이 왔다고 하니 만나 보겠다고 해서 연맹이 연락처를 알려준 것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많은 업체가 연맹을 찾아온다. 연락처를 받아 구단이 원하면 소개를 한다. 구단과 상의할 일이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구단의 몫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리그 브랜드와 이미지를 실추시킨 이번 사안에 대해서 심각한 문제로 인지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사소한 문제라 보지 않는다. 재발 방지를 위해 당연히 노력할 것이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라고 말한 연맹은 현재 규정 상 광고 배너나 정치, 종교 현수막이 아닌 설치물까지는 경기 감독관이 일일이 체크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말했다.
서울 구단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상벌위의 판단을 기다린다. 상벌위원장이 검토하고 있다. 이 사안에 적용할 규정이 있는지, 범위에 대한 해석을 해야 한다. 상벌위 개최 여부를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업체를 소개를 해 준 것이 연맹인만큼 책임이 있다는 게 상벌위의 판단이라면 연맹 내부도 징계를 피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의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구단에게 연결하면서 사업 내용을 세세히 보진 않는다”며 억울함도 토로했다.
새로운 팬층으로 구매력이 강한 여성팬을 타깃으로 삼으려던 노력도 뜻밖의 암초에 부딪혔다. 서울 팬덤 내부에서도 여성팬들이 이번 사태에 강력한 비판을 보낼 정도다.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각 구단 스폰서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관중 경기에 대응한 각 구단의 흥행 노력과 아이디어가 묻힌 부분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구FC는 대구 시민들이 본인의 소원과 응원 메시지를 직접 쓴 1만개의 깃발을 부착했고, 안산그리너스는 관내 시립어린이집 원생들이 그린 자화상 2000여장을 관중석에 배치했다. 수원삼성은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아길레온의 대형 모형을 응원석 한가운데 설치하고 실제 분위기 못지 않은 응원 사운드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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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는 공식 SNS를 통해 공모한 팬들 응원 메시지를 현수막으로 제작했다. 부산아이파크도 SNS로 받은 응원 문구를 LED 광고보드를 통해 경기 중 송출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팬들의 응원 영상을 워밍업 시간과 하프타임에 전광판으로 송출해 선수들에게 힘을 줬다. 부천은 가변석 등에 의료진 등에 대한 감사 현수막을 걸었고,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선수단 이동을 중계했다. 서울이랜드는 홈팀 라커룸 앞에 팬들의 응원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을 전시하고 E석에 카드섹션을 구현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서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다른 구단들이 팬들과 교감하고 노력하는 부분이 많이 조명이 안 돼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K리그에 서울 구단만 있는 건 아니다. 이번 사태가 위중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구단들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