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김학범호의 살림꾼 역할을 맡은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의 가치가 아시아에서 빛났다. 한국이 기다리던 첫 우승을 달성한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MVP를 차지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원두재는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U-23 챔피언십 우승 세리머니에서 대회 MVP로 선정됐다. 일반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는 가장 빛을 보지 못하는 포지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보통 득점이라는 상징적 결과를 내는 공격수나 2선 미드필더, 승부차기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는 골키퍼가 MVP 수상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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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원두재가 보여준 경기력과 팀에 미친 공헌도를 생각하면 놀라울 일은 아니다. 원두재는 이번 대회를 위해 김학범 감독이 준비한 비장의 카드였다. 한찬희를 과감히 명단에서 제외한 김학범 감독은 3선 옵션으로 원두재, 김동현, 맹성웅을 데려갔다.
전술적 중심은 원두재였다. 포백 수비를 지키는 보디가드 역할을 1차적으로 맡은 원두재는 뛰어난 기동력과 제공권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이끌었다. 김학범 감독은 상대 스타일에 따라 김동현과 맹성웅, 그리고 김진규까지 번갈아 붙여줬다. 영리하게 위치를 점하고, 깔끔한 수비를 한 원두재는 새로운 진공청소기가 됐다.
필드 플레이어 중 입지가 가장 탄탄한 선수도 원두재였다. 김학범 감독의 로테이션 전략에서 골키퍼 송범근과 더불어 사실상 예외였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결승전에서도 변함 없이 선발 출전해 연장까지 모두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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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대에서 뛰던 원두재는 아비스파 후쿠오카를 떠나 올 시즌부터 울산 현대에서 뛰게 된다. 박용우가 입대(상주 상무)한 울산은 그 대체자를 찾던 중 원두재를 주목했다. 이번 대회에서 원두재가 보여준 경기력을 볼 때 적절한 선택이 됐다.
MVP 수상과 함께 원두재는 보너스 2만 달러까지 받으며 기쁨이 두배가 됐다. 한국은 골키퍼상까지 송범근이 수상하며 기량에 기반한 개인상을 모두 챙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