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은 물론 모든 대륙의 리그가 휴식기에 들어섰다. 축구 팬들 역시 밤잠을 설치게 했던 축구 경기들의 중단으로 조금은 무료한 한 주를 보내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축구 팬들을 즐겁게 할 리그가 재개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기간은 미정이다. 짧을수록 좋다. 일주일에 두 번이다. 한 번은 유럽 클럽대항전을 중심으로, 그리고 나머지 한 번은 국가 대항전 경기를 중심으로 과거 축구 팬들을 즐겁게 했던 명경기들을 리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골닷컴] 박문수 기자 = 호나우두가 움직인다. 때리는 족족 골이 나왔다. 근데 이 경기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한 경기는 아니었다. 레알이 리드를 잡았지만, 데이비드 베컴이 교체 투입 이후 두 골을 가동하며 최종 스코어 4-3으로 맨유가 2차전 홈 경기 승리를 따냈다.
박성재 디자이너2차전 승리에도, 맨유는 1차전 원정 1-3 패배를 뒤집지는 못했다. 그렇게 레알은 호나우두와 지단 그리고 여기에 피구까지, 갈락티코 1기 구성원들과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 대회 2연패를 위해 순항하는 듯 했지만, 네드베드가 버틴 유벤투스에 발목이 잡히며 결승 문턱에서 좌절됐다.
결승전도 아닌 8강전이지만, 지금까지도 이 경기 명승부로 회자되고 있다. '다시 보는 UCL' 두 번째 리뷰 경기는 호나우두의 3샷 3킬로 유명한 2002/200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맨유와 레알의 맞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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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 이유 및 배경
극적인 드라마는 아니었다. 대신 재밌고, 치열했다. 양 팀 합쳐 7골이 나왔다. 소위 말하는 아재들의 아이돌들이 대거 출전했고 경기 내내 박진감 넘친 양상이 이어졌다. 호나우두의 '스리샷 스리킬'로 유명한 경기지만, 사실 이 경기 최종 승자는 맨유였다.
이 경기를 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를 인수했다는 설이 나올 만큼, 보는 이로 하여금 굉장한 재미를 보장하는 경기였다.
참고로 당시 UEFA 챔피언스리그는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32강전을 통해 각 조 1,2위 팀이 다시 한 번 토너먼트를 치렀고, 이들 중 총 16개 팀이 2차 조별 예선을 거쳐 8강에 진출했다.

# 2002/2003시즌 레알 마드리드 상황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소위 말하는 갈락티코 정책으로 스타 플레이어를 한창 수집 중이었다. 2000년에는 피구가 그리고 2001년에는 지단이, 2002년에는 호나우두가 레알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그 다음 시즌에는 베컴이 합류했다.
16강 2차 조별 예선에서 레알은 AC 밀란에 이은 조 2위를 기록하며, 8강에 진출했다. 당시 레알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승점 1점 차로 제치며 8강에 안착했다. 그들의 상대는 스타 군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1차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에서는 3-1로 승리했다. 후술할 경기는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차전이다.

# 2002/2003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상황
16강 2차 예선 당시 맨유는 유벤투스 그리고 바젤과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와 D조에 배정됐다. 4승 1무 1패의 맨유는 조 선두 자격으로 8강에 올랐지만, 대회 준우승팀 유벤투스의 경우 승점 7점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8강 무대에 진출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맨유는 1-3으로 패했다. 피구의 선제 득점을 시작으로 라울이 연속 골을 가동하며 레알에 0-3으로 끌려 갔던 맨유는 반 니스텔로이의 만회골로 1-3으로 1차전 원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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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업 및 경기 리뷰
1, 2차전 선발 라인업이 모두 다른 양 팀이었다. 레알의 경우 라울과 콘세이상을 대신해 2차전에서는 맥마나만이 왼쪽 윙어로 나서면서, 구티가 마케렐레와 허리를 책임졌다.
맨유의 경우 베컴이 교체 멤버로 나서면서 이 자리에 솔샤르가 들어갔다. 맞다. 감독 솔샤르다. 다만 솔샤르의 경우 윙어보다는 반 니스텔로이 밑에서 뛰었다. 스콜스를 대신해 베론이 나섰으며, 네빌이 빠지면서 실베스트레가 중앙으로 그리고 브라운이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왼쪽 측면 수비수로 오셔가 선발 출전했다.
박성재 디자이너호나우두의 올드 트래퍼드 3샷 3킬로 유명한 경기지만 사실 이 경기 승자는 레알이 아닌 맨유였다. 결과적으로 레알이 준결승에 진출은 했지만, 2차전 결과는 엄연히 맨유의 4-3 승리였다.
호나우두가 전반 12분 포문을 열었다. 구티의 패스를 받은 호나우두는 빠른 돌파를 통해 맨유 수비진을 무너뜨린 후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반 니스텔로이가 전반 43분 동점을 만들었다. 솔샤르가 페널티 박스에서 낮게 내준 패스를 반 니스텔로이가 차분히 밀어 넣으며 1-1이 됐다.
후반 5분 카를루스의 낮게 깔아준 크로스를 호나우두가 득점으로 연결하며 레알이 2-1로 앞서갔다. 그러나 2분 뒤 엘게라의자책골로 동점이 됐다.
후반 14분 호나우두가 또 한 번 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하프라인 아래에서 공을 잡은 호나우두는 빠른 돌파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렸고 아크 에어리어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3-2를 만들었다.

맨유의 반격도 거셌다. 후반 교체 투입된 베컴이 후반 26분과 후반 40분 연속 골을 가동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26분에는 특유의 프리킥으로 그리고 후반 40분에는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득점에 성공하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1차전 2점 차 패배를 당했던 맨유는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공교롭게도 그다음 시즌 베컴은 맨유를 떠나 레알에 입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