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5분. 지하철 배차 간격보다 짧은 시간이다. 혹자는 이 짧은 시간을 일컬어 '5분의 기적'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표현 자체의 쓰임새도 각양각색이다. 서적 종류도 다양하다.
축구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은 스페인과의 조별 예선에서 5분 만에 0-2 경기를 2-2 무승부로 만들었고, 5분이 아닌 6분이지만 리버풀은 이스탄불의 기적을 그리고 토트넘 홋스퍼는 아약스를 상대로 극적인 드라마를 집필했다.
이 팀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다. 지금으로부터 21년 전인 5월 26일 밤(현지시각), 한국시각으로는 5월 27일 새벽. 맨유는 드라마틱한 역전승으로 해당 시즌 트레블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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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이면 충분했다. 0-1로 밀렸던 맨유는 5분 동안 두 골을 가동했고, 드라마틱한 역전승으로 유럽 정상을 차지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맨유의 '트레블 대업'은 지금까지도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갑작스레 맨유판 '5분의 기적'을 언급하게 된 계기는 지금으로부터 21년 전 맨유가 UEFA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사실 평소 같으면 넘어갈 수도 있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축구계가 잠잠해진 만큼 다시금 맨유의 '5분의 기적'을 회상해 볼 시간을 마련하겠다.
본 매체 '글로벌 에디션' 또한 공식 SNS를 통해 맨유가 보여준 '5분의 기적'을 재조명했다. 이 경기에 대해 '어메이징한 경기'라고 묘사했다. 경기가 열린 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노 우'였다. 당시 맨유는 쉽지 않았다. 인터 밀란 그리고 유벤투스를 차례로 상대했고, 유벤투스와의 준결승전에서는 탈락 문턱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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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도 쉽진 않았다. 라인업이 말해준다. 중원의 핵심인 로이 킨과 스콜스가 경고 누적 탓에 나서지도 못했다. 급한대로 베컴을 중앙으로 이동시키는 등, 이 대신 잇몸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해야 했다.
경기력도 맨유가 앞선 건 아니었다. 이 경기 주도권을 잡은 팀은 바이에른이었다. 오히려 맨유는 전반 6분 선제 실점을 허용했고, 경기 종료 막판까지 끌려 다녔다. 오히려 추가 실점을 면한 게 운이었다.

그렇게 종료 직전 5분을 남긴 상황에서 맨유의 드라마틱한 역전승이 이어졌다. 두 번 모두 베컴에서 시작했고, 한 번은 셰링엄이 그리고 또 한 번은 솔샤르가 바이에른 골망을 흔들었다. 여기서 잠깐. 셰링엄과 솔샤르 모두 선발이 아닌 교체 출전이었다. 당시 맨유의 투 톱은 요크와 콜이었다.
90분까지 0-1로 밀리고 있던 맨유. 후반 추가 시간 1분 베컴이 올려준 코너킥이 상대 실수로 긱스에게 향했다. 긱스의 왼발이 아닌 오른발 패스를 받은 셰링엄이 1-1을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맨유가 바이에른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에는 솔샤르였다. 베컴의 코너킥이 셰링엄의 머리에 맞고 굴절된 틈을 타 솔샤르가 차분히 밀어 넣었다. 0-1이었던 경기는 순식간에 2-1로 뒤집혔고, 그렇게 맨유는 유럽 챔피언 등극에 성공했다. 1968년 이후 31년 만에 유럽 챔피언에 등극한 순간이었다.
GOAL TWITTER여기서 잠깐. 본 매체 '글로벌 에디션'은 글로벌 팬들을 상대로 1998/1999시즌 트레블 당시 맨유 선수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라는 질문지를 던졌다. 답은 다양하다. 참고로 발롱도르에서는 데이비드 베컴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극적인 역전골 주인공 솔샤르도 있고,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FA컵 결승전 선제 득점 그리고 조커로 나와 바이에른전에서 동점골을 가동한 셰링엄도 있다. 물론 필자의 선택은 선수가 아닌, 감독 퍼거슨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