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히딩크처럼… 악연의 케이로스, 한국 지휘봉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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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이자 원수였던 감독이 태극호의 선장이 될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가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 대표팀 감독과 협상 중임이 알려졌다. 출처가 이란축구협회 회장의 인터뷰인만큼 실질적인 진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은 4일 이란의 IS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케이로스와 접촉해 감독 선임을 협의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이란축구협회와 계약 돼 있는 케이로스 감독은 최근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작별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진행하고 있는 차기 대표팀 사령탑 선임은 한달 가까이 구체적인 진척이 보이지 않았다. 이탈리아 출신의 두 명감독 라니에리, 프란델리가 대한축구협회의 의향에 대표팀을 맡을 의사가 없다고 전한 것이 현지 언론과 두 감독의 측근을 통해 확인된 사항이다. 그 외의 보도는 대부분 출처가 불분명한 케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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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케이로스 감독과의 협의는 매우 구체적이다. 출처는 현재 케이로스 감독을 고용하고 있는 주체의 최고결정권자다. 타즈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에 연락해 케이로스를 감독으로 영입할 지 의사가 있는지 물었고, 협의했다는 답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해부터 이란 대표팀을 떠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부임 후 뛰어난 지도력을 보인 그는 월드컵 최종예선을 무패로 여유 있게 통과했다. 본선에서도 이란 대표팀과 만든 질식 수비와 효율적인 조직력으로 포르투갈, 스페인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두 가지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우선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한 이란 내부의 혼란이다. 이란 대표팀은 그로 인해 미국을 근거로 하는 용품사의 지원을 받지 못해 선수들이 개인 용품도 제대로 구비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월드컵 전에는 평가전도 갑자기 취소됐다. 케이로스 감독은 그런 악조건에서 대표팀을 운영하는 것에 고충을 잇달아 밝혔다. 

개인적인 문제도 발생했다. 케이로스 감독의 연봉 30% 가량이 제대로 입금되지 못했다. 70만 불 가량이 해외 송금이 막혀 반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케이로스 감독은 마음 편히 지도할 수 있는 조건을 찾기로 결심했고, 그런 상황에서 아시아 무대에서 수 차례 부딪히며 그의 능력을 확인한 한국이 접촉한 것으로 보여진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 코치, 레알 마드리드 감독,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그는 커리어에 고저는 있었지만, 김판곤 위원장이 밝힌 기준에 부합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지도자다. 케이로스 감독이 이란에서 받던 연봉은 25억원 수준으로, 최근 정몽규 회장의 기부로 자금이 확보된 대한축구협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케이로스 감독이 선임되면 여러 면에서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을 선임한 것과 닮은 모양새가 나온다.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을 5-0으로 격파했던 히딩크 감독은 그로부터 2년 6개월 뒤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아 4강 신화를 이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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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이란 대표팀에 부임한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 7년 4개월 동안 한국과 다섯 차례 맞붙어 1무 4패를 안겼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회 연속 같은 조에 속한 한국은 4번의 중요한 맞대결에서 3차례 패하며 가장 최근 있었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이란은 본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한국에 1-0으로 승리하고 당시 설전을 벌인 최강희 감독과 한국 벤치에 주먹감자를 날려 악연을 맺은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러시아월드컵이 끝나고 차기 감독 선임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되는 가운데 현재 우선 순위 후보 3명과 동시다발적으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9월 A매치 기간에 코스타리카, 칠레와 두 차례 국내 평가전이 예정돼 있어 8월 중으로 차기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게 대한축구협회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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