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병규 기자 = 신체 능력과 팀 성적은 상승하였고 부상 방지 효과까지 커서 부상자까지 줄어들었다. 포항이 야심 차게 투자한 국내 최초 풋볼퍼포먼스센터(이하 퍼포먼스센터)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해 클럽하우스 내 선수들의 경기 체력증진과 경쟁력 확보, 부상 방지 및 체력 유지를 위해 20억원을 투자하여 국내 최초의 풋볼퍼포먼스센터를 열었다. 모기업 포스코(POSCO)는 30년 전, 국내 최초의 축구 전용 경기장에 이어 또 다른 한국 축구의 유산이 될 퍼포먼스센터를 건립하여 전통 명가의 위상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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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은 건립 계획부터 철저히 하였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잉글랜드 아스널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 실사를 진행하였고, 카타르 아스파이어 재단, 브라질 코린치안스 등 해외 유수의 체력증진센터 운영 사례 등을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센터를 건립하였다.
과학화된 현대 축구의 흐름에 맞추어 첨단 과학 장비와 분석 시스템도 들어가 있다. 다양한 피지컬 기구는 물론, 개인별 체력증진 데이터베이스 축적 및 분석 프로그램과 실내 재활 및 회복 훈련 프로그램 등이 있다. 또 스프린트 파워, 몸싸움 저항능력, 심폐 지구력, 점프력 등 축구선수에게 특화된 총 76종 96개 품목의 최신 트레이닝 장비와 분석실까지 갖추고 있다. 최첨단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는 인조잔디 필드를 조성하여 재활을 비롯한 다양한 훈련까지 가능하도록 하였다.
포항스틸러스효과는 한 시즌 만에 나타났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선수들의 체력 부담은 늘어나고 효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포항이 올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거둔 승률은 무려 85%(8승 1무 1패)다. 파이널 라운드 A에서도 강팀들을 상대로 선전하여 2016년 이후 5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따내는 성과도 달성했다. 예산이 넉넉지 않아 스쿼드가 두텁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최종전까지 선전을 펼친 배경에는 퍼포먼스센터의 역할이 컸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부상자가 확연히 줄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포항 선수단에는 총 39건의 부상이 발생하였는데 올해는 29건만 발생했다. 지난해 기준 프리미어리그 평균 부상 발생 건수가 40건인 것과 비교하면 약 28%가 적은 수치다. 이 같은 배경에는 부상 방지를 위하여 개인별 진단에 따른 맞춤 훈련 진행, 최상의 실내 재활 및 회복 훈련 프로그램, 매 경기 후 피로와 통증의 빠른 회복을 위해 급속냉각요법(크라이오 테라피) 등을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포항스틸러스올 시즌 포항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리그 최다 득점의 영예도 안았다. 실제, 구단이 분석한 결과 선수단 평균 뛴거리가 지난해보다 늘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지난 시즌(38경기) 포항 선수단의 평균 뛴거리는 7.325km였지만 올 시즌(27경기)은 9.63km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일정이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기준으로 세부적인 라운드까지 비교한 자료만 보아도 확실히 증가했다는 것이 포항의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프리미어리그 평균 뛴거리는 8.57km였다. 포항은 이들보다 약 16%를 더 많이 뛰었다.
특히 올 시즌 가장 많은 거리를 뛴 선수는 K리그 도움왕 강상우였다. 그는 상무 전역 후 포항에 합류한 뒤 매 경기 평균 10.799km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결과도 있었다. 전경기를 소화한 김광석은 만 37세임에도 불구하고 203.1km를 뛰어 레전드 다운 위엄을 보였다. 그가 뛴 거리를 계산해보면 포항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포항스틸러스포항 복귀 후 친정팀의 퍼포먼스센터를 처음 경험한 강상우는 "과거 다른 팀 선수로서 만난 포항은 굉장히 까다롭고 힘든 상대였다.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전개가 리그 최상위 수준이었다. 전역 후 실제 퍼포먼스센터의 프로그램을 경험해보니 그 힘의 원천이 이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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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이용 현황도 증가했다. 완공 초창기였던 지난해에는 완델손이 가장 많이 애용하였고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았던 선수들은 개인 체력 단련 목적으로 드문드문 개별적으로 이용하였다. 그러나 전문 피지컬 코치 주닝요의 주도 아래 점차 훈련 시스템이 갖춰지고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과 효과가 드러나자 퍼포먼스센터는 항상 북적북적한 곳으로 바뀌었다.
Pohang Steelers주닝요 피지컬 코치는 "브라질에서도 몇몇 팀만 보유하고 있는 퍼포먼스센터를 활용함으로써 시즌 내내 부상 방지와 재활 훈련에서 눈에 띄게 좋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과학적 관리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만족해하였다.
*자료 출처: Football Injury Index 2019 from Marsh JLT Specialty / Premier League running stats this season revealed by Sky Sports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