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울산] 박병규 기자 = 현역 시절 ‘꾀돌이’로 불린 박진섭 감독은 지도자가 되어서도 영리한 전술과 전략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K리그2 시절부터 변화무쌍한 전술과 맞춤형 전술로 성적을 냈고 K리그1에서도 어김없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광주FC는 지난 6일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울산 현대와 19라운드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갈길 바쁜 울산의 앞길을 막아섰다. 울산은 2위 전북과의 격차를 7점으로 벌리는데 목표를 두었지만 실패했다.
광주는 수적 열세에도 탄탄한 수비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원정에서 값진 승점 1점을 획득한 광주는 리그 7위를 기록했다. 박진섭 감독 역시 “1위 팀을 상대로 한 경기였고 오늘은 승점 1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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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 감독은 현역 시절 귀여운 외모로 ‘둘리’, 영리한 플레이로 ‘꾀돌이’란 별명을 얻었다. 한 때는 ‘좌영표-우진섭’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활약도 뛰어났다. 영리함은 지도자가 되어서도 빛을 보았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개막전부터 19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달성하였고 2019시즌에는 최소 실점을 기록하여 조기 우승으로 팀의 승격을 이끌었다. 때론 2-2-4-2, 3-3-3-1 등 기존 틀을 파괴하는 전술로 나서기도 했다.
광주는 올 시즌 초, K리그1 무대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점차 적응하며 실리 축구로 승점을 다져갔다. 특히 강팀과 상대할 때는 장점인 단단한 수비망을 구축하여 실점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울산과의 4라운드에선 1-1 무승부를 거두었고 지난 6월 전북과의 대결에서는 후반 막판 통한의 골을 허용해 아쉽게 패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최근에는 5경기 무패(2승 3무)로 흐름도 좋았고 대구에게 6골을 터트려 분위기도 좋았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 맞닥뜨린 상대는 선두 울산이었다. 객관적 전력에서나 최근 분위기(당시 울산은 10경기 무패)에서나 상대가 우위였다. 경기 전부터 울산은 광주의 내려선 수비를 의식하여 뚫을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광주가 마냥 라인을 내리진 않았다. 펠리페와 윌리안, 엄원상을 필두로 무서운 카운터 어택을 노렸고 선제골까지 터트리며 전략은 적중했다. 다급해진 울산은 맹공을 퍼부었지만 쉽지 않았다.
광주는 파이브 백과 포백을 오갔지만 촘촘한 수비보다 넓은 지역방어와 대인방어에 집중했다. 다만, 여기서 울산의 아쉬운 점은 지난 첫 대결과 차이를 보인 것이었다. 울산은 지난 5월 광주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친 원인에는 짧은 패스 위주의 경기가 살아났기 때문이었다. 골대를 맞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당시 경기력은 광주가 후반 들어 슈팅을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할 정도로 울산이 우세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울산이 중앙보다 측면과 크로스를 자주 노렸다. 더욱 냉정하게 말하면 광주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드진의 공간이 이전보다 넓었음에도 울산은 이를 활용하지 못했고 광주는 이를 파악했다는 것이다. 박진섭 감독은 “제가 한 것은 상대를 분석하고 맞춤 전략을 짠 역할이었다. 측면 자원이 안으로 많이 들어오기에 이를 잘 예측하고 막았다”고 했다.
이는 K리그 오피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프로일레븐(BEPRO11)’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울산의 양 풀백 홍철과 김태환은 각각 12개와 14개의 크로스를 시도하여 이날 가장 많은 크로스로 집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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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프로11
비프로11한편, 광주는 후반 윌리안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까지 맞았기에 내려설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되려 2명의 공격수를 투입하여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비프로일레븐(BEPRO11)에 따르면 광주는 전반 펠리페와 양 측면에 볼을 많이 배급했지만 후반에는 미드필더 여름을 기점으로 발이 빠른 엄원상 쪽을 노리며 전술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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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에 치우친 울산의 흐름을 끊어 가장 날카로운 역습을 노린 것이다. 이때 키 플레이어는 여름이었다. 여름은 경기 내내 43번의 패스 중 38번을 성공, 그 중 엄원상에게 8번의 패스를 시도하여 높은 비율을 자랑했다. 실제 광주는 측면을 이용해 후반에 기회를 만들려 하였지만 힘이 약했다.
비록 반전은 이루지 못했지만 광주는 6경기 무패를 이어가게 되었다. 이제 광주는 리그 잔류를 위한 중요한 일정에 돌입한다. 2위 전북, 3위 상주와의 홈 2연전의 결과에 따라 광주의 운명이 결정된다. 강호들을 진땀나게 만들었던 꾀돌이 박진섭 감독의 묘책이 다시 통하게 될지 남은 3경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BEPRO11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