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qui Puig Barcelona 2018-19Getty Images

'2도움' 푸츠, 바르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애지중지 키우는 신예 미드필더 리키 푸츠가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리가) 최종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새로운 희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르사가 캄프 데 풋볼 데 멘디소로사 원정에서 열린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와의 2019/20 시즌 라리가 최종전 38라운드에서 5-0 대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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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바르사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를 축으로 만 17세 신성 안수 파티와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좌우에 서면서 공격 삼각 편대를 형성했고, 세르히 부스케츠를 중심으로 푸츠와 아르투로 비달이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호르디 알바와 세르히 로베르토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클레망 랑글레와 유스 출신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백업 골키퍼 네투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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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가 시즌 15번째 경고, 그리고 베테랑 미드필더 이반 라키티치와 왼쪽 측면 수비수 후니오르 피르포가 동시에 시즌 5번째 경고를 지난 라운드에 받으면서 징계로 결장했고, 앙투안 그리즈만과 우스망 뎀벨레, 사무엘 움티티는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로 인해 벤치에 필드 플레이어는 3명이 전부였을 정도로 선수층에서 문제를 드러낸 바르사였다.

Barcelona Starting vs Alaveshttps://www.buildlineup.com/

경기는 일방적인 바르사의 주도 속에서 이루어졌다. 바르사는 경기 시작하고 15분 만에 골대를 무려 3차례나 강타하면서 알라베스의 골문을 위협했다. 먼저 3분경 푸츠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서 12분경, 푸츠의 로빙 패스에 이은 비달의 논스톱 발리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갔다. 마지막으로 15분경 메시가 중앙으로 접고 때린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강하게 때렸다.

골대를 3차례나 때리면 자칫 조급해질 법도 했다. 하지만 바르사는 4번째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23분경, 측면에서 로베르토의 패스를 받은 메시가 크로스를 올린 걸 파티가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푸츠의 패스 쇼가 펼쳐졌다. 먼저 27분경, 메시의 패스를 푸츠가 논스톱으로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받은 수아레스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슈팅을 가져갔으나 선방에 막혔다. 다시 4분 뒤(27분)에 로베르토의 크로스를 푸츠가 받아서 패스를 준 걸 메시가 센스 있는 볼터치로 수비 한 명을 따돌리고선 슈팅을 때리는 척하면서 골키퍼의 타이밍까지 뺏은 후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푸츠 개인에게 있어선 감격적인 라리가 첫 도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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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가 오른 바르사는 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메시의 전진 패스를 알바가 크로스로 올린 걸 수아레스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에도 메시가 드리블로 상대 선수 3명 사이를 치고 가다가 패스를 준 걸 푸츠가 센스있는 원터치 힐패스로 내주었고, 메시의 크로스를 수아레스가 각도 없는 곳에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옆그물을 맞으면서 전반전을 3-0으로 마무리됐다.

바르사는 후반 5분경, 랑글레가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이에 키케 세티엔 바르사 감독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 넬손 세메두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로베르토가 미드필더로 올라갔고, 대신 비달이 중앙 수비수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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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부상을 당했음에도 바르사의 공세는 그칠 줄을 몰랐다. 후반 12분경 메시의 패스를 받은 푸츠가 전진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세메두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와 함께 세메두에게 이번 시즌 첫 골을 선물한 푸츠이다. 바르사는 세메두까지 골을 넣으면서 이번 시즌 18명의 득점 선수를 배출해냈다. 이는 1998/99 시즌 이래로 라리가 한 시즌 최다 득점 선수 기록에 해당한다.

세메두의 골이 나오자 바르사는 곧바로 부스케츠를 빼고 프랭키 데 용을 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후반 29분경, 데 용이 측면으로 내준 패스를 알바가 크로스로 올렸고, 이를 메시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5-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물론 이 경기의 최우수 선수는 2골 1도움을 올린 메시였다. 하지만 바르사 입장에서 고무적인 부분은 바로 푸츠의 맹활약에 있다. 그는 이 경기에서 89.9%의 높은 패스 성공률에 더해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4회로 메시와 함께 이 경기 최다를 기록했다. 양질의 패스와 센스있는 볼터치를 통해 바르사 유스 출신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한 푸츠이다.

특히 그는 이 경기에서 3차례의 빅 찬스(골문 앞 7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의 슈팅 찬스를 의미한다)를 바르사 동료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이는 2018년 4월 29일, 수아레스가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를 상대로 빅 찬스를 5회 동료들에게 제공한 것 이후로 메시를 제외한 바르사 선수로는 처음 기록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만 20세 341일의 나이에 2도움을 제공하면서 2011년 8월 29일, 비야레알전에서 1골 2도움을 올렸던 티아고 알칸타라(당시 나이 만 20세 140일) 이후로 바르사 선수 최연소 라리가 한 경기 2도움을 기록한 선수로 등극했다.

푸츠는 바르사가 애지중지 키우는 톱 유망주였다. 이미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이었던 2018년 8월, 바르사의 전설적인 플레이메이커로 현재는 알 사드 감독 직을 수행하고 있는 사비 에르난데스는 푸츠에 대해 "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바르사 전임 감독)가 푸츠에게 기회를 주길 바란다. 그는 충분히 자격이 있는 선수이다. 그는 이미 바르사 1군에서 뛸 준비가 끝난 선수이다. 그는 바르사 DNA가 있는 선수이고, 재능으로 가득한 소년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감이 넘치고 적극적으로 패스를 요구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Riqui Puig Xavi Barcelona 2019-20 GFXGetty/Goal

하지만 그는 뛰어난 재능에도 169cm의 단신에 56kg이라는 왜소한 체격조건으로 인해 1군에서 중용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지난 시즌은 막판 2경기 출전에 그쳤고, 이번 시즌 역시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되기 이전이었던 27라운드까지 2경기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그는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특히 시즌이 중단되어 있는 동안 팀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세티엔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이후 3달 만에 시즌이 재개되자 첫 3경기에 교체로 투입되면서 출전 시간을 늘려나간 그는 마지막 라리가 7경기 중 6경기에 출전(선발 5경기)에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바르사 팬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르사는 이번 시즌 코파 델 레이에선 8강전에서 아틀레틱 빌바오에게 0-1로 패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고, 수페르코파에선 준결승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0-1로 패했다. 라리가에선 승점 82점에 그치며 레알 마드리드에게 우승을 내주었다. 이는 2007/08 시즌 승점 67점 이후 바르사가 올린 최저 승점이었다. 이래저래 12년 만에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던 바르사였다. 

이에 에이스 메시는 지난 라운드에 레알 마드리드에게 라리가 우승을 내주자 인터뷰에서 "이런 식으로 시즌을 끝내게 될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라리가 우승을 하기엔 우리는 약한 팀이다. 잃지 말아야 할 경기에서 승점을 너무 많이 잃었다. 우리의 경기력은 일관성이 없었다. 이렇게 해서는 나폴리와의 챔피언스 리그(16강 2차전)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경기해선 무엇도 우리 곁에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바르사는 시즌 최종전에서 푸츠의 맹활약 덕에 알라베스를 5-0으로 대파하면서 나폴리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안 그래도 바르사는 나폴리전에 비달과 부스케츠가 징계로 결장한다. 즉 중원에 쓸 수 있는 선수가 극히 제한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푸츠의 활약은 바르사 입장에서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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