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힘 스털링Getty Images

'2달간 무득점' 스털링, 골 넣는 법 잊었나?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첼시와의 FA컵 준결승전에서 0-1로 패하며 4관왕 도전에 실패했다. 특히 돌격대장 라힘 스털링이 2개월간 무득점 부진에 빠지면서 맨시티에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맨시티가 잉글랜드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0/21 시즌 FA컵 준결승전에서 0-1로 패했다. 이와 함께 맨시티의 챔피언스 리그,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FA컵, 리그 컵 4관왕 도전은 일찌감치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가브리엘 제수스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에이스 케빈 데 브라이너를 중심으로 스털링과 페란 토레스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로드리와 페르난지뉴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벤자맹 멘디와 주앙 칸셀루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후벵 디아스와 아이메릭 라포르트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잭 스테픈 골키퍼가 지켰다.

기사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주중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선수는 데 브라이너와 로드리, 디아스 3명 밖에 없을 정도로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돌린 맨시티였다. 즉 백업 선수들이 대거 선발 출전한 셈이었다.

맨시티 선발 라인업 vs 첼시https://www.buildlineup.com/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는 컸다. 맨시티는 전반 내내 슈팅 숫자 3회에 그칠 정도로 공격에서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맨시티는 후반 2분 만에 에이스 데 브라이너가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다소 이른 시간에 데 브라이너 대신 신성 필 포든을 교체 출전시켜야 했던 맨시티였다.

반면 첼시는 위협적인 역습을 통해 맨시티의 배후를 효과적으로 공략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첼시는 5분경, 하킴 지예흐가 골을 넣었으나 아슬아슬하게 오프사이드 반칙이 불리면서 아쉽게 무효가 됐다. 18분경엔 오른쪽 윙백 리스 제임스의 크로스에 이은 왼쪽 윙백 벤 칠웰의 논스톱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33분경엔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칠웰이 백패스를 내준 걸 제임스가 강력한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결국 첼시가 후반 10분경,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첼시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 메이슨 마운트의 스루 패스를 베르너가 받아서 빠른 발로 치고 가다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지예흐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다급해진 맨시티는 후반 19분경, 부진했던 토레스를 빼고 이번 시즌 맨시티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는 일카이 귄도안을 투입했다. 이후 맨시티가 주도권을 잡으며 슈팅 숫자에서 7대1로 첼시를 압도했다. 하지만 첼시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동점골을 넣는 데 실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패배도 패배지만 맨시티 입장에서 특히 아쉬운 건 바로 스털링의 부진에 있다. 스털링은 이번 FA컵 준결승전에서도 전반 내내 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에게 꽁꽁 묶이는 문제를 노출했다. 그나마 후반 들어 두 차례 슈팅 찬스를 얻었으나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스털링은 2015년 여름, 맨시티에 입단한 이래로 팀의 주득점원 역할을 담당하던 선수였다. 특히 2017/18 시즌엔 18골 11도움으로 PL 통산 첫 두자릿수 골과 도움을 동시에 달성했고(공식 대회 23골 17도움), 2018/19 시즌에도 17골 10도움(공식 대회 25골 18도움)을 올렸다. 지난 시즌엔 무려 20골과 함께 주전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를 제치고 팀내 득점 1위를 당당히 차지하며 득점에 있어서만큼은 커리어 하이 시즌(31골 10도움)을 보냈다.

이번 시즌 역시 스털링은 2월 21일에 있었던 아스널전까지 PL 23경기에 출전해 9골 5도움을 올리며 4시즌 연속 PL 두자릿수 골 득점을 목전에 놓고 있었다. 공식 대회를 다 합치면 13골 10도움으로 일찌감치 두자릿수 골과 도움을 동시에 달성한 스털링이었다.


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문제는 그가 아스널전 득점 이후 급격히 부진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최근 2달 동안 무득점에 그친 채 단 1도움에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 3월 7일에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더비 매치에서 무려 2차례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많은 우려를 자아냈다. 이후 좌우 측면 공격수 경쟁에서 포든과 리야드 마레즈에게 밀리는 모양새다.

실제 스털링은 현 시점까지 공식 대회 출전 시간 3168분으로 필드 플레이어들 중 디아스와 로드리 다음으로 많다. 공격 자원들 중에선 독보적인 1위(2위는 마레즈 2841분)이다. 이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스털링을 그 동안 얼마나 핵심 선수로 간주하면서 중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하지만 스털링은 아스널전 이후 맨시티가 치른 공식 대회 13경기 중 4경기에 결장하면서 9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선발 출전은 6경기가 전부다. 즉 선발 출전 비율이 5할이 채 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맨시티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 중 하나였던 챔피언스 리그 8강 1, 2차전 도합 2분 출전에 만족해야 했다. 즉 마레즈나 포든에게 휴식을 줘야 할 때 쓰는 선수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앨런 시어러는 FA컵 준결승전이 끝나고 스털링에 대해 "최근 3경기 연속 챔피언스 리그에 결장했다. 게다가 지난 11경기 중 단 4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최근 포든의 활약상을 봐라. 이번 시즌 스털링의 PL 득점은 9골로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그가 과거에 얼마나 잘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맨시티가 공격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기 위해선 스털링의 득점이 터져줄 필요가 있다는 데에 있다. 오랜 기간 팀 득점의 상당 부분을 책임졌던 베테랑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이번 시즌 들어 급격히 하향세에 접어들었고, 아구에로의 후계자로 평가받았던 제수스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최근 두 달 동안 무득점 부진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여전히 팀내 득점 2위는 스털링이다(1위는 귄도안으로 PL 12골에 공식 대회 다 합치면 16골). 이미 4관왕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으나 맨시티가 구단의 숙원인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스털링이 이전의 득점력을 다시금 살릴 필요가 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