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k Grealish, Aston VillaGetty

'2골 3도움' 그릴리시, 리버풀 파괴하며 역대급 대승 이끌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애스턴 빌라 에이스 잭 그릴리시가 리버풀 상대로 2골 3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하면서 7-2 대승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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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 빌라가 리버풀과의 2020/2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4라운드에서 7-2 기록적인 대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엔 그릴리시가 있었다.

이 경기에서 빌라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딘 스미스의 브렌트포드 감독 시절 애제자인 올리 왓킨스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첼시에서 임대 영입한 로스 바클리를 중심으로 그릴리시와 트레제게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존 맥긴과 더글라스 루이스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표현)를 구축했고, 맷 타겟과 매티 캐시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타이론 밍스와 에즈리 콘사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애스턴 빌라 선발 라인업 vs 리버풀https://www.buildlineup.com/

빌라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감행하면서 리버풀의 후방 빌드업을 괴롭혔다. 이 과정에서 빌라는 4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왓킨스가 압박을 들어오자 리버풀 골키퍼 아드리안이 급하게 패스를 처리한다는 게 그릴리시에게 가로채기를 당한 것. 그릴리시의 패스를 왓킨스가 가볍게 밀어넣으면서 빌라가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빌라는 리버풀 수비가 어수선한 틈을 타 8분경 추가골을 넣을 기회가 있었다. 그릴리시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들어가다가 리버풀 핵심 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 다리 사이로 패스를 내준 걸 바클리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간 것. 

이후 리버풀의 공세가 이루어졌다. 10분부터 20분까지 10분 사이에 총 4회의 슈팅을 가져간 것. 하지만 빌라는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와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선방으로 리버풀의 공격을 저지해냈다. 도리어 빌라는 22분경, 다시 한 번 그릴리시와 왓킨스의 협력 플레이로 추가골을 넣었다. 그릴리시의 센스 있는 전진 패스를 왓킨스가 받아서 중앙으로 접고 가다가 슬라이딩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리버풀도 쉽게 물러설 수는 없었다. 32분경, 리버풀 중앙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의 패스가 타겟 다리 맞고 굴절된 걸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빌라 선수들은 실점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리버풀 공략에 나섰다. 34분경, 캐시의 롱패스를 바클리가 받아서 치고 가다가 슈팅을 가져간 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 찬스에서 리버풀 중앙 수비수 조 고메스가 헤딩으로 걷어낸 걸 맥긴이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가져간 게 판 다이크 다리 맞고 굴절되어 골로 연결됐다. 

기세가 오른 빌라는 38분경, 바클리의 간접 프리킥을 트레제게가 논스톱 크로스로 가져간 걸 왓킨스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면서 전반전을 4-1로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완성한 왓킨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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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도 빌라의 공세는 그칠 줄을 몰랐다. 이 과정에서 빌라는 후반 10분경, 바클리가 그릴리시와 패스를 2차례씩 주고 받다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게 리버풀 오른쪽 측면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다리 맞고 굴절되어 골로 연결되는 행운이 따랐다.

리버풀은 후반 14분경, 다시 한 번 에이스 살라의 골로 뒤늦은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빌라는 다시 후반 20분경, 왓킨스의 가로채기에 이은 패스를 그릴리시가 잡아서 접고 슈팅으로 가져간 게 리버풀 수비형 미드필더 파비뉴 맞고 굴절되어 골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후반 30분경, 맥긴의 환상적인 대각선 스루 패스를 받은 그릴리시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볼을 몰고 들어가다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가볍게 골을 성공시키면서 7-2 대승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을 상대로 EPL 단일 경기에서 6골 이상을 기록한 건 빌라가 처음이다. 심지어 리버풀 구단 역사를 통틀어 보더라도 7실점을 허용한 건 지금으로부터 5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1963년 4월 토트넘전 2-7 패). 비단 리버풀을 넘어 잉글랜드 1부 리그 디펜딩 챔피언이 한 경기에서 7실점을 허용한 건 67년 전인 1953년 9월, 선덜랜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래저래 역사적인 대승이 아닐 수 없다.

이 경기에서 그릴리시는 2골 3도움을 올리면서 팀의 7골 중 5골에 모두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슈팅 3회를 시도해 유효 슈팅 2회를 모두 골로 연결시킨 그릴리시였다.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는 5회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였다. 플레이메이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무려 20회의 전력 질주(빌라 선수들 중 트레제게의 21회에 이어 2위)와 3회의 태클(출전 선수들 중 최다)을 성공시켰고, 무엇보다도 6번의 볼 경합 과정에서 5번을 승리하면서 83.3%라는 경이적인 경합 승률을 자랑하며 빌라의 전방 압박과 속공의 첨병 역할을 담당했다. 빌라가 점유율에서 3대7로 리버풀에게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음에도 정작 슈팅 숫자에선 18대14로 우위를 점하면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그릴리시에게 기댄 게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릴리시는 빌라가 애지중지 키우는 유스 출신 에이스이다. 그는 어린 시절 술에 빠져살면서 방탕한 시기를 보내기도 했으나(특히 2015/16 시즌 빌라는 그가 출전한 EPL 16경기에서 모두 패하면서 대회 역대 특정 선수 최다 연패 신기록을 수립했다) 2017/18 시즌 왓포드와의 프리 시즌 경기에서 헤딩볼 경합 중 심각한 신장 부상을 당한 이후 개과천선하면서 핵심 공격 자원으로 발돋움하기에 이르렀다. 2018/19 시즌 챔피언십에서 6골 7도움을 올리면서 빌라의 승격을 견인한 그는 2019/20 시즌, 한층 성숙된 플레이로 8골 6도움을 기록하면서 명성을 높였다. 이러한 활약상에 힘입어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승선했고, 많은 명문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은 그릴리시이다.

그는 여름 이적 기간 내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연결됐다. 하지만 맨유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신예 에이스 제이든 산초에게 집중하는 동안 9월 15일에 빌라와 5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시즌 초반,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면서 풀럼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데 이어 리버풀전에서 2골 3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하며 빌라의 3연승을 이끌고 있다. 그가 곧 빌라 공격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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