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프랑스 공격 삼각 편대 올리비에 지루와 앙투안 그리즈만, 킬리앙 음바페가 물오른 호흡을 자랑하며 유로 2020 예선 2경기에서 연달아 대승을 이끌어냈다.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생드니 홈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유로 2020 H조 2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프랑스는 몰도바와의 1차전 4-1 대승에 이어 2경기 연속 대승을 거두며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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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월드컵 때와 동일한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선발 라인업도 부상으로 결장한 왼쪽 측면 수비수 뤼카 에르난데스의 공백을 레뱅 퀴르자와가 대체한 걸 제외하면 월드컵과 동일했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올리비에 지루가 버티고 있었고,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을 중심으로 블레이즈 마튀디와 킬리앙 음바페가 좌우에서 이선을 형성했다. 폴 포그바와 은골로 캉테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표현)로 나섰고, 벤자맹 파바르가 오른쪽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사무엘 움티티와 라파엘 바란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주장 우고 요리스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전체적인 플레이 방식 역시도 러시아 월드컵과 동일했다. 원래 중앙 미드필더인 마튀디는 자주 중원까지 내려와서 허리 싸움에 힘을 실어주었고, 지루가 최전방에서 버티면서 제공권 싸움과 키핑 플레이를 해주면 그리즈만과 음바페가 빠른 스피드로 사실상 프리롤에 가깝게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를 혼란에 빠뜨렸다.

프랑스는 경기 시작 11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상대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낸 걸 파바르가 반대편 측면으로 길게 넘겨줬고, 음바페의 크로스를 움티티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은 프랑스는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17분경 파바르의 크로스에 이은 지루의 헤딩 슈팅은 상대 골키퍼 손끝 선방에 막혔고, 23분경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빠르게 치고 들어간 음바페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40분경 파바르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넘어갔다. 결국 프랑스는 전반전 점유율에서 72대28로 아이슬란드를 압도했음에도 1-0 스코어에 만족해야 했다.
하프 타임 이후 프랑스는 하프 타임 휴식으로 인해 전반전의 좋았던 흐름이 후반 초반 다소 끊긴 듯한 모습을 노출했다. 하지만 이내 파바르(후반 13분)와 그리즈만(후반 16분), 마튀디(후반 17분)의 중거리 슈팅을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린 프랑스는 후반 22분경 마침내 기다리던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그리즈만이 측면으로 내준 걸 파바르가 크로스로 올렸고, 이를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온 지루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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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가 오른 프랑스는 후반 33분경 포그바의 전진 패스를 그리즈만이 환상적인 스루 패스로 연결했고, 이를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음바페가 뒤에서 달라붙은 상대 수비수에게 살짝 밀리면서 무게 중심이 무너졌음에도 감각적인 두 번의 볼터치에 이은 반박자 빠른 슬라이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다시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역습 과정에서 음바페의 감각적인 힐패스를 그리즈만 원터치에 이은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4-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의 수훈갑은 바로 프랑스가 자랑하는 '신성' 음바페였다. 안 그래도 음바페는 아이슬란드전을 통해 A매치 28경기 연속 출전을 기록하며 프랑스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파트릭 비에이라(A매치 44경기 연속 출전) 다음으로 '레블뢰(Les Bleus: 파랑이라는 의미로 프랑스 대표팀 애칭)' 역대 최다 경기 연속 출전 2위에 올라섰다. 이제 만 20세의 선수가 수립한 대기록이다. 이 의미있는 경기에서 그는 1골 2도움을 올리며 4골 중 3골에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A매치 30경기에서 12골 8도움으로 20개의 공격 포인트(골+도움)를 달성한 음바페이다.
그리즈만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1골 1도움은 물론 지루의 골 장면에서도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 유로 2016 본선을 시작으로 3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A매치 42경기에 출전해 21골(A매치 통산 69경기 28골)을 넣으며 프랑스의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는 그리즈만이다.
지루는 경기 전반적인 영향력에 있어선 음바페와 그리즈만에 미치지 못했으나 최전방에서 궂은 일을 해주면서 음바페와 그리즈만의 침투를 간접적으로 도와주었다. 무엇보다도 이 경기 골로 인해 프랑스의 전설적인 공격수 다비드 트레제게를 제치고 레블뢰 역대 최다 골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유명세에선 다른 대표팀 동료들에게 떨어지지만 꾸준하게 골을 넣으면서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지루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프랑스는 이미 지난 월드컵 때부터 동일한 선발 라인업과 동일한 전술로 임하고 있다. 공격을 풀어나가는 플레이 방식에도 변화가 없다. 그런 만큼 상대팀 입장에서도 프랑스에 대한 분석은 어느 정도 끝난 상태이다. 특히 아이슬란드의 경우 유로 2016 본선 8강전과 2018년 10월 A매치 평가전에 이어 이번 예선까지 3년 사이에 3번을 만난 사이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단단한 수비와 안정적인 미드필더 운영에 더해 한층 물오른 공격 삼각편대의 호흡을 바탕으로 상대를 대파해 나가고 있다. 몰도바 원정에서 치러진 유로 2020 예선 1차전에서 그리즈만과 바란, 지루, 음바페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4-1 완승을 거둔 데 이어 이번 아이슬란드전에서도 움티티와 지루, 음바페, 그리즈만의 골로 연승을 달렸다. 그리즈만-음바페-지루 공격 삼각편대에 중앙 수비수 한 명이 2경기 연속 4골을 이끌어낸 것이다.
사실 프랑스엔 무수히 많은 재능들이 있다. 부상을 당한 우스망 뎀벨레와 앙토니 마르시알, 킹슬리 코망을 제외하더라도 나빌 페키르와 플로리안 토뱅, 토마 르마 같은 공격 자원들이 버티고 있다. 심지어 알렉상드레 라카제트와 디미트리 파예, 알라산 플레아, 세바스티앙 알레 같은 공격 자원들은 대표팀에 차출조차 되지 못한 상태다.
Getty Images이렇듯 많은 공격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기존 공격 자원과 공격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변화를 모색할 법한데도 다소 보수적인 경기 운영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기존 선수들의 호흡을 극대화하고 있는 프랑스이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원래 가장 무서운 건 알고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상대팀 입장에선 한없이 무기력한 느낌에 빠져들게 된다. 현재 프랑스는 알고도 막을 수 없는 경지의 팀으로 올라서고 있다.

# 프랑스 역대 A매치 최다 골 TOP 10
1위 티에리 앙리: 51골
2위 미셸 플라티니: 41골
3위 올리비에 지루: 35골
4위 다비드 트레제게: 34골
5위 지네딘 지단: 31골
6위 장-피에르 파팽: 30골
6위 쥐스트 퐁텐: 30골
8위 유리 조르카예프: 28골
8위 앙투안 그리즈만: 28골
10위 카림 벤제마: 27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