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ard Pique vs Marcus Rashford

'11년 만의 맨유 홈방문' 피케, 벽이 되어 돌아오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11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를 방문한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핵심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가 무결점 수비를 펼치면서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0-1 패배를 선사했다.

바르사가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열린 2018/19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에서 1-0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그 중심엔 바로 11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에 돌아온 피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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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는 바르셀로나 토박이로 심지어 그의 외할아버지 아마도르 베르나베우는 피케가 유소년 팀에 입단했을 당시 바르사 부회장직을 역임하고 있었을 정도로 뼛 속까지 바르사 선수이긴 하다. 어린 시절 그는 리오넬 메시,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함께 '황금의 87세대(셋은 87년생 동갑내기이다. 현 첼시 선수 페드로도 87년생 동갑내기였으나 셋에 비해 유스 시절엔 주목받지 목했다)'로 불리면서 바르사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03년, 바르사 회장이 조셉 루이스 누네스에서 호안 라포르타로 바뀌는 과정에서 피케의 외할아버지도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피케 역시 구단 내 정치 싸움에 휘말린다. 이에 그는 2004년, 명장 알렉스 퍼거슨의 부름을 받고 맨유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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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대를 모으면서 맨유에 입단했으나 그는 축구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문제를 드러냈다.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잉글랜드 특유의 빠르면서도 거친 축구에 취약점을 노출했고, 영국 음식 및 날씨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무엇보다도 당대 최강의 수비 라인을 구축하고 있었던 리오 퍼디난드와 네마냐 비디치가 맨유 수비 라인에 버티고 있었기에 그는 출전 기회를 거의 얻을 수 없었다. 2006/07 시즌 레알 사라고사에서 성공적인 임대 생활을 마치고 맨유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그에겐 제한적인 출전 시간만이 주어졌고, 결국 그는 2008년 여름 친정팀 바르사로 복귀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맨유 통산 출전 경기 수는 23경기가 전부였다.

이후 그는 2차례 맨유와의 경기에 나서면서 친정팀을 상대했으나 이는 모두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었기에 중립 지역(2008/09 시즌 로마, 2010/11 시즌 웸블리)에서 이루어졌다. 즉 그가 맨유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 그라운드를 밟은 건 2008년 4월 13일, 아스널과의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34라운드 이후 11년 만의 처음이었다.

이에 피케는 올드 트래포드 원정을 앞두고 바르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맨유와 챔피언스 리그 8강 대진이 잡혔을 당시 많이 흥분했다. 나에게 있어 특별한 경기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표하면서 "난 그 곳에서 그라운드 안팎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어른으로 성장했다. 그러하기에 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고향(바르사)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라며 맨유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의 말마따나 11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에 출전한 그는 완전히 다른 선수였다. 과거처럼 몸싸움에 밀리는 모습도 없었고, 원숙미 넘치는 수비로 맨유 공격진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이 경기에서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3명의 중앙 수비수와 2명의 측면 수비수를 배치하는 수비적인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대신 투톱으로 190cm 장신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와 발빠른 공격수 마커스 래쉬포드를 배치했다. 선수비 후역습에 기반해 수비 진영에서의 롱패스를 루카쿠가 헤딩으로 받아내고 래쉬포드의 스피드로 마무리하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솔샤르의 계획은 피케에 의해 저지됐다. 루카쿠는 피케와의 공중볼 싸움에서 완패했고, 래쉬포드는 피케의 노련한 수비에 막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그저 중거리 슈팅 만을 남발할 뿐이었다.

Gerard Pique vs Marcus Rashford

실제 이 경기에서 피케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회의 공중볼을 획득했다. 공중볼 경합 승률은 75%였고, 볼 경합 승률은 무려 80%에 달했다. 반면 루카쿠의 공중볼 획득은 단 1회가 전부였다. 공중볼 경합 승률은 50%였고, 볼 경합 승률은 33.3%에 불과했다. 심지어 슈팅 1회도 시도해보지 못했고, 드리블과 키패스도 기록하지 못한 채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래쉬포드는 슈팅 4회를 시도했으나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피케는 맨유전에서 타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독보적으로 많은 9회의 걷어내기를 기록했다. 다른 선수들은 그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을 정도였다(클레망 랑글레 & 호르디 알바 4회). 게다가 57분경엔 프레드의 중거리 슈팅으로 몸으로 차단해내기도 했다. 이에 더해 단 하나의 파울도 저지르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수비를 펼쳐보였다. 당연히 피케는 '스카이 스포츠'를 포함해 각종 언론들로부터 이 경기 최우수 선수에 당당히 선정됐다.

팀 전체 슈팅 자체는 맨유가 11대6으로 바르사에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맨유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슈팅이 3회에 불과했다(그마저도 이미 바르사 수비수들이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반면 바르사는 6회의 슈팅 중 5회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이루어졌다. 당연히 맨유는 바르사가 3회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는 동안 단 하나의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즉 슈팅 숫자만 많았을 뿐 의미있는 슈팅은 전무하다시피 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 피케가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펼치는 동안 바르사는 12분경, 맨유 수비수 루크 쇼의 자책골을 유도해내며 이른 시간에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바르사는 무리하지 않은 채 볼을 돌리면서 수비 안정화에 치중하면서 1-0 승리를 지켜냈다.

이전까지 올드 트로포드 원정에서 단 1승도 없었던 바르사(2무 2패)는 피케가 만점 활약 덕에 비교적 손쉽게 승리하며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이제 바르사는 2차전 홈에서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2014/15 시즌 이후 4시즌 만에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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