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알 마드리드가 분데스리가에서 떠오르는 공격수 루카 요비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레알을 떠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뒤를 이을 새로운 주포로 성장할 수 있을까?
레알이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요비치 영입을 발표했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를 총합해보면 이적료는 7000만 유로(한화 약 923억)이고, 계약 기간은 6년(2025년 6월 30일)이다.
레알이 요비치를 영입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첫째, 지난 여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떠나면서 급격하게 떨어진 득점력을 보강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영입이다. 둘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레알의 미래를 책임질 공격수를 확보하기 위한 용도이다.
실제 레알은 호날두가 있었던 9년 동안 1시즌 평균 106.7득점을 올리는 막강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심지어 호날두 있는 동안 가장 팀 득점이 적었던 2017/18 시즌조차도 94득점을 기록했던 레알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레알의 팀 득점은 63골이 전부였다. 호날두가 떠나고 나서 팀 득점이 무려 44골이나 줄어든 셈이다.
게다가 레알은 주전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어느덧 30대(만 31세)에 접어들었다. 바이백으로 데려온 유스 출신 공격수 마리아노 디아스(만 25세)는 2018/19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 13경기에 출전해 3골에 그치면서 레알이 요구하는 기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장기적인 관졈에서도 벤제마의 후계자가 되어줄 원톱 공격수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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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만 놓고 보면 요비치는 호날두의 가공할 득점력을 채우기엔 역부족인 선수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2경기에 출전해 17골 5도움을 올리면서 전체 득점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더해 유로파 리그에서도 14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넣으며 첼시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11골)에 이어 득점 2위를 기록하며 호날두 정도는 아니더라도 충분한 득점 생산성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무엇보다도 아직 그의 나이는 만 21세로 앞길이 창창한 공격수이다. 이것이 그의 이적료가 그가 실제 보여준 활약상 대비 다소 높게 책정되어 있는 이유이다. 현 시점에서 그와 비슷한 나이대거나 더 어린 선수들 중, 그만한 경쟁력을 입증한 정통파 공격수는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만 22세 이하를 기준으로 했을 시,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에서 그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공격수 킬리앙 음바페(33골, 파리 생제르맹) 밖에 없다. 바이엘 레버쿠젠이 자랑하는 신성 카이 하버츠가 17골로 요비치와 동률이고, 마인츠 공격수 장-필립 마테타(14골)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신예 에이스 제이든 산초(12골)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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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음바페는 최전방 원톱도 소화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측면 공격수를 선호하고 있고, 하버츠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이다. 산초 역시 측면 공격수이다. 요비치와 마테타 정도만이 정통파 공격수인 셈이다.
게다가 그는 가파른 속도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물론 출전 시간 자체가 부족했다고는 하지만 그는 2017/18 시즌, 분데스리가 22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엔 32경기에 출전해 17골로 2배 이상 득점력을 끌어올렸다.
요비치의 특징은 바로 온몸이 무기라는 데에 있다. 먼저 그는 양발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사용한다. 분데스리가 통산 25골(2017/18 시즌 8골 포함) 중 10골을 오른발로, 10골을 왼발로 동일하게 넣고 있다.
신장 자체는 181cm로 장신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제공권도 준수한 편에 속한다. 경기당 1.9회의 공중볼을 획득하고 있고, 5골을 헤딩으로 기록 중에 있다. 참고로 레알 간판 공격수 벤제마의 경기당 공중볼 획득 횟수는 1.2회이다. 분데스리가 최정상급 공격수이자 제공권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경기당 공중볼 획득 횟수 역시 1.7회로 요비치보다 적은 수치다.
무엇보다도 그는 발리 슈팅에 능하다. 그의 발리 슈팅 골은 총 4골로 분데스리가 전체 1위다. 그가 분데스리가 역사상 만 21세 이하 선수로는 최초로 5골을 넣었던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와의 8라운드 경기에서 27분경 무게 중심보다 뒤로 크로스가 넘어왔음에도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게 이를 가장 대표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능력들을 바탕으로 그는 어떤 각도에서도 슈팅을 가져갈 수 있다.
이에 더해 그는 지속적으로 상대 중앙 수비수 사이에 위치하면서 빠른 순간 스피드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면서 슈팅을 가져가는 데에 능하다. 그의 최고 속도는 33.8km/h로 이는 호날두의 최고 속도와 동일한 수치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무작정 파고들기만 하는 건 아니다. 순간 스피드로 파고 들다가도 빠른 정지 동작으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면서 공간을 확보한 뒤 슈팅을 가져간다.
게다가 그는 거의 모든 슈팅을 논스톱 슈팅 내지는 원터치 이내에서 마무리 짓는 간결함을 보이고 있다. 실제 그가 이번 시즌 기록한 분데스리가 17골 중 13골이 원터치 이내에서 기록한 것이었다.
이것이 그가 소속팀 프랑크푸르트에서 제한적인 공격 찬스에서도 많은 슈팅을 양산해낼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총 슈팅 횟수는 94회로 레반도프스키(141회)와 안드레이 크라마리치(107회, 호펜하임), 그리고 티모 베르너(107회, RB 라이프치히)에 이어 분데스리가 전체 4위에 해당한다. 프랑크푸르트가 바이에른이나 호펜하임, 라이프치히에 비해 공격적인 부분에서 떨어지는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슈팅 생산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Bundesliga Official다만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그는 다소 투박한 감이 있다. 게다가 그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장신 공격수 세바스티앙 알레의 보호를 받으면서 득점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알레가 상대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하면서 패스를 연결해주면 요비치가 마무리하는 형태였다. 알레가 부상으로 시즌 막판 정상 가동되지 못하자 요비치 역시 분데스리가 마지막 6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는 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로 인해 그는 아직 원톱에선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듣고 있기도 하다.
그래도 위안거리라면 그가 첼시와의 유로파 리그 준결승 1, 2차전에서 모두 골을 넣으면서 원톱 적응도를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는 데에 있다. 게다가 레알엔 벤제마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알레의 보호를 받았던 것처럼 레알에서 벤제마의 보호를 받는다면 요비치는 빠르게 새로운 팀에도 녹아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비치는 2009년 벤제마 영입 이후 정확하게 10년 만에 레알이 영입한 정통파 공격수이다(알바로 모라타와 디아스는 레알 유스 출신으로 바이백을 통해 데려왔다). 그가 레알의 위대했던 공격수들의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 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 2018/19 유럽 5대 리그 득점 TOP 5(만 21세 이하)
1위 킬리앙 음바페(PSG): 33골
2위 루카 요비치(프랑크푸르트): 17골
2위 카이 하버츠(레버쿠젠): 17골
4위 장-필립 마테타(마인츠): 14골
5위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 12골
# 2018/19 유로파 리그 득점 TOP 5
1위 올리비에 지루(첼시): 11골
2위 루카 요비치(프랑크푸르트): 10골
3위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아스널): 8골
3위 무나스 다부르(잘츠부르크): 8골
3위 비삼 벤 예데르(세비야): 8골
# 2018/19 분데스리가 TOP 5
1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22골
2위 파코 알카세르(도르트문트): 18골
3위 카이 하버츠(레버쿠젠): 17골
3위 루카 요비치(프랑크푸르트): 17골
3위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 17골
3위 보우트 벡호르스트(볼프스부르크): 17골